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이 대대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사법부 불신을 절대 사라질 수 없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이 불신을 받는 사회는 기괴한 풍경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스스로 개혁의지가 없는 사법부에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매스를 들이대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가 붕괴된 미래를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사법개혁이 이뤄지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지난 촛불 혁명에서 가장 크게 언급되었던 것 역시 사법개혁이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집행하는 자들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법개혁은 여전히 힘겹고 어렵기만 하다.
스스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개혁으로 이끌어야 할 주체들이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 여전히 자신들이 가진 절대적 권력을 앞세워 마치 자신들이 신이라도 되는 듯한 행동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법무부장관을 요구하는 외침들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승태가 법정에 섰다. 그리고 그 휘하에서 사법부를 농단한 자들 역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재판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경악할 수준이다. 과연 이들이 과거 사법부의 최고 자리에 있던 자인지 의아할 정도다. 최소한 법으로 먹고 산 자들로서 양심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법원장이었고, 대법관이었던 자들이 사법농단을 이끌었다. 그런 자들이 벌을 받기 위해 법정에 서자 자신들이 평생 해왔던 가치관을 모두 버렸다. 검찰 조서 자체를 믿을 수 없다고 부정하고, 유해용 전 판사는 자신을 위해 법을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들에게는 실체적 진실이 아니라 시간끌기라는 사실은 글씨체 논쟁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양승태와 사법 농단 집단들을 비호하는 변호사들은 시간을 끄는 것이 최선이다. 글씨체가 다르다는 논쟁을 벌여도 재판관이 무의미한 행동이라며 저지하고 핵심 사안으로 들어가면 그만이다.
황당한 것은 판사가 양승태 변호인의 주장에 동조해 법정에서 글씨체 논쟁만 몇 달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재판을 이끄는 판사가 양승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밝히고 싶지 않다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한 셈이다. 나는 양승태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고 현직 판사가 선언했다는 의미다.
사법 농단에 개입한 66명의 판사들 중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는 자가 없다. 그들은 현재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판사로서 일을 하고 있다. 사법 농단을 벌인 자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할 일이다. 이들에 대한 처벌을 해야 할 대법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법부 전체가 썩었다는 의미다. 모두 우리는 하나를 외치며 패거리 문화를 앞세운 부패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사법부에 존재하는 누구 하나도 사법개혁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 그런 자들이 서로를 돕고 있는 현실이 과연 정상인가? 기본적으로 판사로서 자질을 상실한 자들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자발적인 개혁은 불가능해 보인다.
판사들은 우선 컴퓨터 학원부터 보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토록 집착하는 한글 폰트 공부도 따로 과외라도 받도록 해야 할지도 모른다. 옳은 재판을 위해서라면 판사 집단 전체를 국민 혈세로 학원 보내주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엔터키를 쳤는지 다른 것을 눌렀는지 그게 그토록 궁금해 올인하는 사법부를 위해서 국민들은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다.
YG와 친하다는 정마담. 그가 입을 열었다. 성접대 논란의 핵심에 선 인물인 정마담은 자신이 자발적으로 상황을 이끌 힘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 성접대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거부에게 제안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그런 영업도 가능하겠지만 YG 성접대 논란은 다른 문제다.
말레이시아 역사상 최악의 부패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는 조 로우는 한때 큰 손으로 활약했다.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조 로우를 특별하게 대우 할 정도로 큰 손이었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이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혈세를 가지고 한 낭비였지만 말이다. 양현석 전 대표 역시 큰 손인 조 로우의 돈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판을 키우고 성장을 시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자기 자본으로 사업을 이끌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외부 투자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YG는 조 로우의 막대한 자본이 필요했을 수는 있다. 그리고 그런 투자를 받기 위해 술접대와 성접대까지 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비난을 받을 수는 있지만 지금도 성향하고 있는 접대 문화 자체가 큰 비난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개인이 아닌 회사를 위한 행동이라면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 대목은 존재하니 말이다. 하지만 양현석 전 대표는 이를 모두 부정했다. 그리고 수사받기 전 정 마담에 전화를 건 YGX 대표는 경찰 조사는 걱정 말라는 식으로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수사가 시작되자 정 마담은 황당했다고 한다. YG 측은 철저하게 자신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모든 잘못은 정 마담이 홀로 한 일이고 자신들은 알 수 없다는 전략이 YG의 방침이었던 셈이다. 정 마담이 <스트레이트> 측과 인터뷰에 응한 이유도 이 배신감 때문이었다.
유럽 원정을 이끈 것도 양현석 전 대표였고, 현금을 지급한 것도 그라는 것이 정 마당의 주장이다. 성매매와 관련해 자신은 전혀 상관없다는 꼬리자르기 전략을 쓰기는 했지만, 그가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은 모든 것을 이끈 핵심은 자신이 아닌 양현석 전 대표라는 것이다.
YG와 관련된 사건은 3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버닝썬 사건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그들이 과연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꼬리도 잡지 못한 채 엉망진창이 된 사건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양 전 대표는 자연스럽게 다시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그들은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법기관은 절대 YG를 수사하고 싶어 하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