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일 돔 투어를 시작했다. 우익 단체들이 나서 BTS 활동을 막기 위해 악랄한 방법을 동원하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고 있다. 대한민국 독립을 축하하는 티셔츠를 BTS 멤버인 지민이 입었다는 이유로 일 프로그램 출연을 취소하는 한심한 일본의 작태가 한심함으로 다가온다.
의회 독재국가인 일본에는 민주주의라는 개념만 존재할 뿐 한 번도 현대적인 민주주의가 존재해본 적이 없는 나라다. 일부에서 '잘 사는 북한'이라는 비아냥을 오랫동안 들어온 이유는 그들의 정치 행태 때문이다. 국내 수구 세력들이 일본의 의원내각제를 외친 이유도 단 하나다. 독재가 그리운 그들에게 일본은 모범국가이니 말이다. 이런 아베 정권을 배우겠다는 국내 정치 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참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일본의 전범기는 뭐가 다를까? 모양이 다르다? 외형적인 차이는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가치관은 닮았다. 두 전범국가의 상징이 그들의 깃발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에 나선 독일과 일본은 모두 패전국이 되었다.
일본은 두 개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 항복 선언을 했다. 독일은 패전 후 유대인 등을 학살한 나치와 히틀러의 잔상을 지우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다. 지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만행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서구인의 시각에서 히틀러의 만행만 특별해 보였지만, 일본의 만행은 히틀러 못지 않았다. 자신을 일등국민이라 칭하며 전쟁을 일으킨 지역의 국민들을 학살한 일본의 만행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역사다.
일본은 잔인한 인체 실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마루타'는 일본의 잔인한 인체 실험을 상징하는 핵심 단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 그 이상의 학살을 자행한 일본은 패전 후에도 제대로 된 반성도 하지 않았다. 전범자들을 사당에 두고 여전히 잊지 못하는 그들은 학살의 기억을 답습하고 싶어 할 뿐이다.
우익 세력을 앞세운 아베 정권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언제든 주변국을 침략해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노골적인 야망을 앞세우는 이 미개한 전쟁광들의 행태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히틀러의 동기가 옳았다"고 외쳤다.
일 우익들이 꿈꾸는 세상과 히틀러가 지배했던 세상은 같다는 확신이 만든 망언이었다. 이런 망언들에 대해 과연 유대인 단체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는 절대 사용할 수 없지만, 일본의 전범기는 미국의 벽화에 그려지고, 미술관에 전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는 자신들의 홈 페이지를 통해 BTS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SS는 2차 세계대전 600만 명의 유대인을 살해한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다. 방탄소년단과 소속사가 희생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요구다.
4년여 전 신인이었던 리더 RM이 국내 잡지 화보 촬영 당시 착용한 모자가 나치SS 문양이 새겨져 있어 논란이 되었다. 당시 이 모자는 촬영 하기 위해 담당자가 챙겨온 아이템이었다. RM이 소장하는 아이템이 아닌 현장에서 촬영용으로 사용된 소품이었다. 그럼에도 잘못되었으면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다.
"전쟁, 원폭, 나치를 포함한 모든 극단적 정치적 성향의 단체 및 조직을 반대하고,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지만 의도치 않게 상처 드릴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트위터, 페이스북, BTS 공식 팬카페 게시판에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입장과 함께 사과를 했다. 일본 우익에 대한 사과가 아닌, 피해자들을 위한 사과였다. 전쟁과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들은 일 우익의 말도 안 되는 공격에 그 어떤 입장도 변한 것은 없었다.
지민 과거 입었던 티셔츠는 '광복 티셔츠'다. 그 티셔츠에는 원폭 사진과 우리 선조들이 만세를 부르는 사진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글씨로 디자인 되어 있다. PATRIOTISM(애국심), OUR HISTORY(우리 역사), LIBERATION(해방), KOREA(한국)이 세겨진 문구는 이 티셔츠의 의미를 명확하게 한다.
원폭 사진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종지부를 찍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리고 광복을 맞은 우리 선조들이 만세를 부르는 장면 역시 역사적 사실이다. 이를 통해 더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 바라는 마음과 광복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주는 의미 있는 티셔츠가 공격을 받을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서태지가 '교실 이데아'를 위해 고안한 문양이 나치 깃발을 흔든다고 일 우익이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전체주의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상징이다. 나치 깃발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를 트집 잡으면서 자신들은 자랑스러워하는 전범기는 상관없다는 일 우익의 행태는 그래서 존재 가치가 없다.
미국에서 전범기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음에도 유대인 단체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BTS에게 사과만 요구하는 행위는 씁쓸하다. 그들이 진정 자신들의 아픔을 통해 평화를 이야기하고 싶다면 일본의 행태에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 유대인 단체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누구나 다 안다.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마저 눈치를 보기 하는 집단이니 말이다. 그만큼 그들은 이로운 방식으로 자신들의 힘을 사용해야 한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왜 그들은 일본의 만행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히틀러 동기가 옳았다는 아소 다로의 망언은 유대인 학살은 정당하다는 주장과 같다. 그럼에도 유대인 단체는 뭘 하는가? 일본 권력 2인자가 공개적으로 발언한 내용이다. 뒤늦게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속내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발언이다. 그들이 전쟁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는 이유 역시 아소 다로의 발언 속에 담겨 있으니 말이다.
BTS로 인해 촉발된 논란은 아미를 통해 일본의 잔인했던 과거사를 되새기게 만들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잔인한 전쟁광이었는지, 그리고 나치와 다를 바 없는 자들이었는지 세계가 다시 기억하기 시작했다. 유대인 단체는 나치의 만행만이 아니라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일본의 만행과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전범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일본군에 의해 억울하게 사망한 수많은 이들과 겨우 살아남은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일본의 제대로 된 사과를 듣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다시 전쟁하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주의 사고로 뭉친 일본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전락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가 일본의 행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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