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사태는 업계 전반의 운송료 인상폭이 최대 50%에 달하면서 운송업계와 화물주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 물류업계에 따르면 한진사태로 인해 부산과 롱비치를 연결하는 수출입 선적 운송비용이 20~50% 올랐거나 곧 오를 예정이다. 특히 롱비치로 수입되는 화물들은 최대 50%에 육박하는 상승을 보여 물류업체들과 화물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인물류협회 이중열 회장은 "한진사태 초기부터 예상했던 내용이 현실로 닥쳐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물류업체 T사의 한 대표는 "부담을 느낀 화물주들이 한진 대신 차이나시핑, 코스코, APL 등 다른 얼라이언스 업체들도 쇼핑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바빠졌다"며 "소규모의 컨테이너들은 그렇지 않지만 수십개 이상을 움직여야 하는 화물주들은 높아진 운송비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현실을 전했다.
20~40피트 규모의 화물을 기준으로 부산에서 롱비치 항구로의 운송비는 이전에는 1500~1700달러 내외였으나 현재 2400~250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인 포워딩 업체 대표는 "가격이 오른 것은 화물주들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개인적으로는 가격 안정에 최소한 1년은 소요될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 연말 피크 시즌까지 겹치면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진과 함께 한국의 양대 해운사인 현대상선도 가격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측은 피크시즌을 맞아 오는 10월부터 수입 화물의 경우 30~40%, 수출 화물은 20% 이상(20피트 240달러, 40피트 300달러)를 부과하기로 했다. 현대측 관계자는 "꼭 한진 때문만은 아니지만 피크시즌과 업계 수요 상승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피해는 한진을 이용해온 한인 업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아시아발 미주행 화물들에 대한 운송료는 이미 오른 가격으로 재편됐다. 온라인 배송 쇼핑사이트인 '프레잇토스'는 9월 한달 동안 아시아발 미주행 선적 비용은 최대 50%가 올랐다고 지난 주 밝혔다.
전문가들은 50% 가량의 인상폭은 비어있는 선적들과 컨테이너 등으로 다시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말 쇼핑 시즌을 위한 제품 공급이 급한 기업들과 화물주들은 눈물을 머금고 비싼 운송료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한 기업 대표는 "기존의 가격 경쟁 구도가 깨지면서 새로운 적정 가격선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면 한국 선사들만 고집할 수 없게 되며 파산사태로 겪은 불편함과 손해가 결국은 다른 해운동맹을 선택하는 동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부담은 운송료 뿐만이 아니다. 한진을 이용해온 기업들은 줄줄이 항만측의 추가 비용에 대한 청구서들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만측이 한진으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는 하역과 운송 비용을 수출입업자에게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대규모 수출입 기업들이 한진 사태의 추이와 경과를 조금 더 지켜본 뒤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합병이 된다면 한진 선박들이 처리되는 시기가 분수령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