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함과 잔인함 사이 로맨스까지 함께한 <백일의 낭군님>은 흥미롭기만 하다. 대단히 신기하고 새롭지 않지만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맛깔나는 대사와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주는 출연자들의 연기까지 하나가 되어 새로운 기준들을 잡아가고 있다.
가까워지는 진실;
원득이가 원득이가 아닌 현실 속 진짜 로맨스와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왕세자를 존경하는 정제윤은 기억을 잃고 원득이로 살아가고 있는 송주현 현감으로 부임하게 된다. 왕세자 시해 사건의진실을 찾기 위해 김차언의 편에 서려했다. 그의 곁에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있었다. 하지만 곁에 있지 못하고 송주현으로 가게 된 정제윤은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득이에게 실제 원득이를 보여준 홍심이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토록 찾았던 오라버니가 왔다. 그리고 함께 떠나자는 말에 주변 정리가 필요했다. 원득이를 어느 순간 사랑하게 된 홍심으로서는 그를 계속해서 속일 수는 없었다. 그가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이별을 앞두고 주변을 정리하려는 홍심이와 달리, 원득이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홍심이 왜 자신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득이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에게 소중한 것은 홍심이가 되어버렸다. 기억 못지 않게 홍심이는 원득이 삶에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영원히 숨길 수는 없었다. 왕세자의 얼굴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모르지도 않다. 그런 점에서 왕세자의 실종이 영원할 수는 없다. 김차언은 여전히 신중하고 잔인하다. 자신의 욕망이 채워지려는 지금이 김차언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상황을 잡아야만 한다. 딸인 세자빈이 아이를 가졌다. 죽은 것으로 알려진 왕세자의 아들로 만들어 놓은 김차언에게 걸림돌은 없다. 여전히 완전히 죽었다고 보기 어려운 왕세자 율을 완벽하게 제거하기만 하면 모든 것은 끝난다.
살수인 무연이 살을 맞았다. 누구의 짓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김차언의 짓일 가능성이 높다. 무연을 의심하지만 완전히 제거할 수도 없는 미묘한 상황에서 떠나려는 그의 발목을 잡은 김차언은 여전히 율이 살아있고 무연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차언은 단순히 왕세자만이 아니라 무연이 세자빈의 남자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세자빈이 무연과 단둘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했던 둘 사이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자빈이 잉태한 아이가 김차언을 조선 최고의 권력자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중전까지 몰아붙이는 권세를 가진 김차언은 잔인할 정도로 자신의 탐욕에 집착하고 있다. 집착이 강해진다는 것은 김차언의 몰락도 그만큼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점에 오를 수록 내려올 수밖에 없는 것이 모든 것의 이치이니 말이다. 더욱 잔인함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운 김차언은 마지막 발악을 준비 중이다.
한양까지 올라가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원득이는 파편적인 기억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궁에 진상품을 가지러 간 원득이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낯설지 않은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그 자라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원득이의 한양 행은 그의 기억을 소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안도 함께 잉태하고 말았다. 김차언의 아들인 김수지가 궁궐 안에서 원득이를 봤다. 잠깐이지만 왕세자를 지근거리에서 봐왔던 그는 기이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죽었다던 왕세자가 남루한 모습으로 자신 앞을 지나가는 모습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김차언과 달리, 어리숙하기만 하던 김수지의 목격담은 무연에게 알려진다. 그를 제거하기 위해 추적을 하던 무연은 다친 몸으로 왕세자를 제압할 수는 없었다.
송주현 현감으로 와 행복한 제윤은 홍심이만 있다면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가 유일하게 홍심이 얼굴 만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존경하는 왕세자의 모습까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제윤이를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얼굴을 기억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말투와 행동 등으로 상대를 기억하고 있는 제윤이 원득이의 말투를 보고 이를 알아 채지 못했다는 것은 아쉽다. 충분히 눈치를 챌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를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상황 전개를 위한 선택치고는 궁색함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김차언의 요구대로 송주현 최고의 악당인 박 영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제윤은 오히려 홍심에게 호되게 당하기만 한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던 제윤은 알고 봤더니 백성들을 괴롭게 하는 존재였다고 홍심은 생각한다. 그런 오해가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은 제윤이 홍심을 너무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에서 돌아온 원득이는 홍심이게 입맞춤을 했다. 기억은 돌아왔을까? 홍심의 오라버니인 무연은 과연 원득이가 누구인지 알려줬을까? 극의 후반부로 향하는 상황에서 원득이가 왕세자였음을 알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무연 역시 자신을 해하려는 자가 누구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원득이가 왕세자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다시 동생이 위태로워진다. 원득이로 숨겨진 율의 아내가 바로 여동생 이서이기 때문이다. 무연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는 동생을 위태롭게 만들 수는 없다. 이를 위해서라도 무연은 율을 구해야만 한다. 동생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김차언의 반대 편에 서는 것이다.
원득이와 홍심이의 그 짜릿한 키스는 결국 두 사람이 김차언과 마지막 대결을 벌이겠다는 다짐이나 다름 없다. 무연이 모든 것을 털어놨다면, 율이 그토록 찾았던 첫 사랑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을 테니 말이다. 돌고 돌아 어렵게 온 사랑. 사랑도 찾고 잔인한 김차언도 잡아내는 율이의 반격은 키스와 함께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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