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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AR 게임이 등장한 후 1년이 지났다. 그 화려하고 자신만만했던 진우는 왜 1년이 지난 후 피폐해진 모습으로 그라나다를 찾은 것일까? 가장 화려했던 진우의 몰락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주제가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사이;

증강현실게임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재앙과 환희 사이 진우가 서 있다



보니따호스텔을 지목한 것은 그곳이 세주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우가 그토록 몰아붙인 여성이 바로 세주의 누나였다. 미성년자인 세주가 만든 최강의 게임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누나 희주가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 희주에게 막말을 쏟아낸 진우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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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물러설 진우는 아니다. 국내 최고의 홀딩사를 만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사람 다루는 일 역시 잘한다는 의미다. 세주의 연락을 받고 그보다 먼저 집으로 와서 기다린 진우는 그가 만든 게임을 밤새도록 해보고 확신을 가졌다.


이 게임을 놓치면 절대 안 된다는 확신 말이다.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을 세기의 걸작. 나오는 순간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는 증강현실게임은 그렇게 진우를 매료시켰다. 여기에 친구였다 이제는 적이 되어버린 형석이 이 게임을 탐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더욱 놓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잠결에 횡성수설하는 세주의 이야기 속에 형석이 100억을 주고 사겠다는 말에 즉각 반응했다. 절대 형석에게는 빼앗길 수 없다는 확신 말이다. 복수를 위해서도 이 게임은 꼭 진우가 가져야 했다. 함께 사업을 키웠지만 갈라지고, 자신의 아내마저 빼앗은 형석과 일곱 번째 대결은 절대 내주기 싫었다.


하루 먼저 도착한 진우는 세주가 곧 그라나다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식사 자리에서 듣게 된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이고 왜 이 호스텔에 머무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주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100억이 아닌 100조가 넘는 사업 가치를 가진 게임을 만든 이가 곧 그라나다에 도착한다.


도착하기로 했던 그라나다에 세주는 내리지 않았다. 그 기차 안에서 피격을 당한 세주는 사라졌다. 어디로 갔는지도 알 수가 없다. 분명한 사실은 세주는 게임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과 게임이라는 모호한 경계 속에서 세주가 사라진 그 공간이 모든 것을 풀어내는 열쇠가 될 것이다.


예정과 달리 사라진 세주를 진우는 찾아보지만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희주와 관계도 막막하고 세주가 약속대로 오지 않아도 찾지 않는 그들을 보며 답답해 하던 진우는 그라나다에서 전 부인인 수진과 처제인 수경을 보게 된다. 서울도 아니고 바르셀로나도 아닌 그라나다에서 이들을 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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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 그라나다를 찾은 것은 그곳에 형석이 있다는 의미다. 진우는 곧바로 게임에 접속했다. 게임 세상에 형석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실제 형석은 이미 다음 라운드 게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게임의 진가를 확인한 형석은 진우를 도발하기에 여념이 없다.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형석과 게임 상에서 싸우면 백전백패를 할 수밖에 없다. 게임의 룰은 너무 잔인할 정도로 냉정하기 때문이다. 높은 아이템을 가진 이를 이기는 것은 현실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비슷하니 말이다. 명확한 것은 절대 이 게임을 형석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희주를 설득하기 시작한 진우. 제이원 홀딩스는 유명하다. 그라나다에 살고 있어 희주가 잘 몰랐을 뿐 모두가 선망하는 회사가 바로 제이원 홀딩스다. 그런 만큼 희주가 의지하는 오빠 상범은 진우를 잘 알고 있었다. 경외심까지 느끼고 있는 진우는 냉정했다.


진우는 '~같은'이라거나 '분신 같은...'이라는 수식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함께 사업을 했던 친구와 헤어졌다. 이제는 적이 되어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이다. 한때 가장 친했던 친구가 적이 된 상황에서 누구를 믿을 수 있나. 여기에 아내가 이혼 후 친구의 아내가 되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며 진우는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결혼 해 1년 산 현 부인은 자신의 재산 반을 내놓으라며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다. 가족도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 진우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 외에는 없다. 그가 까칠해진 이유는 그런 경험들이 만든 불신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희주에게 1년 후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세주가 만든 새로운 세상은 모든 것을 뒤집어 놓게 될 것이다. 그라나다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찾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희주에게 호텔 하나 사서 편하게 살라는 말도 한다. 다 쓰러져가는 호스텔도 빚이 가득한 상황에서 호텔을 사라는 진우의 발언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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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가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은 세주의 게임을 계약하기 위해서는 희주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세주가 성인이 된다면 달라지는 이야기이지만, 미성년자 상태라면 희주가 결정권자다. 이를 알고 진우는 희주에게 모든 패를 던졌다. 


낡은 보니따 호스텔을 진우가 인수하려는 이유는 투자다. 희주의 마음을 사기 위해 몇 십억 정도 사용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어차피 결정을 지을 희주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진우가 예상했던 1년 후 다시 그라나다를 찾은 그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진우는 1년 후 그라나다는 '마법의 도시'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증강현실게임의 성지를 찾기 위한 세계인들로 북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확신이다. 이는 곧 돈이 되고 그렇게 장밋빛 예상은 반만 맞았다. 어떤 절반의 세상이 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이 행복할 수 없다는 것만은 명확했다.


비행기가 아닌 기차로 그라나다를 찾은 진우. 초라한 행색의 그는 발까지 절고 있다. 그라나다 역에 도착하기 전 세주에게 들이닥쳤던 먹구름과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이는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세주가 그랬듯, 모든 것은 다시 기차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절던 발은 게임이 시작되며 정상이 되었다. 그렇게 그는 화장실에서 총으로 무장한 채 기차 안에서 적과 싸우기 시작한다. 무수히 쏟아지는 적들과 맞서 싸우는 진우. 그가 살아가는 1년 후 그라나다는 과연 어떤 모습인 것일까? 게임으로 신세계를 열 것이라는 진우의 말은 잘못된 판단이었을까?


'포켓몬 고'가 유행이던 시절 좀비와 같은 사람들로 홍역을 치렀다. 그리고 교통사고가 나는 등 현실과 게임의 경계가 무너지는 일들이 벌어지고는 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등장하는 게임이 실제 실행이 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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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게임 하나로도 모든 것이 흔들릴 정도였는데, 실감 나는 게임이 가능한 세상 속에서 현실과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게임인지 현실인지 구분을 하지 못하는 이들도 늘어나며 폭력이 일상이 된 세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의 세상이 찾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초라한 모습으로 1년 후 다시 그라나다로 돌아온 진우의 모습에서 디스토피아의 진한 향기가 전해진다. 게임으로 진우만 피폐해진 것인지, 아니면 세상 자체가 뒤틀려버리기 시작한 것인지 그건 아직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상상할 수 없었던 게임의 등장은 그만한 크기의 부작용도 함께 가져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연 진우가 맞이한 1년 후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었던 것일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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