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이라는 그들 만의 천국에서 벌어진 탈법의 공간이 가능하게 만든 것은 누구인가? 승리가 그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를 과하게 생각하는 것일 듯하다. 버닝썬의 지분 반은 해당 건물을 가진 호텔의 몫이었다. 승리 측 우호 지분인 50% 역시 대만 린 여사라 불리는 인물의 몫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마치 '버닝썬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방송 내용이었다. 3개월 동안 취재한 내용의 핵심은 그들이 남의 돈을 투자 받아 거대한 돈벌이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멈춰 섰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리고 여기에 개입한 자들에 대한 의문도 커진 상태다.
대만에서는 유명하다는 린 사모가 어떤 이인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매니저 역할을 하던 남성은 경찰 조사를 받기는 했다지만, 정작 린 사모는 조사도 받지 않은 채 이니 국내를 떠난 상태다. 조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린 사모가 중요한 것은 승리의 우호 지분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버닝썬의 지분 분포를 보면 유리홀딩스 20%, 린 사모 20%, 이문호 10%, 전원산업 42%, 이성현 8%의 지분으로 나눠져 있다. 전원산업 측은 단순한 투자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역시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조사가 이어져야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린 사모가 유리홀딩스 지분도 자신이 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실 관계는 추가로 더 알아봐야 하지만 그런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은, 린 사모 측과 유리홀딩스 간의 관계가 단순히 버닝썬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승리와 친구인 유인석이 만든 유리홀딩스는 홍콩에 BC 홀딩스를 만들어 국내 업체를 인수하려고 시도했던 상황도 드러났다.
승리 라멘집으로 알려진 프렌차이즈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로비가 만든 결과다. 버닝썬은 그들에게 로비 장소의 역할이 컸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술과 여자, 그리고 마약이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클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런 로비가 효과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접대 논란이 불거진 일본 건설업체 사장과 관계 역시 보다 집요한 추적이 필요하다. 승리 생일파티에 참석한 강남 업소 여성들은 이런 로비를 위한 용도였다는 것이 목격자나 참석자들의 주장이다. 버닝썬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은 제대로 조사도 되지 않았었다.
김상교가 용기 있게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면 지금도 버닝썬은 수많은 범죄들이 벌어지는 공간으로 남겨져 있었을 것이다. 아레나가 논란이 되고 실소유주에 대한 사법 처리 이야기도 나오게 된 것 역시 버닝썬 논란이 더는 감춰지지 못하고 세상에 드러난 때문이다.
대만 린 사모라는 이가 중국 삼합회와 연루되어 있는지 여부는 추가로 확보되어야 할 진실이다. 버닝썬 직원들은 린 사모와 함께 온 남성들이 삼합회라고 이야기 하지만 이는 보다 명확하게 확인되어야 할 대목이다. 분명한 사실은 린 사모라는 인물이 엄청난 돈을 투자했고, 버닝썬을 자주 찾으며 거액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버닝썬이나 아레나 사건의 핵심은 경찰과 검찰 등 사법 기관이 얼마나 연루되었냐는 것이다. 아레나는 260억 탈세 혐의를 받고 고발되었지만,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고 강남경찰서에 이첩시켰다. 1, 2억 탈세가 아니라 260억 탈세 범죄를 검찰이 거부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
강남경찰서에서 아레나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형사 한 명이라는 주장도 사실이라면 황당하기만 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아레나에서도 버닝썬처럼 억울하게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1년 전 그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진실이 밝혀졌다면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버닝썬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버닝썬 사건의 핵심은 권력기관의 유착이다. 현재 구속된 전직 경찰 강씨가 브로커로 클럽과 경찰 사이를 연결해주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강씨 홀로 이 모든 사건을 무마할 수는 없다. 강씨도 취재인 앞에서 고백하듯 윗선에서 이미 지시가 내려온 사건들이 많았다는 주장은 단순히 윤 총경 만이 아니라 사법 기관에 이들의 뒤를 봐주던 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추행을 당해도 오히려 협박하는 상황. 성폭행 사실을 112에 신고를 해도 출동하지 않는 경찰. 오히려 신고자를 속이고 119에 신고를 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경찰.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과연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혹은 어딘가로 사라진 것은 아닌지 알 수도 없다.
미성년자가 버닝썬에 출입해 엄마 통장에 있던 수천 만원을 탕진한 사건도 기괴하다. 해당 미성년자의 어머니가 직접 버닝썬까지 와서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끝까지 출동하지 않았다. 더 이상한 것은 그 어머니가 구급차에 태워져 현장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버닝썬에서는 구급차가 많이도 출동했다는 것은 사건들이 어떻게 벌어지고 수습되어져 왔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더 황당한 것은 미성년자 출입 사건은 여청계에서 수사해야 할 사안임에도 경제과로 배당이 되었다고 한다. 그것도 무혐의로 처리되며 버닝썬은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타격도 입지 않았다. 영업 정지를 당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버닝썬은 30억이 넘는 한 달 수익은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뒤에 경찰 조직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아레나 이전에도 강남을 지배하던 유흥업소 황제들은 존재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언제나 사법 기관이 존재했다. 밤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경백이 구속되면서 경찰 수십 명이 연루되며 많은 이들이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경백 구속으로 아레나 강 회장이 밤의 황제가 되었고, 그 과정에 경찰들이 힘이 되었다는 것은 현재 알려진 사실이다.
구속이 되고 경찰복을 벗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들이 이들의 뒤를 봐주는 것은 단 하나다. 돈이다. 엄청난 이권이 개입된 사업이다. 어떤 불법이 이뤄지더라도 도움을 주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그들은 스스로 범법자들의 개를 자처하고 있다.
버닝썬이 게이트가 된 이유는 이런 권력 집단들과 유착 관계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권력 집단들이 이들과 유착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경찰 조직이 자체적으로 이 사건을 규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경찰만이 아니라 국세청과 검찰 조직도 연루되었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불빛을 쫓아 날아드는 불나방과 같은 존재들이다. 돈이 되는 곳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등장하는 존재들. 그들로 인해 모든 불법은 만들어지고 행해진다. 승리의 생일 파티가 열렸던 필리핀 아만폴로를 강남에 옮겨 놓은 것이 바로 버닝썬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끔찍하다.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 강남 한복판에서 펼쳐진 그들 만이 파라다이스에는 하루 저녁에 수천 만원과 수억 원을 물 쓰듯 쓰는 이들이 가득했다. 아레나에 이어 버닝썬이 사라진다고 이 모든 것이 사라질까? 절대 아니다. 여전히 공고하게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권력 집단의 비호를 받는 또 다른 무리들은 자신들의 파라다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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