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운 주전자(냄비), 새 것처럼 한방에 닦아내는 꿀팁
“새까맣게 태운 스텐레스 용기 쉽게 닦아내는 방법”
하루가 다르게 건망증이 심해져서 정말 걱정입니다. 차물을 끓이려고 주전자를 올려놓고는 새까맣게 타들어가도록 잊고 있었답니다. 앉아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처음에는 남의 집에서 참 맛있는 요리를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구수한 향기는 점점 집안으로 번지는 느낌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까맣게 잊고 있었지요. 그런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집안에 연기가 자욱합니다.
아뿔싸~!
그때서야 가스렌지 위에 올려놓은 주전자가 생각이 난겁니다. 달려가 보니 이미 새까맣게 타버린 주전자, 얼른 불을 끄고 난 뒤 상황을 보니 손을 쓸 필요조차도 없이 난장판이 되어 버린 뒤입니다.
극우차를 마시면 좋다고 해서 돼지감자를 주전자에 넣고 끓이던 중이었거든요. 이미 돼지감자는 다 말라버리고 주전자는 새까맣게 타버린 상태입니다.
이미 업 질러진 물,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주전자라도 어떻게 해놔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 숯을 발라놓은 것처럼 새까만 색으로 변해버린 주전자의 내부, 그리고 탄 기운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면 뚜껑의 일부분까지 까맣게 진이 올라온 상태입니다.
어떻게 할까 잠시 망설이고는 인터넷을 뒤지지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많이 나와 있더군요. 파우더나 소다를 이용해서 닦아 낸다든지, 식초를 이용해서 다시 끓여내는 방법 등이 타버린 스텐 용기를 닦아내는 데는 최고라고 나와 있더군요.
몇 가지의 방법을 숙지하고는 바로 실행에 옮깁니다.
먼저 주전자에 한 컵 정도의 식초를 붓고, 주전자가 푹 담가 질 정도로 물을 받은 후, 다시 끓여준 뒤, 세제를 이용하여 닦아내 보았습니다. 물론 인터넷에 나와 있는 그대로 따라한 겁니다.
팔팔 끓은 후, 불을 끄고는 주전자 속을 살펴봤습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주전자의 안쪽 면을 보니, 눌러 붙었던 새까만 숯검댕이들이 일어난 것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 보니 색이 거무티티 한 게 정말 탄 자국이 스스로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그런데 결과는 완전 실패입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요. 아무리 힘을 주어 닦아 보아도 탄 자국이 좀체 닦이질 않는 겁니다. 이 정도 되고나면 탄 정도가 너무 지독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다른 방법을 써봐야 할듯합니다.
이번에는 소다를 수세미에 묻힌 후 닦아내 봤습니다. 그런데 어림도 없습니다. 굉장한 힘을 주어 닦으면 그나마 조금 닦이는 것 같은데, 다 닦아 내려면 기운이 다 빠질 것 같습니다.
소다도 아닙니다. 다음으로는 소다를 넣고 끓여보기도 하고, 소다와 식초를 같이 넣어 끓여 보기도 하였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는 볼 수 없었답니다.
마지막으로 해본 것은 식초를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넣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3분의 1에 가까운 정도의 비율로 물과 식초를 같이 넣어 끓여봤습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보는 것처럼 식초물이 바글바글 끓기 시작합니다. 식초 끓는 냄새 썩 좋지는 않더군요.
불을 끄고 살펴봤습니다. 시커먼 숯이 뚝뚝 떨어져 나온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효과가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옆면에 붙어있던 자국까지 완전하게 떨어지지는 않더군요.
어떻게 해야 마저 깨끗하게 지워질까. 소다를 재차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소다를 마른 주전자 안에 듬뿍 쏟아 넣었습니다. 아마도 100g짜리 소다의 3분의1정도는 들어간 듯합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시원치 않습니다. 참, 답답할 노릇입니다. 남들은 깨끗하게 잘만 지우더만...
이때 생각난 것, 바로 수세미입니다. 오래된 수세미라 잘 지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나머지 서랍을 뒤져 한 번도 사용안한 새 수세미를 꺼내 닦아봤습니다. 잠시 후 기막힌 일이 벌어졌습니다. 힘을 많이 주지도 않고 살살 문지르는데도 남아있던 탄 자국이 슬슬 지워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십년 묵은 때가 다 벗겨져 나가는 기분입니다.
정말 깨끗하게 닦아졌습니다. 이제 탄력 받았습니다.
겉 부분이며, 뚜껑까지 싸그리 닦아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제를 묻혀 마무리까지 완료!
반들반들 새것처럼 변해버린 주전자, 오히려 타기 전보다도 더 깨끗해져 버렸습니다.
이제 끓이다 만 극우차를 다시 끓여야 합니다. 이번에는 잊지 말아야지요.
비교사진으로도 한번 보시지요. 이렇게 변했습니다.
태운 스테인레스 용기를 닦아내는 방법!
제가 이번에 직접 닦아 본 바로는 무작정 닦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약간의 요령이 필요했었답니다.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제 아무것도 없는 용기에 소다를 부어 넣습니다. 모래를 만지는 느낌이 날 정도로 많으면 좋습니다. 소다 100g 짜리 한 봉지에 300원정도 합니다. 아끼지 마시구요. 그런 다음 수세미로 살살 문질러주면 되는데, 쓰던 수세미를 사용하지 마시구요, 서랍장에 보관중인 새 수세미를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별 차이 있겠냐고 생각했는데, 사실 수세미의 차이가 대단하다는걸 이번 일로 알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