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거점을 둔 시온마켓이 내년 애틀랜타 진출을 예고, 애틀랜타의 한인 밀집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인 마트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온마켓은 앞서 지난 1일 둘루스 플레전트 힐 로드 선상에 있는 마이크로센터 몰로 입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중순께 건물 임대계약을 마쳤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마트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업체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인 타운의 중심지인 둘루스에는 H마트, 아씨플라자, 메가마트, 그리고 남대문시장에 더해 시온마켓까지 진출하면 한인마트만 5곳으로 늘어난다. 이들 마트간 거리는 불과 수마일 반경 안에 모두 집결해 있는데다, 고객군까지 겹쳐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 마트 관계자들은 “지금도 경쟁이 치열한데 더 과도해지면 출혈 경쟁으로 판매 상품의 품질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한인마트 관계자는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임대계약을 맺고 진출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며 “지금도 경쟁이 치열해 골치가 아픈데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나름대로 고객군을 다변화하고 이런 저런 전략으로 손익을 맞추고 있는데, 한인 마트가 더 생긴다면 고객 지형도가 완전히 바뀐다. 그러면 또다른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틀랜타의 기존 한인 마트들의 경영상황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한 고객군을 상대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둘루스 지역에는 한인 마트들에 더해 중국계 마트인 그레이트 월(만리장성), 코스트코, 월마트, 알디, 크로거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도 곳곳에 들어서 있어 제품 차별화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것이 마트 관계자들의 고민이다.
시온마켓이 새로 진출한다면 다른 마트들과 비교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관건이다. 또 다른 한인마트 관계자는 “둘루스 지역의 아시안 마켓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마트별로 어려움이 많다. 결국 기존 파이를 나누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고객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는 세일경쟁 등을 통해 득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가격 경쟁은 결국 상품의 품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도 조지아 지역의 그로서리 가격은 전국 최저가 수준인데 더 낮아지면 운영이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쟁 상황은 애틀랜타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온마켓은 몽고메리 진출을 염두해두고 한인 밀집지역 소재 건물 매입을 추진하고 있고, 또 다른 한인 마켓도 몽고메리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몽고메리 등 남부지역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한 선제대응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