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한국 방송 3사가 TV패드 판매업자와 사용자를 상대로 2일 연방법관에 저작권 피행보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률 대리인인 이영훈(가운데) 변호사가 소송 배경을 밝히고 있다.

TV패드 판매업체 중 하나인 미디어 저널이 2일 LA카운티 지방법원에 방송 3사를 상대로 불공정 행위로 소송을 제기했다. 프란시스 류(오른쪽) 변호사가 소송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방송 3사 측 

명백한 저작권 침해 

판매금지·피해보상 민사소송

판매업체 측 

한국방송 3사 '불공정 행위'

벌금 운운 협박·명예 훼손

한국방송 시청 셋톱박스인 'TV패드'를 둘러싸고 방송사와 판매업체간 맞소송 사태가 벌어졌다. 양측은 2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소송 이유 등을 밝혔다.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 'TV패드'에 대해 한국 방송 3사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KBS, MBC, SBS 등 한국 방송 3사의 법률 대리인 이경원 변호사는 2일 오전, LA다운타운에 있는 연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V패드와 관련해 판매금지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TV패드는 인터넷과 TV를 연결해주는 셋톱박스로 이를 이용해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월드컵을 앞두고 한인사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소송의 피고는 TV패드 주요 판매처인 미디어 저널(LA·대표 송두현), 베스트웨이 리얼티(OC·대표 김성윤), 미시럭시(OC·대표 금 강) 등 3개의 업체로 칠보면옥(LA), 명동순두부(OC) 등 두 곳의 사용자도 포함됐다.

원고 측은 ▶저작권 침해기기의 유통행위 금지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이에 기여하는 행위 금지 ▶타인의 권리침해에 따른 부당 이익취득 금지 등의 법률적인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경원 변호사는 "한국 방송 3사는 한국 방송 콘텐트를 무단으로 유통하는 TV패드의 제조자 및 유통업자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에서 법적인 단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미국에서도 TV패드의 유통업자와 사용자 일부에 대해 연방법에 의거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TV패드는 저작권 침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기"라며 "이 TV패드를 통해 1500편의 프로그램이 저작권 침해를 당했고 한 편당 최고 15만 달러의 손해배상금이 청구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방송 3사는 내주 중으로 TV패드의 판매 및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명령(TRO)을 법원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V패드 주요 판매처인 미디어 저널도 이날 한국 방송 3사를 상대로 '불공정 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2일 웨스트LA에 있는 '류 로 펌'에서 열린 회견에서 미디어 저널 측은 TV패드와 관련된 소송은 현재 아무것도 없으며 TV패드 판매와 시청이 불법이라는 법원의 판결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일반적으로 무료 공중파 방송을 TV패드를 통해 개인이 시청하는 것은 공정사용법 예외조항에 따라 불법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디어 저널 측은 주류방송 송출 사업자인 에리오(Aereo)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에리오는 CBS, ABC 등 주류 방송사에 의해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당했지만 1심은 물론 항소심에서도 승리했다. 하지만 방송사들이 연방 대법원에 에리오를 다시 상고했으며 현재 세 번 째 재판을 위한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