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전에 반드시 찾아봐야할 국립제주박물관
제주여행 계획을 세우실 때 어떠한 점에 중점을 두시나요? 예전과는 다르게 개별적 자유 여행객들이 참 많아졌지요. 그래서 그런지 트렌드 또한 해가 갈수록 바뀌어 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제주에는 제주의 관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곳을 알고 나면 제주여행이 더 깊이가 있고 시선이 달라질 것이란 얘기지요.
그때그때 펼쳐지는 풍경만을 쫓아서, 또는 요즘 유행하는 카페나 맛 집만을 쫓는 여행을 즐기는 분들도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섬 특유의 문화를 갖고 있는 제주를 알고자 전통을 쫓는 여행자들도 참 많아졌는데요, 그런 여행자라면 이곳 국립제주박물관은 반드시 먼저 들러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주시 사라봉 기슭에 2001년에 처음 문을 연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줌과 동시에 제주의 역사,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와 문화재를 수집하고 보존, 연구, 그리고 전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교육적인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국립제주박물관에는 어떠한 제주의 문화와 삶의 역사들이 기록되고 전시되고 있는지 한번 살짝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상설전시장을 중심으로 야외전시장과 강당, 어린이올레 등으로 크게 나눠져 있는데요, 상설전시장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야외전시장 주변으로 잔디밭 광장과 연못이 조성되어 있어서 어린이들과 같이 이곳을 찾은 가족들이 잠시 쉬어가기에도 참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어린이 체험관인 ‘어린이 올레’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요, 차를 한잔할 수 있는 카페도 있으니까 이곳에서 오래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중점을 두고 살펴봐야 할 곳은 상설전시실입니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매표소가 있는데요, 따로 요금을 지불할 필요는 없답니다. 제주도민만 무료가 아니고 누구나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원을 체크하기 위함이니 관람권만 받고 입장하시면 됩니다.
상설전시장에서 매표를 하고 나면 거대한 스테인드그라스가 천정을 뒤덮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요, 가만 보면 스테인드그라스 무늬가 제주도를 그려 놓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한참 동안을 쳐다봤네요.
스테인드그라스에 빼앗긴 시선을 잠시 돌려 상설전시장으로 들어섭니다. 상설전시장에는 코너마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제주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크게 주제별로 살펴보면, 구석기시대부터의 제주를 시작으로 신석기시대를 거치면서 발전과정, 탐라국의 탄생,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지나 근대의 제주 섬 사람들이 거친 환경에서 살아온 배경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180만 년 전부터 10만 년 전까지 여러 차례의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입니다. 제주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빙하기가 끝나는 1만 년 전에 바다의 수면이 높아지면서 육지와 분리되어 섬이 되었고, 따뜻한 기후에 식생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 지역의 새로운 문화들이 생겨나고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 곽지리식 토기들이 전시된 모습입니다.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에 있는 조개무지 유적은 탐라 전기를 대표하는 유적입니다. 이곳에서 출토된 입이 넓은 항아리 모양 토기를 곽지리식 초기라고 합니다.
청동기 시대를 거쳐 강력한 지배계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탐라국, 삼국과 가야가 고대국가로 성장하는 시기, 제주 섬에도 같은 문화를 공유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탐라후기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백제, 신라, 그리고 일본과 당나라 등과도 교류하며 국제적인 역량을 높이는 한편 해상활동도 활발히 전개하였습니다.
탐라국은 고려시대에 들어서면서 고려의 행정구역인 탐라군에 편성이 되면서 나라의 지위를 잃게 됩니다. 이때 고려의 영향으로 청자를 수입하고 불교문화도 들어왔습니다. 고려말기에는 대몽항쟁 시기를 거치면서 삼별초 전투와 함께 중국 원나라의 통치 등 숱한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지방통치제도에 의해 운영되었던 조선시대의 제주는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삼고, 왕도정치를 지향한 중앙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리고 거친 풍토와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자연재해, 수 없는 왜구의 침입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유배학자나 정치인등에 의해 제주인들은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제주목사인 이형상이 재임 중에 제주도의 각 고을을 순회하면서 거행했던 행사와 제주의 여러 풍경들을 화공 김남길로 하여금 그리게 하여 만든 화첩인 ‘탐라순력도’입니다. 제주인의 삶과 역사를 43면의 화폭으로 담은 것으로 300년 전 제주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근대 제주의 삶을 들려다 볼 수 있는 포작과 잠녀의 유물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포작은 바다를 터전으로 해산물을 잡는 남자를 부르는 말이며, 잠녀는 지금의 해녀를 말합입니다. 포작은 전복과 바다고기를 잡아 진상하는 역을 주로 담당했는데, 과중한 군역까지 더해져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점차 자취를 감추고, 이후 이런 일들은 잠녀들이 맡게 되면서 잠녀들의 고된 생활은 날로 심해졌던 것입니다.
이외에도 제주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들이 아주 많으니까요, 직접 방문해서 살펴보시고요, 외부의 풍경도 잠시 보여드릴게요.
야외전시장에는 곡식을 빻는 도구라고 할 수 있는 제주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각종 방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시고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잔디광장에는 가족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한 켠에는 연못도 조성되어 있네요. 조금 있으면 연꽃도 화려하게 필 것 같습니다.
이곳은 어린이 체험장인 ‘어린이 올레’입니다. 어린이들이 직접 만지고 체험하면서 제주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박물관 개관 시간에는 항상 개방되어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관람정보도 알려드립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고요, 화요일~금요일은 09:00~18:00, 주말과 공휴일은 09:00~19:00입니다. 1월1일과 명절날은 쉽니다. 관람료는 누구나 무료입니다.
주의할 점도 있는데요, 박물관내 모든 공간에서는 금연이고요, 사진 촬영은 플래시와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으면 가능합니다. 또한 단체관람은 사전예약, 학생단체는 인솔교사가 반드시 동행을 해야 합니다.
주소는 제주시 일주동로 17, 문의는 064-720-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