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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에서 기적과 지옥을 모두 맛봤던 진우가 한국으로 돌아온 지 1년이 지났다. 여전히 사라진 채 돌아오지 않는 세주가 만든 게임은 테스트를 거치며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AR게임의 극단적 재미를 가진 이 게임이 그라나다만이 아니라 한국을 중심으로 한 모든 나라를 배경으로 삼아 월드 와이드로 발매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진우와 희주의 재회;

살기 위해 게임만 했던 진우, 그는 왜 세주가 되어 희주와 연락을 했을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라나다에서 진우가 그랬던 것처럼 서울 거리에서도 비슷한 경험에 흥분하는 이들이 보인다. 가게 화장실에서 숨겨둔 아이템인 칼을 찾고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적과 맞서 직접 싸우는 이들.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기괴한 모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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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원 홀딩스에서는 이런 게임에 심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 중이다. 게임 출시 전 마지막 테스트를 하고 있다. 게임 캐릭터를 다르게 적용하기도 하는 등 바쁜 그들에게 이 게임은 상상을 현실로 만든 신의 선물과 같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접해봤던 진우에게 이 게임은 여전히 두려운 신의 저주다.


형석이 사망한지 1년이 지났다. 이를 추모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추모제를 개최하는 현장에서 진우가 나타났다.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그가 갑자기 형석의 추모제에 나타났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리고 누구도 환영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진우의 등장으로 잠깐 어색했던 추모제는 진행되었고, 형석의 아버지인 병준과 제이원 이사인 선호는 당혹스러웠다. 미국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추모제에 등장했다는 사실이 의아했으니 말이다. 병준에게 진우는 아들이나 다름 없다.


아들이나 다름없지만 아들은 아니다. 그리고 아들의 죽음에 진우가 깊숙하게 연루되었다는 확신도 있다. 하지만 모두를 위한 부검도 포기했던 병준에게 진우는 여전히 의문이다. 형석이 사망한 후 달라진 진우의 행동이 역설적으로 의혹을 부추기는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


미국에 있다고 알려진 진우는 사실 한국에 있었다. 3개월 동안 모두에게 숨긴 채 게임에만 집중했다. 비서인 정훈과 게임을 총괄하는 양주를 제외하고는 진우의 행방을 아는 이들은 없었다. 그렇게 철저하게 행적을 숨긴 채 한국에 칩거한 이유는 단 하나다. 게임이었다.


선호가 화를 낸 이유도 그것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을 속이고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독한 말까지 쏟아낸 진우에게 서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이상 분노할 수 없는 이유를 선호도 알고 있다. 형석이 여전히 진우 곁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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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서 진우 앞에 다시 형석이 등장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칼을 들고 진우를 향하는 형석. 그런 형석을 보고 진우는 칼이 아닌 총을 꺼내 상황을 정리해 버렸다. 무기 자체가 바뀌며 진우의 행동도 여유를 찾았다. 더는 칼로 싸우며 힘들어 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형석은 진우에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접속한 이들에게도 보인다. 진우의 비서인 정훈이 사무실에 등장한 형석을 한 칼에 제압하며 대수롭지 않아 하는 것은 이런 경험이 1년 동안 반복되었다는 의미다. 게임 속 NPC가 되어버린 형석은 더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그저 버그의 한 종류로 남겨진 셈이다.


진우가 석달 동안 미친 듯 게임에만 집중한 이유는 단 하나다. 형석으로 인해 더는 버틸 수 없었던 진우는 스스로 게임 속에서 진화해 무기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게임에 집착한 진우는 남들은 전혀 가질 수 없는 엄청난 무기들을 가지게 되었다.


8단계를 넘어야 구매가 가능한 총기를 가진 오너. 그렇게 그는 형석이라는 괴물에게서 조금은 멀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진우에게 희주는 미묘한 존재다. 세주가 만든 엄청난 게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접근했지만, 묘한 감정이 교류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졌던 진우는 양주의 사무실에서 기타 연주를 하는 캐릭터 엠마와 마주했다. 1년 동안 잊고 지냈던 희주가 불현듯 떠오른 이유였다. 희주는 그라나다의 삶을 접고 귀국했다. 진우에게 받은 100억으로 가족이 모두 살 집도 마련했고, 자신의 꿈 중 하나였던 기타 공방도 열었다.


사라진 동생 세주와 이메일로 연락을 하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희주 앞에 진우가 나타났다. 비가 오던 어느 날 공방 앞에 선 남자. 1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왠지 모를 거리감이 있었다. 가장 크게 변한 것은 희주였다. 그라나다에서와 너무 다른 희주의 모습에 진우는 가볍게 농담도 던져보지만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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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주가 그렇게 변하게 된 것은 진우의 행동 때문이다. 세주와 이메일 연락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메일은 진우가 보낸 것이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진우의 지시를 받은 비서 정훈이 대신 보낸 메일이었다. 세주인척 메일을 보낸 진우의 행동을 희주는 이해할 수가 없다.


세주는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 혹시 극단적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닌지 희주는 불안했다. 그런 희주에게 진우는 여전히 찾고 있다고 했다. 절대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메일을 보낸 것은 희주를 위함이라 했다. 희주는 뒤늦게 모든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라나다에 여전히 존재하는 낡은 호스텔. 그리고 진우의 회사에서 게임을 발매한다는 소식. 세주가 게임광 프로그래머라는 사실. 이를 모두 조합하면 답은 명확해진다. 진우가 100억이라는 엄청난 돈을 제안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출시를 앞둔 게임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1년이 훌쩍 지났지만 변한 것은 많지 않다. 게임 버그를 잡지 못한 채 출시를 앞둔 마지막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 달라졌다. 그렇게 진우와 희주가 재회했다. 공간이 그라나다에서 서울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 그대로다. 여전히 세주는 행방불명이고, 형석은 수시로 진우를 찾는다.


두 사람의 재회는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시작이 어디로 향할지 명확하지만 조금은 더딘 느낌도 든다. 세주가 여전히 게임 속에 갇혀 있는 것인지, 모호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재회는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라나다에 갇힌 신의 선물이자 저주의 주인인 세주. 그의 복귀가 임박했고, 세주가 돌아와야 할 이유 역시 7회는 잘 보여주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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