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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던 이다일은 살아 있었다. 그는 선우혜와 마찬가지로 생령이 되어 등장했었던 셈이다.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다일은 선우혜와 마찬가지로 육체를 다시 얻어 완전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렵게 살린 다일을 죽일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선우혜 원한의 근원;

전덕중이 열어 놓은 가능성, 사라진 이다일은 선우혜 어머니 품에 있었다



12살의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지독할 정도의 가난과 이혼, 그리고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까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선우혜는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렸다. 자신 안의 문제를 외부에서 찾으면 온갖 합리화를 위한 이유를 찾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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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혜가 둘 중 하나를 골라 결정하라 요구하는 것 역시 자신의 경험치에서 나온 결과다. 그 무엇도 선택하기 어려운 딜레마 속에서 인간의 나약한 마음을 공략하는 우혜의 이 잔인한 습관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산물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살한 것이 아니었다. 


극단적 선택을 강요하는 아버지. 콜라에 독을 섞은 사실을 알고 있던 우혜는 배고프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의 콜라와 바꿨다. 어차피 모두 끝내자는 아버지 말에 함께 이렇게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꾼 콜라를 마신 어린 우혜만 살아남았다.


아버지는 어린 두 남매만 죽이고 자신은 살 생각이었다. 그런 배신감은 지독한 증오로 남겨졌다. 그리고 생령이 된 우혜는 그렇게 잔인한 살인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연쇄살인범의 행태를 띠는 그녀가 다른 점이라면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미국 연쇄살인마 중 6명 중 1명은 여성이라는 통계도 있다. 익숙하지 않지만 여성 연쇄살인마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생령의 몸으로 타인을 조정해 벌인 일이지만 결과가 달라질 것은 없다. 물론 이를 제대로 이해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생령도 아닌 인간이 된 우혜를 막기 위해 죽이게 된다면 이젠 살인이다. 이 딜레마 역시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된다.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만 선우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선우혜의 어머니다. 


교도소에 갇힌 전덕중은 여울을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 전덕중이 그렇게 여울을 만나고 싶었던 것은 단 하나다. 이다일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단순히 생존해 있다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가 어디에 있는지 역시 전덕중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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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혜의 지시로 이다일을 망치로 내려친 자는 전덕중이다. 그리고 갈대 밭에 묻으려던 전덕중은 다일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비가 내리던 그날 영혼이 빠져나오는 것을 목격한 전덕중은 아직 죽지 않은 다일을 선우혜의 어머니에게 맡겼다. 


이혼한 우혜 어머니와 연락을 하고 있었던 덕중은 그렇게 다일을 살려뒀다. 살인은 할 수 없었던 그의 선택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가 죽은 자리에 '엄마'라는 단어를 적어 놓은 것은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자 선의였다. 


다일의 영혼이 몸을 찾아 간 것은 육체가 영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게 우혜처럼 생령이 되었던 다일은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다시 돌아온 곳에 있던 우혜. 이미 모든 경험을 해봤던 생령 선배인 우혜는 처음 경험하는 이 과정이 낯선 다일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전덕중이 남긴 메시지를 찾아 그의 어머니 집에 다일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 그들은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고아였던 전덕중에게는 보육원 원장이 어머니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곳은 다일이 있던 장소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미 누군가 그곳을 찾아간 이가 있었다. 


이랑의 모습으로 결의 앞에 등장한 우혜는 이다일을 제거하라고 지시한다. 여울만 아니면 상관없는 결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결은 다일의 육체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다니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이혼 후 만나보지 못한 엄마를 우혜도 생각하지 못했다. 


우혜의 행동 반경은 재미있게도 12살 어린 아이가 살았던 '소포구'가 전부였다. 어린 아이가 살던 곳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우혜의 어머니는 새로운 히든 카드가 되었다. 잠에서 깨어난 다일에게 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전덕중이 헤어진 우혜의 동생이라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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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코마에 빠진 남자를 간호해 달라고 요구한다고 제대로 간호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덕중이 선택한 것은 이혼 후 사망한 그녀의 아들이라고 속여 간호할 수 있도록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일이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녀가 선우혜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일은 자신의 육체와 한 몸이 되었다. 이는 더는 생령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다일과 여울의 편에는 우혜 어머니가 히든 카드라면 선우혜에게는 결이 히든 카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몸을 찾아 생존했지만 우혜처럼 악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다일은 과연 이 지독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새로운 상황 속에서 대치하게 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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