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등록금이 치솟는 미국 대학들을 뒤로하고 대학 등록금이 무료인 독일로 향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1985년 이후 지난 31년간 500% 증가했지만 독일 대학들은 전통적으로 독일 시민권자는 물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도 수업료를 거의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독일 대학에서 유학하며 무료로 수업을 듣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는 1만여 명. 해외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수의 독일 대학들이 학부와 대학원 수업들을 영어로 제공하고 있는데 유럽의 대학 정보 제공 업체
스터디포탈(studyportals.eu)은 독일에서 약 900개의 코스가 100% 영어로 진행되고 있으며 분야도 독일 교육
시스템의 강점으로 꼽히는 사회과학 정치 공학 등 다양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다수의 독일 대학들이 유학생에게도
등록금을 받지 않는 이유는 독일의 만성적인 인재 부족 현상과 저출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독일 기업들이 수년간 자국민으로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납세자들이 외국에서 숙련된 인력을 더 많이 끌어올 수 있도록 기꺼이 세금으로 대신 교육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망명자나 피난민들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며 독일 유학
붐이 미국뿐 아니라 보수 정권 아래서 대학 등록금이 급등한 영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도로시 스타펠펠트 함부르크
상원의원은 "대학 등록금은 전통적으로 학구적인 가풍에서 자라지 않은 학생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기 쉽다"며 "독일 교육정책의
목표는 모든 이들에게 평생 동안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독일 정치의 핵심 과제는 젊은이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가정 형편에
차별 없이 무료로 받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르스 풍크 독일엔지니어협회(VDI) 대표는 독일의 노동력 부족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문제로 가속화될 수 있는 이 문제를 외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해결해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