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다. 오랜 가뭄으로 고생하던 그곳에서 원득이와 홍심이가 입을 맞추자마자 그렇게 원하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완전한 사랑이 이뤄지면 내린다는 비는 그 마음이 통하자 폭우처럼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험난한 여정을 남기게 되었다.
가뭄 해갈 시킨 사랑의 힘;
김차언의 이른 몰락 왕세자로 돌아갈 원득이는 홍심에게 돌아갈까?
비는 내렸지만 궁의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좌상인 김차언은 반정을 일으킨 주범이고 왕세자를 제거하고 왕의 자리까지 노리고 있는 인물이다. 김차언의 폭주는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야욕이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위기는 더욱 빠르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전을 위협하는 김차언의 기세는 궁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더는 어설픈 눈치 보기는 없다는 경고이기도 했다. 왕세자는 죽었고, 세자빈은 아이를 가졌다. 누구의 아이인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세자빈이 아이를 잉태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진실을 밝히려는 자는 모두가 적일 수밖에 없다. 중전이라 해서 걸림돌이 될 수가 없다. 중전 앞에서 호령을 하고 호통을 치는 김차언에게 걸릴 것이 없다. 모든 권력을 다 가졌다고 생각한 김차언에게 남겨진 중전과 왕을 제거하고 세자빈과 아이를 이용해 자신이 왕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담장 앞에서 첫 키스를 나눈 원득이와 홍심이로 인해 비는 내렸다. 하지만 원득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원득이는 한양을 다녀 온 후 철저하게 원득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은 무연 때문이다. 다친 몸으로 자신을 뒤쫓은 무연을 제압한 원득이는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원득이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많은 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 경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자신이 기억을 되찾으려 하는 순간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당장 홍심이와 가족을 버릴 수가 없다. 이미 깊이 정이 들어버린 이들과 자신이 하나가 되기 어렵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살수까지 동원해 자신을 죽이려 한다면 높은 신분이었다는 것은 명확하다. 중인인 홍심이와 그 아버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이별을 해야 한다. 더 최악은 자신과 가까운 이들이 모두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다.
말투는 고치지 못했지만 원득이는 스스로 그들이 만든 원득이로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아침 일찍부터 새끼 꼬기를 하고 짚신을 만드는 원득이는 꼴을 배어 나르는 것까지 척척 해낸다.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원득이의 행동이 홍심이는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현감으로 내려온 제윤은 큰 그림을 그리려 했다. 김차언이 언질을 줬던 박 영감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왕세자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비밀을 풀기 위해 그는 스스로 김차언의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송주현 현감으로 내려와 박 영감과 가까워져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현감의 행동은 마을 사람들의 원성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그의 본심을 알고 있는 이는 없고 현감의 행동은 악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박 영감이 끔찍하게 생각하는 개를 훔쳐 돌려주는 방식으로 마음을 사겠다는 현감은 홍심이를 통해 이어졌다.
현감의 이런 행동은 원득이를 분노하게 했다. 그의 모든 행동이 홍심이를 탐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감으로 내려온 제윤은 분명 홍심이를 좋아하지만 남의 아낙을 탐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홍심이를 사랑하는 원득이 눈에는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일 뿐이었다.
중국에서 데려온 사자개를 훔치는 것까지 성공했다. 박 영감이 놀라 관아로 한달음에 달려올 정도로 중요했다. 이판대감이 잠시 맡긴 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더욱 중요하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원득이를 만나 놀라 놓쳐버린 개를 찾기 위해 원득이와 현감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하수를 쓰지 말라고 했다.
진정 박 영감의 마음을 뺐기 위해서 이런 하수를 써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이었다. 원득이를 인간 방패로 사용해 박 영감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윤. 원득이도 이를 통해 기억을 소환했다. 박 영감의 살이 원득이 얼굴을 스쳐 지나가며 기억은 빠르게 깨어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던 기억과 아버지와 세자빈의 모습이 떠오른 원득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살수가 왜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보지 못한 장면이 떠오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원득이는 자신이 죽었다는 왕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차언은 궁에서 떠도는 기이한 이야기들이 모두 자신의 아들을 통해 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득이를 봤던 수지는 송주현에서 올라왔다는 말을 했다. 김차언은 즉시 송주현으로 달렸다. 왕세자를 죽이려 했던 장소이자 사라진 곳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아들의 말은 신빙성이 높았다.
문제는 자신이 누군가의 습격을 받을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는 것이다. 중전파인 정사엽에게 김차언을 제거해야겠다는 왕의 말을 들은 그는 살수를 동원해 길목을 지키고 있다 습격을 했다. 살을 맞은 김차언은 그대로 죽는 것일까? 아직 알 수는 없다.
정사엽 입장에서는 왕세자가 다시 돌아온다고 반가울 일은 없다. 그냥 그대로 죽은 것으로 결정 나는 것이 더 이롭다. 중전과 서원대군이 그대로 권력이 된다면 자신 역시 성공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왕세자가 다시 돌아온다면 일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왕세자가 죽었다고 확신했지만, 김차언이 살아있다는 말을 하고 이를 믿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적의 적은 때로는 강력한 동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억이 어렵게 돌아온 원득이는 자신이 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도 명확하다.
제윤 역시 기시감이 있는 원득이가 왕세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목소리와 글씨 등 주변 상황을 통해 상대를 알아본다. 그런 그가 낯익은 목소리에 반응하며 누군지 고민하던 상황에서 왕세자의 정갈한 글씨를 원득이에게서 발견했다.
원득이에게는 제윤이라는 브레인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연도 동생을 위해 왕세자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 무연을 잡아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상까지 입힌 세자빈의 행동은 사랑에 대한 집착이지만 무연을 잡아둘 수는 없다. 그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혈육이 더 중요하니 말이다.
판은 새롭게 짜여지기 시작했다. 왕세자와 김차언의 대결 구도에 중전을 모시는 자들이 새로운 판을 짜고 권력을 탐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심이는 오라버니가 오면 함께 떠나자는 말을 했다. 원득이는 율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원득이로 살 것인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율이 되어 억울한 누명을 쓴 홍심이를 이서로 돌려 놓고 영원한 배필로 삼아 행복하게 살면 가장 좋은 결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흐름으로 보면 율이 왕의 자리를 버리고 이서인 홍심이와 함께 평생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력보다 사랑을 선택하는 율이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