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과 유해진이 다시 뭉쳤다. 어촌이 아니라 이번에는 무려 스페인까지 날아가게 되었지만 이들은 언제나 옳은 조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지는 것은 그들이 가진 탤런트가 풍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이번에는 배정남이 함께 했다.
산티아고 하숙집;
순례길에서 마주한 한국의 맛,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배정남
나영석 피디와 차승원 유해진 조합은 언제나 설렘을 준다. 많은 시청자들은 이 조합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랐다. 워낙 연기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다 보니 시간 내기 힘들었던 이들이 <삼시세끼 고창편> 이후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어촌이 아니라 이번에는 스페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위치한 마을에서 순례객들이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알베르게를 운영하게 되었다. 순례길 800km에 위치한 마을에 존재하는 알베르게는 그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값지고 소중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 더욱 한국에서 온 순례객들에게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뭉쳤다. 언제나 그랬듯 음식점에서 사전 만남을 가진 제작진들과 모습도 화기애애했다. 그리고 그들을 도울 새로운 인물인 배정남까지 등장하며 완전체가 완성되었다. 남자들만 가득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차승원과 유해진이라는 존재만으로도 모든 것은 해결된다.
힘들게 만나 그들이 향한 곳은 어촌이 아니라 스페인이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스스로 선택한 고난의 길을 걷는 이들을 맞이하는 일은 쉽지 않다. 많은 부분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하숙'을 찾아 떠난 '차배진'은 엄청난 규모의 알베르게를 보고 놀랐다.
겨울에는 영업을 하지 않은 알베르게 중 일부를 빌려 사용하기로 한 '스페인 하숙'은 고풍스럽다. 과거 수도원으로 쓰였던 곳을 새롭게 꾸민 그곳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깔끔하고 잘 정돈된 숙소와 커다란 주방, 그리고 거대해 보이는 앞마당까지 모든 것은 완벽했다.
스페인에서 맛보게 할 한국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장보기가 필수다. 그렇게 시작된 장보기에서 돋보인 것은 배정남이었다. 원래 스페인어를 했는지 그게 궁금할 정도로 능숙하게 대화를 하며 장을 봤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생활 회화를 한글로 적어와 외워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하는 배정남의 열정과 능력이 대단했다.
언어는 배정남처럼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문법부터 시작해 읽고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생활 회화를 통해 습득해 나가는 방식이 합리적이니 말이다. 수첩에 빼곡하게 적어온 생활 스페인어는 말 그대로 첫 날부터 완벽하게 활용되었다. 그리고 차승원 역시 충분한 대비를 해왔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자료를 찾아 자신의 특화 분야인 요리에 사용하는 단어들을 정리해왔다. 소 부위별 용어와 다양한 야채들을 그림과 스페인어와 한글로 정리된 단어집은 대단했다. 차승원의 그 사전 준비는 이번 <스페인 하숙>을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했는지 잘 드러났다.
한국에서는 익숙한 파와 무를 비롯한 채소들이 스페인은 다르다. 만국 공통으로 생각하는 채소들도 나라 별로 다르다는 점이 신기하면서도 흥미롭다. 스페인 식재료로 제육볶음을 만드는 차승원은 여전했다. 여기에 해물이 가득한 된장찌개는 모두를 매료 시키기에 충분했다.
오픈 전 식구들이 먹을 음식을 해보며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정리한 차승원은 역시 대단한 요리사였다. 여기에 깔끔한 배정남의 보조도 보기 좋았다. 비록 쉽게 방전이 되어버리는 단점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다. 차승원에게 요리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면 유해진에게는 손재주가 있다.
어촌편에서 발휘된 제작 능력은 말 그대로 탁월했다. 연극을 하면서 직접 무대까지 만들어야 했던 시절 배웠던 능력이 그렇게 사용되었다. 스페인에 와서는 '이케요IKEYO'라는 브랜드까지 만들어냈다. 유해진 특유의 위트가 만든 이 상황극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능이다.
하숙집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곧바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대단하다. 설거지를 담당하는 배정남이 건조대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자 바로 제작에 들어가 그럴싸한 건조대를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유해진은 언제 봐도 대단하다. 점점 업그레이드 된 작품들이 '이케요'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도 <스페인 하숙>을 봐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바지런하게 준비했던 그들은 첫 영업일을 맞이했다. 비수기인 겨울 그곳을 찾는 순례객들이 얼마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더욱 한국 음식을 제공하는 알베르게를 얼마나 찾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처음 <스페인 하숙>을 찾은 이는 한국인 청년이었다.
걷다 무릎을 다쳐 다른 일행과 떨어져 혼자 일찍 쉬기 위해 알베르게를 찾은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서 유해진과 차승원, 그리고 배정남을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차배진' 역시 첫 손님을 맞았다는 사실에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손님아 안 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은 첫 손님이 들어오며 사라졌다. 외국인까지 '스페인 하숙'을 찾으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스페인 하숙>은 기대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유해진과 차승원이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에 의외로 잘 어울리는 배정남까지 가세하며 뭘 해도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다른 곳도 아닌 순례길에서 하숙을 한다는 설정이 압권이다. 각자의 목적으로 가지고 스스로 고된 걸음을 걷는 그들을 만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나영석 사단이 대단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차승원 유해진이라는 익숙한 그림에 순례객들의 조합은 그 어떤 것으로도 최고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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