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캐릭터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우주까지 날아갈 기세다. 펭귄 선배인 뽀로로의 성인용 버전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펭수로 인해 EBS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교육방송이라는 한계를 예능에 최적화된 펭수로 폭넓은 인지도 쌓기로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어렵게 쌓은 이미지가 EBS 장수 인기 프로그램인 <보니하니>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문제가 될 것 없어 보이는 아이들을 위한 방송에서 무슨 문제가 터진 것일까?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되던 이 방송에서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처음 논란의 시작은 출연자 중 하나인 개그맨 최영수가 이제 15살인 진행자 채연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정적 장면이 다른 출연자에 의해 가려지기는 했지만, 전후 상황을 보면 폭행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는 삭제된 영상이지만 이미 널리 퍼진 상황이다.
"퍽" 소리가 났다는 주장과 실제 유사한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그게 폭행의 증거가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채연의 행동을 보면 뭔가 존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가려졌던 인물이 사라진 후 채연이 왼쪽 팔을 붙잡고 멋쩍게 웃고, 온통 화가 난 최영수의 모습이 보이니 말이다.
논란이 커지자 최영수는 자신은 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연의 소속사 측도 그저 친해서 편하게 장난을 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과연 이들의 주장이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만 더욱 커졌으니 말이다.
<보니하니> 측의 주장도 분노를 부채질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런 상황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제작진들의 행태에 대한 분노까지 더해졌다. 실제 폭행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른이 훌쩍 넘은 성인이 이제 15살인 진행자를 향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친하면 성인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일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정도면 과연 평상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들이 반복해서 나는 것 역시 당연하다. 이런 상황도 황당한데 또 다른 출연자인 박동근이 채연에게 한 욕설과 성희롱적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욕설 상황도 동영상으로 그대로 남겨져 있다. 38살 성인이 15살 소녀에게 할 발언이 아니다. 바로 앞에서 상대 남성에 대한 이상한 발언을 하고, 욕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이런 상황에 당황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리스테린 소독한 X"라는 발언까지 하는 박동근의 행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어린 미성년자에게 이런 욕을 해도 되는 것일까? 15살 채연이 황당해하자 뒤늦게 말장난하듯 얼버무리는 박동근의 모습을 보면 당혹스럽다. 도무지 이런 행태가 어떻게 걸러지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방송이 되었던 것일까?
유튜브라는 공간의 특이성도 존재하겠지만, 개인이 하는 방송이 아니다. 교육방송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더욱 기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렇지도 않게 미성년자에게 이런 행동을 하고, 제작진들 역시 큰 문제 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난 상황이다.
뒤늦게 EBS 측은 해당 출연자인 박동근과 최영수에게 출연 정지 처분을 하고 제작진들에게도 조처를 취했다.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제작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했다. 다른 것도 아닌 미성년자가 출연하고 아이들을 위한 방송을 만드는 현장이다.
그 현장에서 벌어진 폭행과 폭언, 성희롱까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은 경악스럽다. 다른 곳도 아닌 교육방송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다. 최소한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방송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 높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방송과 관련된 규칙들도 더 엄격해져야 한다. 제작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출연진들의 사고 역시 변해야 한다. 여전히 아동에 대한 착취와 탄압, 폭행이 은밀하게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보니하니> 논란은 대중들의 잠재적 분노를 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행위가 이제는 방송에서도 버젓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스럽기만 하다. 아이들을 위한 법안마저 나몰라라하는 국회의 행태만 봐도 우리 사회가 아동을 위해 얼마나 처참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드러난다. <보니하니>는 그 뇌관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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