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Views 481 Votes 0 Comment 0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내부고발자를 불편해한다. 아니 우리 사회만이 아니라 그 어느 나라든 내부고발자를 환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없으면 사회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고인 물이 썩기 전에 빼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내부고발자들이기 때문이다.

 

물은 흘러야 한다. 물이 고이는 순간 썩어가기 시작한다. 그 썩은 물을 해결하는 방법은 다시 흘러가도록 해주는 것 외에는 아무런 것도 없다. 고인 상태에서 회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과연 이런 고인 물 빼기가 잘 되어있는가? 물론 다른 나라처럼 쉽지 않다.

img.jpg

내부고발자의 용기는 많은 것을 바꾸게 만든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시스템은 그런 건강한 비판을 감당하고 수용할 수 없다.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조직 내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나고, 힘겹게 복직을 해도 집단 왕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지난주 노승일, 박창진에 이어 이번 주에는 서지현 검사가 출연했다. 이 세 명은 우리 사회를 바꾼 중요한 공익제보자들이다. 이들로 인해 우리 사회는 한 뼘은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그런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이들은 조직에서 왕따가 된다. 실제 여전히 조직 내에서 힘겨운 투쟁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서지현, 박창진의 사례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부고발을 하기 전 조직 내 평가는 최상위였다. 그런 그들이 용기를 낸 후 모든 평가가 바닥이다.

 

공익제보를 하고 나서 그들이 방탕해져서 그랬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조직이 스스로 자신들을 보호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강구한 행태다. 썩은 물이 더는 썩지 않도록 했다는 이유로 모두가 함께 썩어가도록 요구하는 이 말도 안 되는 한심한 작태는 여전히 작동 중이다.

 

방송에 나온 세 명의 내부고발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는 많은 공익제보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폭로 직후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변화를 체감하지만 이내 조직과 맞서 싸워야 한다. 소나기가 지나가기만 기다린 조직은 반격을 시작하고 공익제보자들은 그렇게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법적인 공방에서 거대한 조직을 개인이 이길 수는 없다.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조직 생리를 이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서 검사가 당한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대한민국에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 검사는 이 미투 전에는 엘리트 검사로서 승승장구했다.

 

내부고발자가 된 후 서 검사를 향해 쏟아지는 음해성 발언들은 끝없이 이어졌다. '꽃뱀'이라는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고, 통용되는 현실 속에서 조직이 얼마나 저항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검사조차도 조직의 집단적 저항에 속수무책이라면 다른 직업군에서는 어떻겠는가?

 

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 조차 저항하기 어려운 환경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대중들에게 내부고발을 제대로 알렸던 첫 번째 이슈는 영화 <인사이더>였을 것이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담배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인사이더>를 보면 내부고발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잘 알려준다. 1999년 제작된 영화이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인사이더>의 시대 이전에 있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개인보다는 조직을 우선시한다. 많이 변하고 있지만 그 조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img.jpg

조직이 부패해도 쉽게 문제재기하기 어려운 현실은 이런 오래된 분위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변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보다 정교하게 정비되어야 한다. 건강한 내부고발자는 사회를 변화시킨다.

 

최순실이라는 존재를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면, 땅콩 회항 논란이 폭로되지 않았다면, 성추행을 알리지 않았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당연히 세상은 그 이전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 틀을 깨고 밖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이들이 존재해야 한다.

 

조직적인 음해 속에서도 그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은 결국 관심 있는 국민들의 힘이다. 여전히 힘겹고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그들을 잊지 않고 지키려 노력하는 동료들과 국민들이 있는 한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고인 물을 빼내야 한다. 물은 언제나 흘러야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하는 수많은 건강한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우리 사회는 그렇게 조금씩 발전해 가고 있는 중이다. 

?

미국생활 - 요리, 맛집, 문화생활

맛집,TV 등 사소한 일상 얘기

  1. 거리의 만찬 6회-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 간병 살인을 논하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하나 있으면 가족 모두가 힘들 수밖에 없다. 환자를 돌보는 몫은 온전히 가족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생업을 포기하고 오직 아픈 가족을 돌보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던져야 하는 삶은 모두에게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아픈 사람돠 이...
    Date2018.12.21
    Read More
  2. 거리의 만찬 8회-죽음이 아닌 삶, 소아완화의료 그곳에 아이가 있다

    아픈 가족을 돌보는 간병인의 삶을 돌아본 '삶의 조건'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누구라도 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고,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년 첫 방송으로 <거리의 만찬>은...
    Date2019.01.04
    Read More
  3. 거리의 만찬 9회-환자 간병은 개인의 몫이 아닌 사회의 책임이다

    아픈 환자를 간병하는 일은 힘겨운 일이다. 부모가 나이 들어가며 간병의 책임은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인간은 모두 태어나면 죽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힘겹게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병비가 너무 높아 가족이 간...
    Date2019.01.11
    Read More
  4. 거리의 만찬 ep 24-성소수자와 부모, 그리고 우리가 행복해지는 방법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는 그나마 제법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그들 부모의 이야기는 창구가 없었다. 물론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는 있지만 이는 적극적인 행동이 아니면 힘든 일이다. 그런 점에서 <거리의 만찬>에서 성소수자 부모들을 초대한 것은 현명한 선택...
    Date2019.05.10
    Read More
  5. No Image

    거리의 만찬 ep19-유일한 증언자 윤지오 생존 신고 방송의 서글픔

    윤지오의 용기에 왜 많은 이들은 나서지 않는가? 故 장자연의 10주기가 된 올해 그녀는 다시 용기를 내서 국내로 돌아와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가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사이 '13번의 증언'을 해왔던 그녀는 다시 증언자가 되어 세상에 자신을 알렸다.   '...
    Date2019.03.29
    Read More
  6. 거리의 만찬 ep21-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死生을 이야기 하다

    71년이 된 제주 4. 3 학살. 우린 얼마나 그 일을 알고 있을까? 관심을 가진 이들은 제법 상세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뒤늦게 세상에 알려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잔혹했던 학살의 현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섬 제주였...
    Date2019.04.19
    Read More
  7. 거리의 만찬 ep23-아이들이 묻고 어른들은 외면했던 답들

    어린이날을 앞두고 그들을 위한 만찬을 준비했다. 아이들이 아닌 교사들과의 만찬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매년 가정의 달이 되면 수많은 특집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항상 똑같은 형식의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는 한다.   ...
    Date2019.05.03
    Read More
  8. 거리의 만찬 ep26-존재하지 않는 광수를 그들은 왜 찾을까?

    광주에 내려온 북한군 특수부대원을 지칭하는 '광수'는 극우 논객인 지만원이 퍼트린 가짜뉴스다. 가짜뉴스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지만 그들은 여전히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 그들에게 가짜뉴스는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 다가온다.   ...
    Date2019.05.24
    Read More
  9. 거리의 만찬 ep27-노승일 박창진 나는 고발한다

    내부고발자는 어떤 존재들인가? 우리 사회가 내부고발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여전히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그 조직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 집단 이기주의를 앞세워 조직 보호에만 앞서는 순간 그 조...
    Date2019.05.31
    Read More
  10. 거리의 만찬 ep28-나는 고발한다 고로 나는 살아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내부고발자를 불편해한다. 아니 우리 사회만이 아니라 그 어느 나라든 내부고발자를 환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없으면 사회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고인 물이 썩기 전에 빼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내부고발자들이기 때...
    Date2019.06.07
    Read More
List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 71 Next
/ 71

INFORMATION

CONTACT US

이메일 : info@miju24.com

업무시간 : AM 08:00 ~ PM 18:00

www.miju24.com

Copyright 2009~ Miju24.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