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된 광대가 과연 얼마나 궁에서 버틸 수 있을까? 얼굴이 똑 같다는 이유로 왕 대신 죽기 위해 대리하게 된 광대는 오히려 왕보다 더 왕 같은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작은 절에 숨어 있는 왕은 스스로 망가짐을 선택하는 것과 달리, 궁에 있는 광대는 세자 시절 이헌이 품었던 이상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몰라서 알게 되는 가치들;
신치수 부자에 대한 분노와 중전을 향한 사랑, 광대 하선이 꿈꾸는 세상
광대 하선은 스스로 궁을 빠져나가 도망쳤다. 그대로 영원히 도망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다시 궁으로 돌아왔다. 독살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하선이 도망친다고 이를 탓할 이도 없었다. 죽음의 위기가 도사리는 궁으로 하선이 다시 돌아온 이유는 단 하나다.
궁 밖에 있던 유일한 핏줄인 여동생 달래가 신치수 아들인 신이겸에게 잔인하게 당했다. 분노해 신이겸을 찾아갔지만 종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개 값이라며 던져준 두냥이 전부였다. 그 어떤 사과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존재들이었다.
하선은 영특하다. 자신이 광대로 있는 이상 절대 신치수 부자에 응징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들을 응징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동등하거나 더 높은 곳에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하선은 죽을 수도 있는 궁으로 제발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의심이 많은 이규는 돌아온 하선의 복수심이 불안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 스님 정생의 절에 왕을 모시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김상궁에 의해 약물 중독이 심각하고 이로 인한 피해망상은 이헌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런 왕을 다시 궁으로 모시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너무 명확하다.
독살을 시도한 이가 대비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던 이규는 무슨 짓을 해서 든 대비전을 흔들라는 지시를 한다. 궁전과 함께 대비에 문안 인사를 하러 간 자리에서 하선은 제대로 일을 벌였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왕을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대비와 자신에게 독을 써 계환을 죽인 대비를 용서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대립은 충돌로 이어졌다.
중전을 하대하는 대비를 더는 볼 수 없어 상을 뒤엎어 버린 왕의 행동은 파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중전은 참지 못하고 폭발한 왕이 걱정스럽고, 왕의 옷을 입은 광대는 첫 눈에 반한 중전이 안쓰럽기만 하다. 대비와 함께 왕위를 찬탈하려는 진평군은 사냥을 제안한다.
명궁으로 알려진 왕이지만 현재 자리는 광대가 차지하고 있다. 바로 들통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광대 하선은 몸으로 하는 것에는 모두 능하다. 백발백중으로 왕보다 더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하선은 그렇게 죽을 수도 있는 사냥터로 나섰다.
왕이 아닌 광대로서 얻은 수많은 잡학지식은 하선을 지키는 힘이 된다. 흥분한 진평군이 데려온 사나운 사냥개를 단박에 제압하는 모습에 모두가 놀랐다. 호랑이 가죽을 팔에 두른 하선에 무서운 사냥개들도 굴복했다. 사냥터에는 신치수 대신 아들 신이겸이 왕과 대동하기 위해 나왔다.
달래에게 못된 짓을 한 신이겸을 죽이고 싶은 하선과 그런 마음을 읽은 이규. 그리고 사냥터에서 자연스럽게 왕을 제거하려는 진평군. 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향해 화살을 당긴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만 확인 했을 뿐 그 어떤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규는 하선이 죽일 수도 있는 신이겸에게 위협만 가한 것이 궁금했다. 하선은 개인적인 복수보다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신이겸을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규가 원하는 통치다. 개인적 복수가 아닌 적폐를 청산해 나라가 부강해지게 만드는 것이 이규가 꿈꾸는 세상이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궁에서 작은 소란이 벌어진다. 마굿간으로 중전이 찾아오며 흥분한 사냥개는 날뛰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중전을 구한 것은 하선이었다. 분 냄새를 맡고 흥분한 사냥개를 막은 하선은 오직 중전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냥개를 죽이려는 이들을 막아 서며 한 번 실수했다고 죽일 수는 없다는 하선의 말에 모두가 동요했다.
하선의 이런 행동들에 이규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늦은 시간 알현을 요청한 좌의정의 무리한 요구에 분노하며 조정의 일이 신치수의 뜻이 되는 것이 정상이냐는 당연한 분노에 이규는 신선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미 신치수가 지배하는 조정에서 이헌은 그대로 따르기만 했었다. 하지만 이헌을 대신한 하선은 세자 시절 이현의 모습이었다.
일개 광대가 보이고 있는 행동은 이규와 부원군은 그토록 바라던 만인지상 지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헌은 부원군을 죽이라 했다. 신치수와 같은 이치였다. 하지만 하선은 죽음이 아닌 유배를 택했다. 이헌이 이루지 못한 꿈을 하선은 이룰 수도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 왕을 모셔야 하는 이규는 어느 순간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왕인 이헌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망가져 가는 왕이 아닌 진정한 왕이 될 소질을 가진 광대 하선을 선택하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지독한 딜레마에 몰릴 수밖에 없는 이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진다.
중전을 처음 본 순간 반한 하선은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선의 진심이 반복되면서 닫혔던 중전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세자 시절 자신을 위로하던 이헌의 모습이 돌아오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중전도 어느 순간 하선의 정체를 알게 될 것이다. 이를 알게 된 후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역시 이규와 마찬가지로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왕과 왕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그들. 소원을 비는 행위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중전을 위해 든든한 모습을 보인 왕. 그런 그들을 축하라도 하듯 반딧불이들이 날아오르는 그날은 마치 동화처럼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중전의 소원은 감췄지만, 왕은 "중전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소원을 밝혔다. 달달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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