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일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선우혜에 의해 움직이는 결이와 싸운 후 다일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일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악한 감정이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다일이 점점 선우혜처럼 악귀가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했다는 점은 서글픈 결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다일과 선우혜의 대결;
여울의 몸을 노리는 선우혜, 죽어야 사는 기막힌 상황 다일의 선택은 뭘까?
다일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여울과 마주친 결이 그녀를 구한다며 다가오는 것을 막는 순간 다일은 모두가 알고 있던 선한 존재가 아니었다. 마치 선우혜와 다를 바 없는 그의 모습은 낯설었다. 하지만 이미 길채원이 예고했듯, 다일도 변해가기 시작하는 중이었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존재가 여전히 사람 곁에 있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 인간의 영역까지 접근하기 시작하면 악귀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채원의 말은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다일의 육체가 여전히 방치된 상황에서 그의 변화는 더욱 극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울의 목을 조르는 다일의 모습은 잔인한 악마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결이 형사의 등장으로 도망치며 그 상황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다일 스스로도 자신의 악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박 형사의 수갑으로 자신을 제어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될 정도로 다일은 변하고 있다.
다일이 변하듯 선우혜 역시 변하기 시작했다. 예정된 수순일 수밖에 없고, 선우혜의 변화는 곧 다일의 미래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엄마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선우혜는 잔인하다. 아버지가 자신과 동생을 잔인하게 죽이고 살아남으려 했던 상황은 선우혜가 딜레마 상황을 즐기는 이유가 되었다.
그동안 사망한 많은 이들이 그 선택에 의한 결정이었다. 다일의 어머니도 그랬고, 여울의 여동생도 그랬다. 그 사람들은 선우혜의 조종을 거부한 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렇게 다일과 여울은 운명처럼 만났고, 선우혜에 맞서 싸우는 중이다. 이는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결과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은 나약하고 그래서 자신이 건넨 딜레마 상황 속에서 자멸하고는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선우혜는 희열을 느꼈다. 아버지에 향한 분노이기도 했다. 하지만 분노는 쉽게 사라지고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점점 더한 갈증을 유발하는 그 분노는 결국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악귀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선택권을 줬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자신이 살아야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어린 선우혜가 아닌 이미 성장한 그녀를 향해 건넨 칼을 겨눴지만 돌아온 것은 어머니의 죽음이다. 이 역시 자신이 한 일이 아닌 상대의 선택이라 여기는 선우혜는 당위성을 자신에게 부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문제는 영원할 것 같았던 선우혜도 소멸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육체를 얻어 인간들 틈에 살고 있지만 그녀의 육체가 점점 소멸해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육체를 얻지 못한다면 그녀는 그렇게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우혜가 노리는 대상은 바로 여울이다.
여울 만이 유일하게 선우혜를 죽일 수 있다는 말은 우연이 아니다. 귀신이 존재하는 세계관에서는 이를 파괴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이들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힘의 균형을 위해서도 이는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절대악인 선우혜의 상극은 특별하지 않은 여울의 절대선이 된다.
백 변호사를 지시하는 인물은 강은총이 근무하는 신문사 사주의 아들이다. 그는 7년 전 강은총을 몰락 시키고 이다일까지 위기로 몰아넣었던 군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장군의 아들에 신문사 사주인 어머니를 둔 이 자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여전히 모호하다.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그저 7년 전 사건 해결과 함께 사라지는 존재일 가능성도 높다. 강은총의 주장을 보면 7년 전 사건의 주범 역시 선우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7년 전 이다일에게 증언한 것도 낯선 여자를 봤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폐인처럼 살다, 백 변호사의 지시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기자가 되어 다시 추적한 것 역시 귀신 이야기다.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이는 귀신의 짓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다일 역시 이미 사망했고, 귀신이 되어 이 사건을 맡고 있다는 강은총의 추론은 사실이다. 그렇게 새롭게 합류해 선우혜 잡기에 나선 것은 그 역시 복수심이다. 선우혜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그로서도 이 사건은 꼭 풀어야만 하는 묻은 과제다.
다일은 선우혜처럼 변해가고 있고, 선우혜의 몸은 망가져 가고 있다.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존재인 여울의 몸을 차지하면 영원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선우혜. 그런 선우혜를 막기 위해 나선 다일은 자신이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보다 여울을 구하는 것이 더 소중한 다일은 선우혜가 좋아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악귀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선우혜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성의 끈을 잡고 절대악에 맞서는 모습은 다일이 평생을 살아온 방식이기도 하다. 어머니를 죽인 존재이기도 한 선우혜에 대한 복수와 사랑이라는 감정 만으로 표현하기 벅찬 여울을 구해야 하는 다일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여울의 여동생이 사용하던 보청기와 결에게 선물했던 팔찌. 이 둘이 중요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채원의 주장은 이후 선우혜를 찾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죽어서도 산 사람을 도와주려는 이랑의 힘이 과연 악마가 되어가는 결도 구할 수는 있는 것일까?
마지막까지 자신을 공격하는 탐정 사무소에 모인 사람들을 이간질 시키려는 선우혜. 그로 인해 애써 외면하고 숨겨두었던 과거 앞에 내던져 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누구에게는 약한 고리는 존재한다. 이건 약점이 되고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울이 죽어야 선우혜도 죽는 기괴한 상황이 되었다. 여울이 죽지 않고 선우혜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이제는 그들에게 남겨진 과제다. 육체를 찾지 못한 다일은 자신의 몸을 찾는다 해도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선우혜가 그랬듯, 다일 역시 생존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마지막을 향해가는 <오늘의 탐정>은 귀신이라는 존재가 가능한 세계관 속에서 흥미롭게 이어지고 있다. 귀신이라는 존재를 앞세운 살인사건. 그리고 이를 풀어가는 귀신 탐정의 이야기는 그렇게 물러설 수 없는 대결 만을 앞두고 있다. 누군가는 소멸되어야 끝나는 사건.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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