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채용 비리 중심에 선 김성태 의원의 딸이 지난 9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서울남부지검은 20일 밝혔다. 11일이 지나 이를 알린 이유는 뭔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소환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김 의원 딸은 "부정채용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자신이 근무한 회사에 어떻게 취업이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난센스다. 입사지원서도 내지 않고 합격이 되었다. 다른 곳도 아닌 KT에 입사지원서도 내지 않고 채용되면서도 몰랐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입사지원서도 내지 않은 상황에서 합격 처리가 됐고, 이후 인성검사에서 D형을 받아 불합격 대상임에도 최종합격되었다. 이는 명백한 부정 채용이다. 국회의원의 딸이라는 이유로 모두가 그렇게 부정 채용되지는 않는다. 김 의원이 당시 어떤 직책을 맡고 있었는지 보면 KT에서 부정채용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한다.
KT 부정채용 논란에는 김 의원 딸을 비롯해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KTDS 부사장,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외에도 최근에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범도 전 한나라당 의원까지 부정채용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인재경영실장을 지낸 김상효 전 상무와 서유열 전 사장이 연이어 구속 기소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이번 채용비리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이석채 전 회장도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이제는 채용비리 청탁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의미다.
부정 채용을 한 자들이 구속된 상황에서 청탁자들에 대한 수사와 구속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방탄이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부정채용은 가장 악랄한 범죄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청년들의 꿈을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서될 수없다.
KT 채용 비리 사건은 민중당과 KT새노조 등이 김 의원을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2012년 KT 상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모두 12건의 부정채용을 확인해 당시 회사 실무자 등을 기소했다. 지난달 인재경영실장이었던 김상효 전 상무와 서유열 전 홈고객부문 사장이 구속 기소됐고, 9일에는 이석채 전 회장도 기소됐다.
수사 결과 KT에서 부정채용을 했던 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구속이 될 충분하 사유였다는 것은 청탁자들 역시 그에 준하는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소환 조사를 머뭇거리게 하는 이유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의원은 자신을 향한 정치적인 탄압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하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거의 없다.
자신도 딸도 부정 채용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주장은 황당함을 넘어 기괴하다. KT라는 곳에 입사를 했는데 입사지원서도 내지 않고 합격이 되었다. 누가 봐도 기괴한 상황을 당사자들만 몰랐다고 하고 있다. 기본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이라면 이상할 수밖에 없다.
김 의원 말대로 무슨 의미와 이유로 그를 정치적 탄압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하는지 의아하다. 자유한국당 대표도 원내대표도 아닌 국회의원을 꼭 집어 탄압할 이유가 무엇인가? 과거 정권에서 행했던 정치적 탄압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은 피해 의식일 뿐이다. 우리가 했으니 남들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판단이 만든 오류다.
김성태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는 조만간 이뤄질 것이다. KT 임원 등에 딸 채용과 관련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는 조사 과정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 이를 증명하면 된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그토록 열심히 외쳐왔던 특검을 요구해도 된다.
부정채용 청탁은 가장 악랄한 범죄다. 공정한 대결을 막는 이런 청탁 비리는 가장 강력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수사가 더디게 흘러가고, 제대로 된 처벌도 하지 못한다면 사법부 자체는 존재 의미가 없다. 부정 채용 청탁은 힘을 가진 자들의 범죄다. 이를 처벌할 수 없는 사법부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