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전후 콘테이너 운송비 올라
큐빅당 최고 200불 중반까지 받아
내달 새 해운동맹 발표에 기대감
은퇴 후 한국으로 귀국을 결심하고 이사를 준비중인 강기숙(LA·64)씨는 이삿짐 비용 견적을 받아보고 적잖게 놀랐다.
1~2년 전만 해도 큐빅 미터당 100달러 초반대 이던 비용이 최근에는 3큐빅 미터의 기본 비용 750~850달러에 추가 큐빅당 많게는 230달러까지 부과하는 업체도 있었다.
집에서 집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포함, 개별 회사의 운송 방식, 소요 기간 등에 따라 가격 차이는 있지만 1년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귀국 이삿짐 비용이 비용에 비해 20~30%가량 올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가격 상승은 컨테이너 비용 상승에 따른 것이지만 한진해운의 파산 후유증도 한몫을 하고 있다.
H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 요금을 올리지 않은 업체도 있지만 이는 가격 경쟁을 우려해 인상하지 않은 것으로 보면 된다"며 "봄을 지나면서 가격이 다시 안정세로 돌아올 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운 비즈니스 전문 매체인 커머스저널은 최근 "지난해 초만 해도 태평양 노선의 40ft 컨테이너 도매 장기계약 가격이 800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젠 사실상 그 가격대는 끝났다"고 분석했다.
해운 동맹들의 2월 말 통계에 따르면 태평양 미주노선의 아시아 방향은 현재 40ft 당 1500달러, 동부 방향은 최대 2800달러까지 치솟은 상태이며 화물주와의 계약 기간과 볼륨에 따라 1000달러에서 2300달러 가량이 적정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컨테이너 운송업체 관계자는 "2015년, 2016년 수준의 가격을 기대하는 것은 이젠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됐다"며 "한진 파산 전후로 사실상 30~40% 치솟았던 태평양 노선 가격이 아직 유지되고 있다”며 “4월 이후 출범이 예고되고 있는 신규 얼라이언스(해운 동맹)와 기존 동맹의 재구성이 일부 가격의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인 물류협회 한 관계자는 "현재의 높은 비용이 곧바로 정상화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며 5월이 지나야 변동폭이 줄어드는 형태로 안정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운송 스케줄을 늦추거나 다른 경로의 운송을 고려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다"고 말했다.
해운 대기업들도 현재의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세계 시장 2위의 해운 기업인 MSC의 디에고 마폰테 CEO는 이와 관련 2월 중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리다매 방식으로 손해를 감수했던 것을 이제는 회복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한다"며 "시장에 충격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믿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인 관련 업계에서는 당분간 현재의 이삿짐 운송 비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오히려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는 5월 이후에는 소폭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삿짐 비용 쇼핑을 최대한 폭넓게 하고 쓸 가능성이 적은 가구, 전자제품, 운동기구 등은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비용 절약을 위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