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논란이 된 '국어과 바나나 사건'은 교사와 학생들 간의 대립을 키웠다. 그 과정에서 하늘은 다시 한 뼘 더 성장하는 기회를 가졌다. 선생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을 깔아 누르는 방식은 더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물론 여전히 '꼰대'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말이다.
대치고 전교 20등 안에 드는 아이들만 모여있는 '이카루스'에서 문제제기를 했다. 국어 문제 중 '바나나'를 사람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아이들이 '이카루스'에서만 6명이 나왔다. 바나나를 사람으로 볼 수 있느냐 아니냐를 두고 벌이는 다툼은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문제에서 어떻게 바나나가 사람이 될 수 있는가? 기본적으로 바나나를 사람으로 보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착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휘적 중의성'이 적용되면 문법상 바나나 역시 사람처럼 취급될 수밖에 없는 문장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대치고 국어교사 전체가 모여 회의를 했다. 같은 학교의 국어 교사들이지만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학생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교사와 권위를 앞세우는 이들도 존재한다. 학교에서 가르친 범위에서만 정답을 유출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며 '바나나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무려 4점 배점이 되는 이 문제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당연했다. 더욱 대치고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모인 '이카루스'에서 다수가 감점이 되며 문제가 생겼다. 자연스럽게 문제제기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기준을 제시하며 막았지만 하늘은 답답하기만 하다.
학생들이 그렇게 강력하게 발언을 하는 것은 대부분 학생들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성순의 발언은 스스로 해답을 찾는 이유가 되었다. 수능 기출문제로 '어휘적 중의성'이 언급된 적이 있다는 유라의 발언은 사실이었다. 점수 교정을 해보려 하지만 그것 만으로 돌려놓기는 쉽지 않았다.
교사들로서는 그저 이렇게 마무리해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인생을 건 중요한 문제다.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갈 수 있느냐 없느냐로 갈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 과정에서 하늘의 갈등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물리 과목에서 두 개의 답이 나오며 학생들이 교사들을 믿지 못하는 상황들이 나왔다. 이는 교사와 학생들 간의 대립을 더욱 극대화하는 상태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국어과도 그렇게 되면 교권이 무너진다며 강력하게 발언하는 교사들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학생들보다 앞설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해원이가 달라졌어요.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해원은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유라와 다른 학생들이 하수현 교사를 찾아 '어휘적 중의성'에 대한 언급하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실제 하 교사가 수업 중에 분명하게 언급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억울하게 피해자가 되어버린 셈이다.
확실한 증거들을 가지지 않는 한 교사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진 상황에서 연우는 수능 교재 출제를 한 교사를 어렵게 만나 문제를 검증받았다. 그 교사는 정교하지 못한 문제라며 잘못을 지적했다. 전제 조건을 달아 오해를 없애야 하는데 전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바나나도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였으니 말이다.
교사들이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수현은 자신의 잘못이 들통날까 해원을 협박 아닌 협박까지 했지만, 그는 달라졌다. 교사로서 보다 당당해지기 위한 해원의 변화는 정교사를 위해 달려만 가던 것과는 달랐다. 그렇게 용기를 낸 해원으로 인해 문제는 해결되었다.
아이들 앞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고 사과하는 문제는 두려운 하늘. 부끄러움보다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교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당연함에도 불안하다. 교권이라는 가치의 훼손과 신뢰에 대한 문제로 직결될 수도 있는 일이니 말이다.
용기를 내서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틀렸어요"라고 사과하고 고개 숙인 하늘. 그런 하늘을 향해 "틀릴 수도 있죠"라며 쿨하게 대처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교사들에게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하는 스승이기도 했다. 그렇게 서로가 배우며 성장해가는 곳도 학교다.
자신만의 신념만 강한 사람은 어디나 있다. 그리고 불안한 존재로 자리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그저 학교만이 아니 사회에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이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자리에 올라서면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늘과 해원, 연우는 그렇게 젊은 교사로서 성장 중이다. 비록 완벽하지 않지만 정말 제대로 된 교사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찾고 질문하고 깨닫는 과정. 이를 통해 작은 정의를 실천하고 학생들 시각으로 바라봐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은 참 스승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그렇게 좋은 교사들은 만들어지는 중이다.
입시설명회를 앞두고 한국대에서 직접 참가해 설명회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 교수가 제주에서 태풍으로 인해 올라올 수 없게 되며 문제는 시작된다. 다시 대치고 출신의 입학사정관이 대신하게 되면서 문제는 불거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과연 성순은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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