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에서만 행복한 진희의 사랑 그래서 슬프다
'슈스케2'에서 우승한 허각이 시트콤에 특별출연해 강승윤과 다시 대결을 벌였지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강승윤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그들의 바람을 이뤄주는 이번 에피소드는 특별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사위원들을 특징까지 모두 잡아내 리얼함을 더한 그들만의 오디션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내상에게 안예술은 중요합니다. 자신이 다시 가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늠하게 하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설픈 상황에서 돈도 없는 그가 제대로 된 직원을 구할 수도 없어 승윤을 대리로 쓰고 있지만 체계가 없는 회사는 자연스럽게 잦은 문제를 만들기만 합니다.
중요한 팩스를 방송국에 보내지 않고 급여를 받기 힘들게 된 상황에서도 수정 앞에서 기타나 치고 있는 승윤의 모습이 얄밉기만 합니다. 내상으로서는 모든 것이 중요하기만 하지만 승윤은 슬슬 웃기만 하지 그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도 답답합니다. 그러던 차에 촬영장에서 노래 하는 단역을 요구하고 승윤은 자신이 데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흥분합니다.
내상으로서는 얄밉기만 한 승윤을 생각하면 거절하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승윤을 선택하려는 순간 허각이 끼어들며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딱 보기에도 볼품없는 허각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내상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자 즉석에서 노래를 불러 내상의 마음을 훔치고 맙니다.
승윤으로서는 자신의 데뷔 무대를 갑자기 빼앗기게 생겨 화가 나고, 내상으로서는 얄밉기만 했던 승윤을 쓰지 않아도 되서 즐겁기만 합니다.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승윤은 허각과 공정한 평가를 받기를 원합니다. 허각 역시 낙하산이라는 오명을 받기 싫다며 공정한 오디션을 요구합니다. 그렇게 급조된 '노래하는 단역' 오디션은 시작되었습니다.
엄정화로 빙의된 박하선과 이승철 역을 맡은 안내상, 윤종신 역을 이적이 맡아서 진행 된 조촐하지만 둘에게는 너무나 진지한 오디션은 흥미로웠습니다. 강승윤은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슈스케2'에 나왔던 모습으로 열창을 했고, 허각은 이적의 '하늘의 달리다'를 열창해 마치 과거 오디션 현장을 다시 보는 듯 흥미로웠습니다. 분위기야 당연히 공연장이 뛰어났지만 둘의 노래는 장소 구분 없이 탁월했으니 말입니다.
허각과 강승윤의 노래가 과거 오디션을 떠올리게 했던 것처럼 심사위원들의 모습은 완벽 빙의되어 놀라게 할 정도였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했던 엄정화가 빙의된 듯 울먹이며 심사평을 하는 박하선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윤종신의 깐죽을 묘사한 이적은 자신의 노래를 심사하며 세밀한 부분들까지 언급하며 웃음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이적이 근소하게 앞섰지만 관객으로 등장한 유선, 수정, 지원이 승윤에게 몰표를 주며 결국 노래하는 단역은 승윤의 차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디션에서 진 허각은 그렇게 안예술을 떠나고 얼마 후 가수로 데뷔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시상식에서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 후 자신에게 첫 굴욕을 안긴 승윤에게 "강승윤! 보고 있나"라는 도발로 마무리 한 에피소드는 특별했습니다.
MBC에서도 '위대한 탄생'을 진행하기 때문에 타 오디션 출신들이 방송에 등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에피소드는 그런 불합리함에 대한 아쉬움을 풀어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자사 오디션만이 아닌 누구나 공평하게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할 텐데 이런 부분들은 참 아쉽습니다.
계상에 대한 진희의 사랑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선에 대한 지석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면서부터는 더욱 계상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진희였습니다. 그날도 자신이 하품하는 모습을 보고는 입이 작아 다람쥐처럼 먹는다며 우스꽝스럽게 흉내 내는 계상의 모습이 밉지 않은 것은 진희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계상을 위해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하고 있다니 선뜻 삼겹살 사주겠다는 그는 일주일 동안 원주로 출장을 간다고 합니다.
'고백'과 '고기'는 미루는 것이 아니라는 진희의 말과는 상관없이 두 가지 모두 미룰 수밖에 없게 된 진희로서는 계상이 없는 일상은 힘겹기만 합니다. 계상이 원주로 떠나는 날 그를 위해 정성어린 도시락을 만들지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일찍 떠나버린 계상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계상을 흉내 내는 다른 선생님을 보면서 계상이 문뜩 떠오르고 아침 출근길 버스정류장에 계상이 서있던 장소를 쳐다보는 진희에게 그의 공백은 너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런 상실감은 곧바로 몸살로 다가왔고 몸져누운 진희는 출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있던 진희를 일으켜 세운 것은 윤선생이 잠시 집에 들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습니다. 몸도 가누기 힘든 진희는 온 몸을 바쳐 땅굴을 통과해 기어 계상의 집으로 들어서지만 이미 집을 떠난 후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몹쓸 운명의 장난은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계상이 보건소를 들려 원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파자마 차림으로 추운 날씨를 견디며 보건소로 향한 진희는 한 발 늦게 도착했음을 알고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힘겹게 침대에 누운 진희에게 줄리엔은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계상이 약을 지어서 들렸었다고 알려줍니다. 그냥 집에 있었으면 계상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를 찾아 헤맨 탓에 얼굴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잠결에 줄리엔의 '윤선생님'소리에 급히 밖으로 나온 진희는 다시 땅굴로 들어섭니다. 잡힐 듯 한 윤선생을 쫓아간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계상이 아니라 지석이었음을 알고 화가 날 정도입니다. 사력을 다해 계상을 보기 위해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데 볼 수조차 없다는 사실이 답답하기만 하니 말입니다.
겨우 집으로 돌아온 진희는 땅굴에서 나오기 직전 계상이 집에 왔음을 알고 반갑게 나서지만 이미 떠난 후였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놓칠 수 없다고 느낀 진희는 다시 사력을 다해 계상을 뒤쫓아 갑니다. 추운 날씨에 파자마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선 진희의 모습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주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인식하지도 못할 정도로 진희에게 계상은 특별하기만 합니다.
건널목 앞에서 떠나는 버스와 그렇게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절망하는 순간 정류장에 남은 계상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슬리퍼가 벗겨지는 지도 모른 채 계상을 향해 갑니다. 진희는 드디어 계상과 만나게 되고 너무 반가워서 그래서 야속하기만 한 계상의 뺨을 때리고는 기절하고 맙니다. 잠시 후 깨어난 진희를 따뜻하게 보호하던 계상. 그런 계상을 바라보며 비로소 행복한 미소를 짓는 진희는 이 순간 모든 것을 얻은 듯 기쁘기만 합니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니트를 풀어 짠 빨간 장갑을 계상에게 건네주고 모든 것을 얻은 듯 행복한 진희는 떠나는 계상을 향해 크게 하트를 그리며 자신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그런 진희의 모습을 보고 그녀가 건넨 빨간 장갑을 끼고 하트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계상의 모습은 행복한 연인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파리까지 찾아와 자신을 애타게 찾던 계상에 이어 자신의 마음이 담긴 빨간 장갑을 끼고 하트로 마음을 표현하는 계상의 모습은 아쉽지만 진희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계상이었습니다. 현실 속에서는 여전히 진희의 사랑을 눈치 채지 못한 채 왜 자신의 뺨을 때리고 기절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선에게 고백할 정도입니다.
기절한 진희를 집으로 데려온 계상에게 진희의 꿈속의 상황은 낯설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계상이 집을 나서며 진희를 바라보며 남긴 미소는 그들의 관계를 희망적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분명한 사실은 계상 역시 진희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점에서 둘의 연인 가능성은 충분히 점쳐집니다. 하지만 문제는 진희가 연속해서 상상 속에서만 계상과 아름다운 사랑을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사랑은 진희의 상상 속에서만 행복한 관계로 남겨질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복선들을 깔아두고 이를 통해 행복보다는 아쉽고 안타까운 결말을 내던 김병욱 사단의 특징이 '하이킥3'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진희의 이런 상상은 슬픈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석과 하선의 사랑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진희의 계상에 대한 애절함이 진하게 배어나오기 시작한 '하이킥3'는 김병욱 사단의 장점인 흥미로운 관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에 매 회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과연 그들의 사랑은 온전하게 행복을 담보할 수는 있을까요?
원문출처 : http://dramastory2.tistory.com/2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