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지원시 수학 실력 인정해
작년 한인 20여명 결승 진출도
자녀의 수학 실력에 공을 들여야 할 때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뇌과학 등 미래 직업을 이끌 인기 전공으로 꼽히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가 발달하면서 수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수학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각종 수학 경시대회에 도전해보는 것이다. 시험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미국 수학 대표팀으로 발탁돼 국제대회에 출전할 기회도 얻고 그 기록은 대학 지원시 도움이 된다. 봄학기가 시작되면서 수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당장 2월 7일과 15일에는 미국수학협회(MAA)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시대회 AMC10/12가 열린다. 올해 진행되는 수학 경시대회는 어떤 게 있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자세히 알아봤다.
미국수학경시대회(American Mathematics Competitions·AMC)
초·중·고등학생들의 수학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1950년 5월 11일 미국수학협회(MAA)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부에서 처음 열렸다. 당시 뉴욕 지역에서만 238개 학교에서 600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을 만큼 학부모들과 교육자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받았다. 지금은 연간 참가자 수가 35만 명에 달하며, 예일과 브라운 등 아이비리그 대학과 유명한 공과대학인 MIT와 캘텍의 경우 대입 지원서에 대회 점수를 기재할 수 있는 칸까지 만들어 놨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한다.
이들 대학들이 AMC 시험을 인정하는 이유는 거의 완벽한 SAT나 AP 수학 점수가 있는 지원자들의 실력을 제대로 변별할 수 있다는 이유다. 때문에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고 있고 수학에 자신있는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은 이 대회를 도전한다.
이에 대해 MIT 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경우 지원자의 상당수가 SAT 수학이나 AP 수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다. AMC는 수학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문제를 풀 수 있을 만큼 어렵기 때문에 학생의 수학 실력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AMC는 학생들의 수준과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5단계의 대회와 2단계의 캠프(MOSP, IMO)로 구성돼 있다. 중학생용인 AMC 8를 비롯해, AMC 10, AMC 12, AIME(American Invitational Mathematics Examination), USAMO(United States of America Mathematical Olympiad), MOSP(Mathematical Olympiad Summer Program)으로 나눠진다. 표 참조
▶AMC 8
중학생들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과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됐다. 특히 좀 더 어려운 수학에 도전해 고등학교 수학 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도 한다. 8학년 미만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다. 시험은 40분 동안 25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승자는 고등학생 선발전인 AMC10과 AMC12에 출전할 기회를 갖는다.
출제 범위는 Arithmetic of Integers(수와 연산), Fractions and Decimals(분수와 소수), Percent and Proportion(비율과 비례식), Number Theory(정수론), Informal Geometry(기하), Volume(측정), Probability and Statixtics(확률과 통계), Logical Reasoning(논리) 등이다.
참가자 접수는 보통 7월 중순부터 가능하며 11월 중순에 시험을 본다.
▶AMC 10/12
궁극적으로 미국 수학대표팀을 선발하는 첫 번째 경시대회다. 이곳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약 3만 명의 학생들이 AIME 시험에 참가한다. AIME에서 상위권 점수를 받은 430명의 학생은 USAMO에 초대받아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은 매년 2월 A와 B로 나눠 2차례 치러지는데 출제범위나 난이도는 동일하다. 응시는 1월 초까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8-10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AMC10은 대수와 기하학에서, 11-12학년을 대상으로 한 AMC12는 미적분 준비과정까지 출제되는 25문제를 75분 동안 풀어야 한다. 채점 방식은 정답은 6점, '답하지 않은 문제'는 1.5점을 매긴다. 모두 정답을 제시했을 경우 최고 점수는 150점이다. 그러나 평균 점수는 굉장히 낮다. 지난해 열렸던 AMC10 A대회를 보면 전체 응시자 5만3169명의 평균 점수는 59.33점이다. 상위 25%가 받은 평균 점수가 69점일 정도다. B대회는 총 2만5919명이 출전해 평균 66.56점을 받았다. 상위 25%의 점수는 76.5점이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보통 수준의 학생의 경우 25개 문제에서 3-4개 정도의 문제를 맞춘 것'을 의미한다. AMC10 시험의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다.
AMC12 역시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A대회 참가자 4만4915명의 평균 점수가 56.99점, 상위 25%의 평균 점수는 69점에 그친다. 2만3439명이 출전한 B대회에서는 평균 점수가 58.35점, 상위 25%의 평균 점수가 67.5점이다. 명문대들이 AMC 점수를 요구하는 이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출제범위는 AMC10의 경우 Elementary Algebra(초급 대수), Basic Geometry(기초 기하)를 포함한 Pre-Calculus(미적분 기초)까지다. 단, Trigonometry(삼각법), Advanced Algebra(고급 대수), Formal Geometry(기하), Calculus(미적분)은 제외된다. AMC12는 미적분을 제외한 고교 전 수학과정을 다루는 만큼 전반적으로 수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한다.
▶AIME
이 대회는 미국 수학대표팀을 선발하는 두 번째 경시대회다. AMC10/12에서 상위권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자동 출전권을 받는다. 대상은 AMC10에서 최소 상위 2.5%에 든 학생들과 AMC12에서 최소 상위 5%에 포함된 학생들이다.
3월에 열리는 시험은 15개 문제를 3시간 동안 풀어야 한다. 차세대 수학 리더를 선발하는 시험인 만큼 난이도는 AMC10이나 AMC12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
상위권 성적을 받은 학생은 미국 수학대표팀을 선발하는 미국수학올림피아드(USAMO) 또는 주니어수학올림피아드(USAJMO)에 초청받는다. 지난해 가주에서는 노스할리우드고교, 팔로스버디스페닌슐라고교 등에 재학하는 한인 학생들이 다수 출전해 실력을 선보였다.
▶USA(J)MO
미국 수학대표팀을 선발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캠프 형태로 이틀 동안 진행되는데 총 9시간 동안 6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답을 풀이 방법까지 써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 고도의 집중력과 논리력을 요구한다.
참가자격은 AMC12(A, B)와 AIME(A, B) 대회에 각각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점수를 합쳐 상위권 학생 270명에게 USAMO 참가자격을 준다. 주니어 대회의 경우 AMC10(A, B)과 AIME(A, B) 대회 점수를 합쳐 상위권 점수를 받은 학생 220-230명을 선발한다. 대회는 4월 중순에 열린다. 이들 중 상위권 학생들은 수학올림피아드서머프로그램(MOSP)에 참가하며, 최종 선발된 6명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 미국 대표로 참여하게 된다.
USA(J)MO는 미국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대회인 만큼 합법적인 미국 거주자만 응시가 가능하다. 외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학생도 응시할 수 있다.
수학 캥거루(Math Kangaroo)
http://mathkangaroo.org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참가할 수 있는 국제대회다. 지난해 미국 대회 참가자는 2만8668명이 응시했으며, 이중 가주에서는 7660명이 도전했다.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에 대회가 치러지는데 올해는 3월 15일에 실시된다. 시험 신청은 9월부터 가능하다.
시험은 75분동안 진행되는데, 1-4학년은 24문제를 풀어야 하며, 5~12학년은 총 30문제를 풀어야 한다. 전국에서 학년별로 최우수 성적을 기록한 톱 3명에게 금·은·동메달을 수여하며, 주별로도 상위 3명에게 상장을 준다. 단, 학년별 응시자가 100명 이상일 경우 상위 10명에게 상장을 준다.
매스카운트(MathCounts)
www.mathcounts.org
다른 대회와 달리 미국의 중학생만 참가할 수 있다. 연간 참가자가 14만 명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매스클럽 학생들을 중심으로 1월에 학교 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학교에 매스클럽이 없다면 클럽을 만들어 등록할 수 있다.
참가 규모는 학교팀 당 4명이며, 개인자격으로 추가 6명이 출전할 수 있다. 2월에 열리는 지역 예선(chapter competition)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3~5개 학교 팀과 우수한 점수를 올린 추가 학생은 3월에 열리는 주 대회에서 실력을 겨룬다. 주 대회에서 이긴 상위 4명은 주최자 경비 부담으로 5월에 열리는 전국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대회는 네 가지 포맷(스프린트, 타겟, 팀, 카운트다운)으로 진행된다. 스프린트라운드에서는 40분 동안 30문제를 풀어야 한다. 타겟 라운드에서는 6분 동안 두 문제씩, 총 8문제를 30분에 걸쳐 답을 작성해야 한다.
ARML(American Regions Math League·ARML)
www.arml2.com/arml_2018/page/index.php?page_type=public&page=home
학교단위 단체팀으로 출전하며 단체전, 개인전, 릴레이, 파워문제 등 4차에 걸쳐 경쟁하는 수학대회다. 주로 고등학생들이 참가하며 한 팀에서 총 15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남가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참가자가 많지 않지만 매년 120여 개의 팀이 참가할 만큼 알려진 대회다. 대회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펜스테이트대, 아이오와대, 네바다대학, 조지아대학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6월 1일과 6월 2일 열린다. 우승자는 캐나다, 중국, 필리핀, 싱가폴 등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 진출하게 된다.
멘델브로트(Mandelbrot)
www.mandelbrot.org/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대회는 난이도가 높은 시험으로 꼽힌다. 시험은 2종류로 나눠지는데 단답형 문제가 출제되는 맨델브로트 시험과 팀으로 참여하는 맨델브로트 팀플레이다.
CML(Continental Math League)
www.cmleague.com
3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2학년부터 9학년까지의 학생들을 위한 문제와 고교생을 위한 미적분을 푸는 능력을 겨루는 대회다. 이 대회는 수학 외에 지리, 영어, 과학, 사회과목에 대한 시험도 있으니 관심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하버드-MIT 수학 토너먼트(HMMT)
www.hmmt.com
하버드와 MIT 재학생들이 운영하는 고등학생을 위한 수학 경시대회로 해마다 약 900명이 참가를 하고 있다. 팀대항 대회이나 팀라운드와 개인전을 합산한 총점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대회는 2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진행되는데 11월에는 하버드에서 2월에는 MIT에서 열린다. 난이도가 높은 2월 대회에는 한 팀당 6-8명이 참가할 수 있으나 11월 대회는 4-6명의 인원으로 제한된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www.ksea.org) 수학·과학 경시대회
http://www.ksea-sc.org/main
매년 한인 과학 꿈나무들을 위해서 선배 한인 과학기술자들이 전국적인 규모로 치르는 전국대회다. 대회는 매년 4월 지부마다 개최하는데, 남가주는 올해 4월 7일 하비머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공계 전공에 관심이 있거나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보이는 4~11학년들은 신청이 가능하다.
남가주 대회의 경우 무엇보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학부모를 대상으로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전공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시상은 각 지부가 학년별로 1, 2, 3등을 선발하며, 학년별 전국 1, 2, 3등도 뽑아 상장을 수여한다.
공부법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공부법은 기출 문제를 자주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기출문제는 각 경시대회 웹사이트에 나와 있으며 문제집 구입법도 안내한다. 수학 경시대회에 몇번 도전하면 제한된 시간내에 문제를 푸는 방식에 숙달돼 SAT에서도 고득점이 가능해지는 만큼 수학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수학에 소질이 없는 학생들도 도전해보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