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피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7월 공식적으로 복귀할 예정인 김 피디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선 유재석을 만났다. 정식 프로그램이 아닌 말 그대로 재미 삼아 올린 소품이다. 유재석이 <무한도전> 시절 가장 많이 습관적으로 해왔다는 "놀면 뭐하니?" 실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무한도전>이 새롭게 돌아오기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무한도전>이 끝난 후 토요일 예능이 실종되었다고 표현하는 이들도 많다. 볼거리는 쏟아지지만 딱히 볼만한 것이 없는 세상이다. 그만큼 흔해진 재미들 속에서 진짜 재미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다채널 시대 오히려 선택권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확실한 하나를 찾는 욕구들은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호 피디가 돌아온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오는 7월 복귀 예정인 김태호 피디가 과연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었다. '놀면 뭐하니?'라는 채널을 만들어 실험적인 영상을 올렸다. 10분 남짓 영상 다섯 개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그리고 그 영상은 말 그대로 소품 형식으로 '놀면 뭐하니. 이거라도 하자'라는 마음이 잘 담겨 있다.
김태호 피디가 목요일을 여전히 남겨둔 유재석과 만났다. 목요일은 <무한도전> 녹화일이기 때문에 멤버들은 습관적으로 그 날은 따로 녹화를 하지 않는다. 불문율 같은 그 습관은 그래서 무섭기도 하다. 토요일 오후만 되면 <무한도전>이 생각나는 시청자들의 마음과 비슷할 것이다.
뜬금없이 카메라 하나를 남기고 아무것나 찍으라며 "놀면 뭐하니?"라는 유재석의 습관적 버릇은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다. 카메라를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요즘 세대들과 달리,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어색할 수밖에 없는 유재석은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가장 먼저 호출된 것은 조세호였다.
조세호와 함께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서인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듯했다. 그렇게 하나가 아닌 둘이 된 그들은 카메라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유재석은 조세호에게 카메라를 통째로 넘겼다. 유재석에게 전달된 카메라는 아무런 각본도 없는 조세호에게 건네 지며 하나의 방식이 만들어졌다.
카메라 베터리가 끝날 때까지 촬영을 하게 된 상황에서 조세호는 자신의 일상을 찍기는 하지만 한계에 봉착하고, 다시 유재석을 찾는다. 그렇게 다른 출연자를 섭외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카메라는 '릴레이 카메라'라는 새로운 포메이션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유재석에서 시작된 촬영은 조세호를 거쳐, 태항호-유병재-딘딘-유노윤호까지 이어지며 스타들의 간단한 '브이로그'로 이어지게 되었다. 한 달만에 김태호 피디의 손에 다시 돌아온 카메라. 그렇게 그들의 일상이 담긴 영상이 편집되어 공개된 것이 바로 '놀면 뭐하니?' 채널에 올려진 '릴레이 카메라'의 실체다.
첫 놀이가 의외의 모습을 보이자, 김 피디는 유재석에게 이번에는 두 개의 카메라를 맡겼다. 황당해하는 유재석은 당장 두 개의 카메라를 다른 이들에게 넘기기 위해 준비한다. 무한대로 확장되는 카메라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숫자로 늘어나고 그렇게 퍼져 얻어지는 내용들이 무엇일지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대단하거나 특별하지 않다. 처음 목격할 수 있는 특별한 그 무엇도 아니다. 하지만 단순함과 익숙함 속에 색다른 방식으로 다가선 '릴레이 카메라'는 어쩌면 하나의 유행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7월 준비하고 있는 예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김태호 피디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7월 정식으로 복귀하는 김태호PD는 '크라우드 펀딩'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김태호 PD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여 채현석, 현정완 등 후배 PD의 메인 디렉팅을 지원 및 총괄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어떤 방식의 예능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무한도전 시즌2>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다. 한동안 <무한도전>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김태호 피디의 도전은 충분히 박수받을만하다. 유튜브를 통해 가볍게 워밍업을 한 그가 후배들과 함께 어떤 도전을 해나갈지 궁금해진다.
소문난 잔치상에 먹을 것은 없다. 화려하고 다채롭기는 하지만 딱히 볼 만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태호 피디가 돌아온다는 소식은 반갑다. 식상함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현재의 분위기를 뒤엎을 수 있는 '메기 효과'를 김 피디가 보여줄 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