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풍습, 본향당 대제
"한 해의 무사안녕을 비는 신년과세제의 송당본향당"
어제는 제주 송당리 마을에 있는 본향당에서 신년과세제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인근 마을인 와흘리에서 치러집니다. ‘신과세제’, ‘신과세’, ‘과세’, ‘과세문안’ 등으로도 부르는 ‘신년과세제’는 마을의 당신(堂神)에게 세배를 드리고 마을과 마을사람들 가정에 안녕을 비는 무속 신앙의 하나로 정월에 각 마을에 있는 본향당에서 치러집니다.
음력 1월13일인 어제는 송당본향당에서, 그리고 음력 1월14일인 오늘은 와흘본향당에서 신년과세제가 열리는데, 평소에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와흘본향당도 오늘 하루만큼은 모두에게 개방을 합니다.
송당본향당은 송당리 마을 안 당오름 기슭에 자리해 있습니다. 마을이름도 그렇고 오름의 이름도 그렇고 모두 ‘당’이 들어가 있습니다. 제주도에 분포해 있는 오름들 중에 ‘당오름’을 검색해보면 고산리, 동광리, 와산리, 송당리 등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는데, 모두가 신당이 있거나 오래 전에 있었던 곳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마을사람들이 제물을 바쳐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1만8천 신들의 고향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만큼 제주도 곳곳에는 풍부한 무속이 전해지고 있는데, 해마다 이맘 때만 되면 마을마다 제를 지내는 곳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마을과 마을사람들의 무사안녕, 그리고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풍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물을 들고 왔던 소쿠리들이 돌담 위에 가지런히 올려 져 있는 모습이 아주 독특합니다.
정성스럽게 시주를 드리는 일 또한 가족들의 무사안녕과 건강을 비는 요식의 하나입니다.
쌀을 빚어 정성스럽게 만든 떡과 음식은 모두가 나눠 먹습니다. 단, 육류 종류의 제물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먹을 수도 없습니다.
이곳 송당리 마을에서의 대제는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합니다. 마을이름에도 ‘당(堂)’이 들어갔듯이 신들이 거처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는 당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송당에서 모시는 신은 ‘금백조’로 ‘소천국’과 혼인하여 아들 18명, 딸 28명을 낳았고 아래로 손자들도 번성하여 이들 신들이 각 마을로 흩어져 본향당신이 되었으니, 송당신이 바로 제주도 본향당의 조종(祖宗)인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월에 치러지는 대제는 다른 제사 때보다 규모가 아주 큰데요, 이곳 송당본향당에서는 1년에 네 차례 제사라 치러지는데, 세배를 드리는 신년과세제를 비롯하여 2월13일 영등마제, 7월13일 마불림제, 10월13일 시곡마제가 이곳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