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군 109주기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안 의사는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 채 떠돌고 있다. 일본의 잔인함과 후손들의 안일함이 만든 참사다. 여전히 친일파들이 득세를 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친일을 찬양하는 경악스러움이 남아 있는 세상에 안중근 의사 순국 109주기는 더욱 서글프게 다가온다.
친일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사회는 정상일 수 없다. 공적인 자리에 있는 자들이 여전히 친일 발언을 하고 이를 뒤늦게 알고 분개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고위 공직자들은 그런 짓을 해도 큰 징계도 받지 않는다.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에게 과한 보호를 하는 법은 그렇게 그들을 비호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당신이 대일본제국 법정에서 이 말을 한다면, 사형은 면하게 해주겠네" 일본의 판사들은 끊임없이 그를 회유하고자 했습니다. 하얼빈 역에서 붙잡힌 청년 안중근. 판사들이 원한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내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그의 정책을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를 살해함에 있어서 실로 목적이 있거늘, 어찌 정책을 오인하였다 하겠는가?""나는 처음부터 무죄요. 무죄인 나에게 감형을 운운하는 것은 치욕이다" 그래서 그는 항소도, 감형 요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가 공정한가의 여부를 떠나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떳떳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안중근(1879년 9월 2일 ~ 1910년 3월 26일)"
다시 들어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인간은 나약하다. 누구나 죽음 앞에 본능이 지배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안중근 의사는 달랐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법정에 선 안중근 의사는 당당했다. 법정의 일본 판사들은 안중근 의사를 회유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살려주겠다는 회유에도 안중근 의사는 더욱 당당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것은 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죄를 지은 적이 없는데 감형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치욕이라는 것이 안중근 의사의 입장이다. 부당하게 한국을 침략한 일본에 대한 분노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행동에 당당했던 안중근 의사. 그리고 일제에 맞선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은 그렇게 자신의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그들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의 현재는 존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역사를 왜곡하려는 자들이 존재한다.
"오늘은 청년 안중근이 순국한 지 딱 109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편,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재판 또한 본격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가해국의 전범 기업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고자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 "법관이 얼마나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깊은 고뇌와 번뇌를 거치는 지에 대해 검찰은 전혀 이해가 없는 듯합니다" - 양승태 / 전 대법원장"
"그러나 재판정에 선 그는 풍부한 법 지식과 날카로운 논리를 이용해서 맹렬히 검찰을 몰아붙였습니다.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말들 속엔 '정의'와 '진실'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들어갔다…" "흔히 쓰는'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는 말은 없었다.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씌운 굴레를 벗겠다는 선전포고였다"- 2019년 3월 25일, 경향신문 이혜리 기자"
"재판정을 지켜본 기자는 그렇게 기록했습니다. 사실, 그 만큼 법에 해박한 사람은 드물 터이니 변호사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자신감은 넘쳤을 것입니다. 그는 과연 정의와 진실을 밝혀서 억울한 굴레를 벗어던지게 될까… 다시 청년 안중근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지요. 지극히 공정하지 못했던 가해국의 편파적인 재판과 사형 판결. 그러나 자신에게 떳떳했으며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었던 그는 지극히 공정하지 않았을 판결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 서른. 사형을 언도받은 망국의 청년은 오히려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더 극심한 형은 없느냐""
안중근 의사가 아직 살아 있다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행태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다른 것도 아닌 이명박근혜 정권은 정반대의 행태를 보여왔다. 가해국인 일본의 전범 기업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재판에 개입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여전히 당당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당당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자신의 잘못된 신념에 대한 확신은 그저 판사가 얼마나 힘겹게 일을 하는지 검찰이 모른다는 질타에만 남겨져 있다. 전국 법관들을 모아 체육대회를 하며 자신을 신격화하고 행복해 하던 자가 생각하는 법은 그렇다.
사법부 자체를 무기력하고 한심하게 전락 시킨 주범의 황망한 태도는 그래서 더 끔찍한다. 전범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 개입을 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최소한 인간이라면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대국민 사죄부터 해야 하지만 그럴 용기도 없는 자일 뿐이다.
법 지식이 많다고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법 지식만 많은 나쁜 인간이 얼마나 사회에 심각한 죄를 지을 수 있는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그 아이들이 잘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위에 '정의'와 '진실'을 앞세웠다는 점에서도 국민들은 분개할 뿐이다.
'반민특위'가 국론 분열을 일으켰다는 야당 원내대표의 막말. 뒤늦게 수습을 한다며 자신이 비판한 것은 '민'이 아닌 '문'이었다며, 자신의 말을 곡해한 기자들에게 한글 공부나 하라는 황당한 주장에 국민들은 다시 분개한다. 독립 투사와 후손들의 분노에 장황한 글로 '반문특위'를 끄집어낸 그 역시 판사 출신이다.
세레명 토마스였던 안중근 의사. 도마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여전히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다른 독립투사들의 무덤 곁에 여전히 가묘만 존재하는 안중근 의사. 과연 우리는 그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다시 반성하게 된다. 국가는 독립을 맞이했지만, 친일파를 앞세워 자신의 권력에만 집착했던 이승만. 그리고 그런 이승만을 국부로 모시는 자들. 그렇게 반성 없는 역사는 다시 반복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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