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다운 제주도의 마을 금능리 마을
옥빛의 바다, 하얀 백사장과 야자수, 그리고 세차고 모진 바람에 한껏 몸을 낮춘 가옥들, 제주도의 여러 곳을 다니다 보면 은근 애착이 가는 마을이 있는데, 그중에 한곳이 바로 한림읍에 있는 금능리 마을입니다. 완연한 제주의 색을 품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바다 위 그림처럼 떠 있는 비양도는 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마을들이 빠르게 옛 모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금능리 마을은 아직까지는 고즈넉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인 것 같습니다.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삭막한 콘크리트보다는 거칠지만 편안한 돌담의 울타리들이 아직은 때가 묻지 않았음을 말해줍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면 1002년(고려 목종 5년) 6월에 산이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났다고 하는 것이 바로 금능리 마을에서 보이는 비양도입니다. 화산의 용출로 비양도가 생성됐는데요, 1002년 전에도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있지만, 화산활동에 의한 침수로 인하여 전멸하고, 지금의 마을은 1002년 이후부터 살아온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풍파 대비에 효과적인 삼중구조의 포구형태와 바닥에 그물을 펼쳐놓고 말리는 모습이 앵글에 잡힙니다.
금능리는 해변이 참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협재해수욕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 지명도에서는 조금 밀리는 감이 있지만, 한번 금능해변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지요. 바람에 날리는 고운 모래와 넓은 백사장이 압권입니다.
백사장 오른쪽에 있는 야영지는 제주도에서도 이국적인 풍경으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야영지 전체가 하늘을 찌를 듯 뻗어있는 야자수로 조성되어 있어 압도적인 한밤의 분위기를 연출해 냅니다.
여름에는 이곳 백사장에서 금능원담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요, 원담은 밀물 때 밀려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담을 쌓아 올려 만든 마을의 공동 어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멸치 수확에 주로 사용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원담은 금능리 마을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자라를 잡았는데, 하늘에서 보니 원담의 형태를 비롯하여 현무암으로 새겨놓은 글씨와 하트문양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금능리 마을은 모래가 참 많은 마을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북서계절풍이 불 때면 모래가 농토를 덮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곤 했는데요, 상당수의 농토는 현재도 모래밭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동부권의 월정리와 김녕리도 이와 비슷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마을 안길로 들어가 봅니다. 알고 있던 대로 참으로 조용한 마을입니다. 이곳도 점점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있고, 외지인들에 의한 상권이 형성되고 있지만 마을 본연의 색은 잃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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