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왕이 죽은 후 광대가 왕이 되었다. 완벽하게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에 비밀은 존재할 수 없다. 언제나 이런 비밀은 가장 알리기 싫은 사람부터 알게 된다. 신치수가 들은 왕의 얼굴과 같다는 광대 이야기는 벽서로 나붙게 된다. 사실이 아니어도 불쾌한 일인데,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누군가 있다는 사실이 하선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하다.
광대 하선과 임금 하선;
눈 오는 날 하선과 소운의 달콤한 키스와 대동법이 던지는 가치
도승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승부수를 던졌다. 진짜 왕을 독살하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왕이지만 약에 취하고 죽음의 공포에 빠져 무너진 이헌을 그대로 왕으로 모실 수는 없었다. 백성들을 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광대 하선이 도승지에게는 절실했다.
서늘하고 외롭기까지 한 바닷가에서 자신이 모신 왕을 죽이고 대의를 위해 나아가는 도승지의 앞날에는 손쉬운 것은 하나 없었다. 왕이 된 남자 하선에 의해 승승장구하던 신치수는 좌의정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왕의 남자라고 자부했던 자이자 스스로 왕 이상이 되고자 했던 신치수가 숨 죽인 채 있을 가능성은 없었다.
신치수는 잃은 권력을 되찾기 위해 진평군을 찾았다. 한때는 숙적이었던 두 사람이 처음부터 가까워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좌의정 자리에서 밀려난 신치수는 누구보다 왕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자가 자신이라며 진평군을 왕으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진평군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자신의 편에 설 수 있는 자들이라면 누구라도 좋다. 비록 이헌의 수족이 되어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라 해도 말이다. 신치수는 진평군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묘수를 짜냈다. 왕을 흔들고 무너트리기 위한 결정타라 생각했다.
왕의 용모와 빼닮은 광대가 존재한다는 말을 듣고 용안을 이용해 광대가 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방을 써 붙였다. 당연히 백성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론의 왜곡하고 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방법이다.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과 광대가 왕이 되었다는 발언들은 충분히 시장을 흔들 수준이었다.
신치수가 붙인 벽서는 왕 하선의 손에까지 들어갔다. 두려울 수밖에 없다. 누군가 악의적인 편에 선 자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면 위험한 일일 수밖에 없다. 벽서를 붙인 것은 확신보다는 소문만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 확인을 하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 도승지는 확신했다.
실제 김상궁을 시켜 왕이 진짜 왕인지 확인하라고 신치수는 지시한다. 하선에게 약을 먹여 잠들게 하고 몸에 있는 흉터를 확인하는 김상궁. 이 정도는 도승지가 충분히 알고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광대 하선은 죽고 임금 하선으로 태어나라며 가슴에 칼을 꽂은 것은 진짜 왕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이헌에게도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상궁이 이런 짓을 벌일 것을 알고 함정을 판 도승지로 인해 상황은 역전되었다. 분노하는 하선의 모습은 완벽한 광기의 이헌이었다. 떠는 김상궁에게 신치수가 벽서 사건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 살려 주겠다는 도승지. 그렇게 신치수 앞에서 벽서 사건을 떠보지만, 그 역시 하수는 아니었다.
궁 안에 넓게 퍼진 자기 사람을 통해 왕에게 김상궁이 들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몸의 상처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로 인해 신치수는 함부로 벽서 사건을 밀어 붙일 수 있는 상황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신치수에게 돈을 노린 목격자들은 달려들기 시작했다.
운심이 광대 하선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신치수는 갑수와 달래를 찾으라 명한다. 두 사람을 찾으면 왕과 닮은 광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지금의 왕이 광대가 아니라면 광대를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생각을 신치수도 했다.
불안이 깊게 베이기 시작하는 것과 달리, 왕이 된 하선과 중전의 달달함은 극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왕을 위해 손수 만든 필랑을 선물하고, 궁에서 깍지를 낀 채 달달한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 봐도 깊게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이다. 이를 목격한 진평군은 불안하고, 대비는 중전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자신한다.
서고로 자연스럽게 오도록 만든 왕이 된 남자 하선의 로맨스는 달달함을 넘어섰다. 책들 사이에 넣어 든 마음을 담은 글들은 중전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내관이 눈일 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준비한 이벤트였다. 그렇게 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난 하선과 중전.
준비라도 한 듯 눈이 내리고 그런 눈 속에서 하선은 중전이 서고에서 첫 키스를 하던 상황을 재현한다. 잠들었다고 생각했던 왕이 자신이 했던 말들을 그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서고 키스처럼 눈이 오는 날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키스를 나눴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변곡점을 만날 수밖에 없다. 도승지가 광대 하선을 왕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중전을 자신의 여자로 만드는 일은 용납할 수 없었다. 신분이 분명한 사회에서 차마 그것은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전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이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밖에 없게 된다. 시점이 문제일 뿐.
대비와 진평군, 그리고 신치수까지 하나가 되어 왕에 대항하는 구조가 되었다. 강력한 원팀이 된 그들을 상대하는 이들은 도승지와 조내관, 그리고 다시 돌아온 장무영이 전부다. 하선의 정체를 아는 이들이 한 팀이 된 것이다. 여기에 사실을 알고도 하선을 버리지 못하는 중전까지 가세해 적들과 맞서는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동법 시행을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도 흥미롭다. 왜 대동법이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일까? 이를 보면 작가와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동법은 단순하게 많이 가진 자들이 많이 내는 것이다. 100을 가진 자가 10을 내고, 10을 가진 자가 1을 내는 것이다.
당연한 이치이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대동법은 권력 집단의 저항을 받고 있다.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은 세를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한다.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도 가진 자들에게 공평하게 세금을 걷는 행위를 공산주의자의 만행 정도로 포장해서 공격하는 무리들이 존재한다.
<왕이 된 남자> 속에서 대동법에 반대하는 무리배들의 행태가 2019년 현재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백성과 국민들을 위해 보다 좋은 방법을 찾고 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절대적으로 많은 것들을 가진 자들은 패거리로 저항한다.
수구언론은 왜곡된 보도를 일삼고, 이를 받아 정치꾼들은 국민들을 우롱한다. 일부 미개한 추종자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상관없이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외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기괴한 무리들의 행태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니다. 과거 <왕이 된 남자>가 살던 시절에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하선과 도승지가 대동법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지는 궁금해진다. 시대를 반영한 핵심 요소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