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이 돌아왔다. 그 하나 만으로도 <유령을 잡아라>를 볼 이유는 존재한다.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문근영은 여전히 열정적이었다. 지하철 경찰대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단순한 사건을 넘어 연쇄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를 깔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령(문근영)은 미치도록 지하철 경찰대에 합류하고 싶었다. 경찰이 되었지만 그에게 주어진 것은 교통경찰이 전부였다. 유령이 경찰이 된 이유 역시 지하철 경찰대에 합류하기 위함이었다. 남들은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그곳에 유령이 가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던 쌍둥이 동생 유진이 지하철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동생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다. 경찰에게 부탁을 해도 시체가 나오지 않은 사건은 수사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실종자가 되어버린 동생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유령은 그렇게 경찰이 되었다.
왕수리 지하철 경찰대 수사 1반장 고지석(김선호)은 나름 신념을 가지고 지하철을 지키려 노력한다. 여기에 광수대 수사 1 반장 하마리(정유진)는 지하철 내부에서 발견되는 살인사건을 수사한다. 유령과 하마리와는 좋지 않은 감정이다. 하 반장은 유령의 동생을 찾아달라는 요구를 거부한 존재이니 말이다.
하 반장의 어머니이자 서운지방 경찰청장인 김형자(송옥순)는 기자들과 함께 지하철 내부에서 소매치기를 검거하는 이벤트를 하다, 실제 소매치기를 당하고 말았다. 지하철 경찰대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장에서 황당한 일을 당한 것이다. '메뚜기떼'라 불리는 소매치기가 벌인 짓이다.
달리는 지하철 내부에서 벌어진 소매치기 사건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좌석 안쪽에 시체가 발견되었으니 말이다. 특별한 행사를 벌이고 경찰청장까지 나선 그곳에서 소매치기와 함께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의도적으로 범인들이 경찰청장까지 참가한 행사장에 버젓이 시체를 전시했다. 이는 도발이다.
<유령을 잡아라>는 크게 두 개의 사건을 다룬다. 신출기몰한 소매치기 '메뚜기떼'와 연쇄살인범이다. 고지석 팀은 지하철 성범죄와 소매치기범을 잡는데 주력한다. 지하철에 사체를 넣어두는 연쇄살인범 사건은 광수대 하마리 팀이 담당하고 있다.
첫 회는 교통경찰인 유령이 지하철 경찰대에 들어서기 위한 여정을 담고 있다. 유령과 고지석은 드라마 속 어느 연인이나 그렇듯 오해로 시작한다. 소매치기범을 잡기 위해 스스로 잠복한 유령은 현장에서 소매치기를 잡는 과정에서 지석을 공범이라 생각하고 지하철에 수갑을 채운 채 범인을 잡기 시작한다.
도주를 하지만 유령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하철 내부를 설계도처럼 완벽하게 암기하고 있는 유령에게 도주는 무의미하다. 최적화된 길을 찾아 범인 앞에 먼저 가 있는 유령은 도주하던 범죄자에게는 말 그대로 '지하철 유령'처럼 다가왔으니 말이다.
과격한 첫 만남으로 인해 불편해진 유령과 지석은 지하철 경찰대 면접장에서 재회하게 되었다. 과격해서 반려된 유령의 지원. 유령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건은 지하철 성범죄자를 추적하는 과정과 결과 때문이었다. 악랄한 범죄자를 잡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유령. 그런 유령의 행동으로 인해 잔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여성을 구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하철 경찰대에 합류하게 된 유령은 미치도록 범인을 잡고 싶다. 소매치기가 아니라 연쇄살인마를 잡고 싶다. 사라진 동생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 보이는 연쇄살인범을 잡는 것이 유령이 이곳에 온 이유였다. 시체를 옮기기 위해서는 운행이 되지 않는 지하 터널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유령이라도 나올 것 같은 어두운 지하철 터널에 선 유령. 유령은 쌍둥이 동생을 찾을 수 있을까? 조금은 과한 과장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첫 회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는 잘 던졌다. 두 개의 큰 사건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진범을 잡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미치도록 잡고 싶은 그 범인을 시청자들이 먼저 잡을 수 있을까? 문근영의 4년 만의 복귀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