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약한 마음을 흔들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선우혜는 잔인하다. 강력한 자극으로 인해 선우혜는 오히려 인간의 몸까지 가진 악마가 되었다. 결국 선우혜의 존재는 주변 사람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명확하지 않았던 변호사에 기자까지 등장하며 상황들은 더 복잡해지며 명료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악마를 잡기 위해 악마가 된다;
선우혜 핑계 삼아 살인마가 되어 버린 결이와 이를 막기 위해 악귀가 되어가는 이다일
큰 상처를 입은 다일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 치매에 걸린 선우혜 어머니 집이었다. 어린 아들을 잃고 이혼까지 한 후에 어머니는 치매를 앓아왔다. 선우혜를 보호하다 그의 행동대장 같은 존재가 되었던 전덕중은 죽지 않은 다일을 선우혜 어머니에게 아들이라 속이고 보호를 요청했다.
혼란스럽고 힘겨운 시간 속에서 전덕중은 선우혜를 위해 온갖 악행을 해왔다. 하지만 선한 마음도 한 쪽에는 있었고 그런 선한 마음이 결국 다일을 살린 이유가 되었다. 전덕중이 살인 당한 교도소 벽에 쓴 '엄마'라는 단어 역시 다일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마지막 단서이자 배려였다.
가장 안전할 수 있지만 그래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선우혜 어머니란 존재다. 어린 나이에 부모 이혼으로 떨어져 살아야만 했던 선우혜에게 어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어린 시절에는 애틋함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악귀가 되어버린 그녀에게 못살고 치매까지 앓는 어머니란 존재는 그저 불편할 뿐이다.
뒤늦게 그녀의 집에서 다일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기는 했다. 그리고 그곳을 찾은 선우혜로 인해 상섭은 악몽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사망한 아내의 환각은 그를 두렵게 했고, 선우혜의 지시로 여울을 향하던 칼은 자신을 향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약한 마음을 건드려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선우혜에 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신을 죽이라며 칼까지 쥐어준 선우혜를 여울은 거부했다. 이미 인간의 몸을 한 선우혜를 죽이게 되면 여울도 살인자가 된다. 다일이 신신당부를 했던 그 말을 잊지 않은 여울이나 그런 여울을 죽이라는 지시를 무시한 상섭은 그렇게 선우혜를 이겨내고 있는 중이었다.
여울을 살리기 위한 행동이라고 하지만 그건 변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여울을 지키기 위해 타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의 마음 속에는 악한 감정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악한 마음은 선우혜에 의해 극대화 되었다.
자신의 목숨과 여울의 동생인 이랑 중 선택하라 강요했다는 선우혜. 그렇게 자신을 선택한 결은 죄책감에 시달린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후 그가 보인 행동은 단순히 죄책감이나 여울을 지켜야만 한다는 당위성과도 거리감이 있다. 그의 행동은 철저하게 자신을 위한 행동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일을 먼저 찾아 제거하려는 선우혜. 그런 일을 앞장서 하고 있는 결은 정보를 얻어낸 후 사람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는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결도 이내 스스로 살인마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결 역시 잔인한 악귀나 다름 없다는 의미다.
다일과 여울이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 발짝 앞서 간 자는 결이었다. 결국 모두가 다일의 육체를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누가 먼저 찾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어디있는지 알 수 없는 선우혜 어머니보다 결을 찾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선우혜 어머니가 어디에 자주 가는지 알고 있던 전도사를 잔인하게 살해 한 결은 다일과 여울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갔다. 선우혜는 자신의 어머니와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한때는 다일을 위해 일을 했던 변호사 백다혜는 현재는 그를 돕는 자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돕는 듯하지만 누군가의 지시를 받으며 다일과 주변 사람들을 감시를 하는 중이다. 그런 이유로 기자 강은총을 복직 시켰다. 백 변호사의 지시대로 원하는 기사를 작성해주던 은총은 뜬금없이 탐정 사무실을 찾아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내놓으며 함께 일을 하자고 제안했다.
강 기자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확실한 근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기자는 다일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일은 존재하지만 모습을 보이지 않는 다일. 모두가 강 기자처럼 생각할 수 없지만 그는 이미 경험이 있다. 다일의 부하였던 군 생활 시절 기이한 경험이 그 이유다.
은총은 군 시절 이미 선우혜와 마주했다. 군 의문사 사건에 선우혜가 개입했고, 이를 설명했지만 당시의 다일은 믿지 않았다. 유서 대필까지 했다고 생각한 다일은 은총을 다그칠 뿐이었다. 어떤 여자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다일이 그 이야기를 믿을 수는 없었다.
이미 경험이 있는 강 기자로서는 그들과 합류해 선우혜를 잡는 것은 복수다. 까칠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지 맥을 잡기 어려운 기자이지만 분명한 목적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로운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명확하게 편이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일의 변화는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결을 찾은 다일은 힘으로 제압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내재된 악의 기운이 다일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귀신이 물건을 만지는 등의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 악귀로 변하게 된다는 길채원의 말처럼 다일도 변하고 있다. 결을 막아 서는 과정에서 그는 봉인된 악을 받아들였다.
여울을 알아보지 못하고 폭주하는 다일의 행동은 그래서 불안하다. 다일을 믿었고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품기 시작한 여울이지만 자신을 죽이려 했던 다일의 행동에 멈칫거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일이 자신이 몸을 찾은 후 형사 정대에게 죽여달라고 요청하는 예고편을 보면 스스로도 자신이 선우혜처럼 변해가고 있음을 인지했다는 의미다.
악귀를 잡기 위해 악귀가 되어가는 다일. 그의 운명은 자신의 육체를 찾은 후 죽는 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가 죽지 않고 그렇게 영혼으로 떠돈 것은 결국 선우혜를 제거해야만 하는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서글픈 결말을 향해 전력 질주를 준비하는 <오늘의 탐정>은 이제 폭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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