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의류생산 기지를 엘파소로 옮기기 위한 첫 이전작업이 지난 9일 다운타운 메인과 27가에 있는 '알파미싱' 앞 마당에서 시작됐다. 인부들이 53피트 트럭에 작업대와 서플라이 등을 싣고 있다.
지난 주말 140여 대 재봉기 LA 떠나
임금인상, 노동법 탓 LA는 힘들어
한인 업주 탈출 러시 신호탄 되나
140여 대의 재봉기와 작업대, 실 등 기타 서플라이를 실은 53피트짜리 대형 트럭이 드디어 LA를 떠나 텍사스주 엘파소로 갔다.
지난 9일 다운타운 메인과 27가 코너에 있는 알파소잉머신&서플라이(이하 알파미싱. 대표 제프 신) 앞 마당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사무실 마당에 접한 이면 도로에는 대형 트럭이 서 있었고, 멕시칸 인부 서너명이 재봉기와 작업대, 서플라이 등을 부지런히 싣고 있었다.
LA에서만 30년 넘게 봉제공장을 운영해 온 최대성 사장이 요청한 이삿짐이다. 한인봉제협회 회장이기도 한 최 사장은 엘파소 실사단과 함께 현지에 머물고 있던 터라 이날 현장에는 '알파미싱'의 신 대표가 작업을 대리하고 있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싱글, 오버록, 커버스티치 머신 일부는 이미 전날(8일) 오후 늦게 엘파소로 출발했고, 이날 잔여분과 서플라이 등을 싣고 떠날 참이었다. 지난해 7월 중순 의류 생산기지를 엘파소로 이전한다는 말이 나온 이후 실제 한인 봉제업주가 재봉기를 뜯어, 트럭에 싣고 떠나는 첫 케이스이다.
최 사장은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 '간다, 간다'는 말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한인 업주들은 사태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새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10달러로 오르고 종업원상해보험(워컴) 인상에 깐깐한 노동법 단속까지 감안하면 더 이상 LA에서는 봉제공장을 운영하기 어렵다.
다들 알고는 있지만 위험부담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첫 이전 작업이 이뤄진 만큼 1000여 한인 봉제업주들의 LA탈출은 러시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번엔 재봉기 140대만 갔지만 오는 8월까지 다른 4명의 투자자들 재봉기를 더하면 총 720대가 엘파소로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텍사스주 엘파소는 공장 렌트비와 워컴이 LA에 비해 절반 이하인데다, 시간당 최저임금도 연방기준인 7.25달러를 적용하고 있어 봉제업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비즈니스 친화적이라 노동법 단속도 LA에서처럼 깐깐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사장은 엘파소 시내에서 약 5분 거리에 있는 공장 건물 중 5만8000스퀘어피트를 LA의 절반 이하 가격에 리스했다고 말했다. LA의 경우 봉제공장 리스가격은 스퀘어피트 당 70~80센트 수준이다.
최 사장은 또, 엘파소시와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보더플렉스에서는 봉제 숙력공 모집을 돕고,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 그동안 30분 간격이던 배차간격도 10분마다 해 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최 사장은 "재봉기 설치 작업과 근로자 채용이 끝나면 오는 20일께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봉틀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엘파소 이전의 선구적 입장이라 더욱 신경써서 사업을 꾸릴 생각이다"며 "추후로 엘파소 이전을 계획하는 한인 봉제업주가 있다면 창구를 한인봉제협회로 단일화 해 리스부터 워컴, 인력 수급, 세금 혜택 등도 함께 누리고, 엘파소에 새로운 한인 봉제단지도 만들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