귀여움 폭발하는 박하선 제어할 방법이 없다
지원을 좋아하는 종석의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온 회가 바로 60회 일 듯합니다. 자존심 하나로 버티며 살아왔던 종석이 자신의 자존심마저 버려가며 지키고 싶었던 존재가 지원이라는 사실은 이후 그들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확장되어질지 보여준다는 점에 흥미롭습니다.
언제나 처럼 방과 후 학교에 남아 과외를 받고 있던 종석은 교실 밖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남학생들과 시비가 붙습니다. 3학년으로 전학을 와서 2학년 교실에서 공부하는 종석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3학생의 도발이 빌미가 되어 싸움은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다툼이 벌어지기 전에 지석이 나타나서 다행이었지 큰 싸움으로 진행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자신의 자존심을 깎아내린 상대를 그냥 놔둘 종석이 아니었고 그런 모습을 보며 싸우면 더 이상 선배와 공부를 하지 않겠다는 지원의 모습은 그에게 선택을 강요하게 합니다.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외치던 종석에게도 그 자존심마저 굽히고 지켜주고 싶은 존재가 지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종석의 마음도 모른 채 종석이 싸움을 하러 갔다고 믿는 지원은 철저한 무시로 종석을 거부합니다. 종석으로서는 이런 지원의 모습이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자신을 믿어달라는 말과 함께 그 증거가 되는 휴대폰 문자를 지원에게 건넵니다. 종석이 두고 간 휴대폰 문자에는 싸움 장소에 나오지 않은 종석을 무시하고 비아냥거리는 문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지원이 믿지 않았던 종석의 진심이 그 안에는 그대로 담겨져 있었던 셈이지요.
종석의 마음을 확인하고 그를 찾아간 지원과 그런 그녀를 보며 즐샘의 말투를 흉내 내는 그들의 모습은 한 뼘은 더욱 가까워진 모습이었습니다. 종석과 지원의 관계처럼 지석과 하선의 관계도 조금은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겨울 뱀에 물린 하선과 그로 인해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지석의 모습은 이후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연말연시가 되어 잦은 모임 등으로 바쁜 와중에서 절로 공부하러 들어간 영욱에게 맛있는 것이라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밤을 샌 그녀는 절로 향합니다. 딱히 영욱에 대한 그리움이나 그런 연민 같은 것도 존재하지는 않지만 뭔지 알 수 없는 의무감이 그녀에게는 존재하고 있었고 그런 부담은 자연스럽게 형식을 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택시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하선을 본 지석은 그녀가 영욱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녀와 함께 합니다. 잠을 자지 못해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지석은 힘겹기만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이 다른 사람을 위해 잠도 설쳐가며 음식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런 그녀를 위해 자신이 영욱이 있는 절로 향한다는 사실도 모두 황당할 뿐이니 말입니다.
산 초입에서 하선을 내려준 지석은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도 힘겹게 걷고 있는 그녀를 떨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지만 자신 앞에 있는 하선을 위한 것이라면 그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지석에게 이 정도의 수고는 아무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지석의 마음도 모르는 하선은 그저 그런 지석의 행동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하선은 떨어진 브로치를 줍다 뱀에게 물리고 맙니다. 한 겨울에 무슨 뱀이냐는 지석의 발언에 뉴스에서도 나왔다며 날씨 풀린 산에 뱀이 등장했다고 호들갑입니다. 실제 손에 난 뚜렷한 상처는 하선을 기겁하게 만들고 그런 하선을 바라보며 독을 빼내느라 정신이 없는 지석은 다급해집니다.
점점 잠이 온다는 하선을 깨우기 바쁜 지석은 그녀를 업고 산을 뛰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무에 머리를 부딛친 하선은 정신을 잃게 됩니다. 이런 사정도 알지 못한 채 하선이 독사에 물려 정신을 잃은 것이라 생각한 지석은 하선을 부르며 울기까지 합니다. 아직 자신의 마음도 드러내지 못했는데 이렇게 죽으면 어떻게 하냐며 서럽게 우는 지석의 모습은 애틋하기만 했습니다.
힘겹게 병원으로 향한 지석은 의사에게 하선을 살려내라 고함을 치며 흥분하지만 정작 하선은 독사에 물린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독이 없는 뱀에 물려 아무런 이상이 없고 기절한 이유는 나무에 머리를 부딛쳐서 그런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안심하는 지석은 하선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뿐입니다.
하선이 아무런 문제없이 퇴원해 집으로 들어서자 지석의 고민은 커져만 갑니다. 자신의 고백을 하선이 기억하고 있다면 큰일이라 생각한 지석은 하선에게 뱀에 물린 이후 아무런 기억이 없냐는 질문에 아무런 기억도 없다고 대답해 안심을 했지만, 이후 조금씩 기억을 되찾는 하선으로 인해 긴장의 연속인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피곤해 잠이 든 하선은 불현듯 떠오른 기억으로 지석을 찾습니다. 자신이 기절한 이유가 뱀에게 물린 것이 아니라 나무에 부딛쳐서 그런 것이라며 미안하면 자신이 꿀밤을 한 대 때리는 것이 어떠냐며 지석에게 웃으며 제안합니다. 그렇게 지석의 머리를 한 때 쥐어박고는 행복해하고 사라지는 하선의 모습은 지석의 눈에는 사랑 그 자체로 빛날 뿐입니다. 자신의 고백을 알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나마 다행이지만 다시 찾은 하선의 모습에 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지석은 다시 한 번 황당한 제안을 받습니다.
자신이 기절해 있을 때 자신을 "박하선"이라고 불렀다며 미안하면 자신도 한 번만 반말을 하고 싶다며 "야! 윤지석"이라 부르며 웃는 하선의 모습은 누가 봐도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어떻게 그 귀여움을 숨기고 살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귀여움을 무한 발산되는 박하선의 모습은 '하이킥3'가 만들어준 귀중한 재발견이었습니다.
반복되는 하선의 모습에 차라리 자신의 고백을 그녀가 들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지석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합니다. 극단적인 상황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던 지석. 그런 용기가 다시 생길 수 있을 지 의문인 상황에서 하선이 자신의 고백을 알고 있었다면 차라리 좋지 않을까란 지석의 바람과는 달리,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지석의 모습까지만 기억하고 있는 하선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지석의 고백을 하선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남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하선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자연스럽게 지석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게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석과 하선의 관계는 급진전 될 수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관계의 성장을 보여주는 역할은 유행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적은 개그맨들의 유행어를 따라하고 지원은 줄리엔의 어색한 한국어를 흉내 냅니다. 줄리엔은 승윤의 강원도 사투리인 '문디자슥'과 '문디가스나'를 배워 쓰기 시작합니다. 친한 사이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이 단어들을 내상에게 거침없이 사용하는 줄리엔과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이 단어를 알려주는 줄리엔의 모습은 무척이나 상징적이었습니다. 나아가 교차로에서 만난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문디자슥'과 '문디 가스나'가 되는 장면은 그들이 서로 영향을 받고 주는 관계들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한정된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보여주고 있지만 유행어라는 틀을 통해 그들의 소통 과정이 단순히 몇몇 등장인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하이킥3'는 그들의 관계가 더욱 친밀해질수록 재미있게 흘러갈 수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일 숨겨준 귀여움을 무한 발산하는 박하선으로 인해 행복하기만 한 시청자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숨겨진 매력을 더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원문출처 : http://dramastory2.tistory.com/2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