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기준과 큰 차이
한인, 아시안 중 3번째
아시안은 젊고 날씬해도 인종적인 특수성 때문에 당뇨에 걸릴 수 있다고 의학계가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아시아계 중 한인 남성들의 당뇨병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인지나 예방 노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는 19일자에서 아시안들에게는 '전형적인 당뇨병 환자'의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상 당뇨 발병률은
'패스트푸드와 소다를 좋아하는 운동 안 하는 중년' 사이에서 높다고 알려져 있다. 비만이 당뇨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아시안 당뇨 환자들 사이에서 학계 통설과 불일치하는 모순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LA카운티내 아시아계 비만율은 9%로 백인(18%)의 절반 수준인데 비해 당뇨환자 비율은 10%로 백인(7%)보다 오히려 높다. 뚱뚱하면 당뇨에 더 잘 걸린다는 학계 통설과 상반되는 결과다.
가주 전역의 당뇨병 환자 비율을 인종·민족별로 나누면 그 잘못된 인식은 더 도드라진다.
아시아계 당뇨환자 비율은 백인의 2배에 달했다. 백인은 남성의 8.6%, 여성의 5.9%가 당뇨병 환자인데 반해 아시안은 남성 17.9%, 여성 13.3%였다.
특히 아시아계 당뇨환자 비율을 6개 민족별로 나눴을 때 한인 남성의 당뇨환자 비율이 16.8%로 3번째로 높았다.
의학계는 아시안들에게서 나타나는 부조화의 원인으로 신체적인 특징을 지적하고 있다.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같은 체격일 경우 근육량이 적고 지방이 많다. 따라서 뚱뚱하지 않다고 해도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
속칭 '마른 당뇨(Skinny Fat)'가 많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특히 아시안들에게서는 복부 지방이 타인종보다 더 많이
축적된다. 복부 지방은 엉덩이나 팔의 지방보다 당뇨에 더 위험하다.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40여 년간 진료해온 에드워드 차우 박사는 "아시안은 체형이 정상으로 보인다고 해도 (당뇨를) 항상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시안들의 신체적 특징 때문에 비만을 규정하는 체질량지수(BMI) 기준을 아시아계에 한해 현재 25에서 23으로 낮춰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아계 커뮤니티를 상대로 뚱뚱하지 않다고 해도 당뇨에 걸릴 수 있다는 인식 변화를 홍보해야 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예방 조치에 대한 특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뇨병은 약보다는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아시아계 식습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계 식습관을 기준으로 한 당뇨 예방 식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신문은 한인 웬디 김(45)씨의 예를
들었다. 10년 전 당뇨 진단을 받은 김씨는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당에 가면 밥은 일부러 먹지 않지만, 고기의
양념에 든 설탕 때문이다.
로네시 싱하 박사는 "대부분의 전문의들이 배운 당뇨병 예방 식단은 아시아계에는 마치 채식주의자에게 고기를 적게 먹으라고 말하는 것처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