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이 되어버린 왕 이헌과 성군이 되어가는 광대 하선이 저잣거리에서 마주쳤다. 광대 하선은 중전의 손을 잡았고, 이를 본 왕 이헌은 분노했다. 돌이킬 수 없는 이 상황은 결국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만나는 순간 주어진 숙명이다.
미치광이와 성군 사이;
중양절 데이트에 들떴던 하선과 중전, 달래로 인해 거리로 나선 이헌
서고에서 잠시 잠든 하선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입맞춤을 한 중전. 그 놀라운 경험에 하선의 응답은 딸꾹질이었다. 처음 보자마자 짝사랑하게 된 상대에게 받은 인생 첫 키스에 하선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가까워져서는 안 되지만 하선의 마음은 이미 중전에 가 있는지 오래다.
자신이 과거 사랑했던 남자 이헌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아 마음을 연 중전 역시 사랑에 푹 빠졌다. 중전궁으로 가는 도중에도 임금과 멀어지는 것이 아쉬워 느리게 걷는 중전 소운 역시 사랑에 푹 빠졌다. 그 상대가 얼굴만 닮은 하선이라는 사실은 모른 채 말이다.
대동법을 시행하기 위해 데려온 주호걸이 누군가에게 암살 당했다. 물론 사실은 아니지만 일을 사주한 신치수의 아들 신이겸은 주호걸이 사망했다고 확신했다. 시체 안치소에 피 묻은 주호걸을 확인했으니 확신했다. 하지만 이는 도승지의 큰 그림이었다.
천재적인 계산 능력을 가진 주호걸이 아니면 현재 산재한 비리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선의 장터에서 익힌 탁월한 능력으로 주호걸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주호걸의 등장이 상대에게 어떤 두려움을 줄지 이미 알고 있던 도승지는 이를 계산해 역습을 했다.
주호걸이 사망했다고 확신한 신치수는 맹공을 퍼부으며 호판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횡령의 증거가 존재하지만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 문제를 언급한 이들을 공격하는 신치수 패거리의 행패를 막은 것은 주호걸이었다. 도승지의 전략으로 외통수를 맞은 신치수는 자신의 오른팔을 잃은 것도 부족해 수치스러운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다.
공신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받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가장 치욕적인 방법을 도승지는 알고 있었다. 하선은 자신의 여동생을 잔인하게 탐한 신이겸을 죽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도승지의 묘수가 반가웠다. 신치수에게 직접 아들에게 회초리를 들게 만들었다.
모든 조정 대신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아들 종아리를 때려야 하는 것은 최악일 수밖에 없다. 직접 훈육을 명하며 좌의정 신치수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든 이 묘수는 보는 이들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런 공격으로 인해 신치수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도승지 이규가 원하던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왕이 존재한다. 왕이 누구이든 상관없다. 광대이든 왕족이든 이규에게 그건 문제가 아니다. 어떤 생각으로 왕의 지위에서 일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하선은 이규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존재다.
대동법 실행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인 하선으로 인해 호걸의 마음도 굳어졌다. 도승지를 피해다니고 조정을 위해 일을 하는 것 자체도 부정적이었던 그는 왕의 굳은 의지를 보고 확신을 가졌다. 이런 왕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받칠 수 있다는 충정 말이다.
백성을 우선 생각하는 왕이라면 당연히 성군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성군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하선에게 중전이 반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백성을 위해 살아가려는 모습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보이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문제는 대비가 중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전에게 아이를 잉태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백화차를 마시도록 유도했다. 이 일로 인해 중전은 피접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궁궐을 떠나 사가에서 몸을 추스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중전은 이런 휴가가 편하지 않다.
임금에 대한 사랑이 지독할 정돌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궁을 나서는 것이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금 옆에서 하루 종일이라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중전에게 사가는 편안하기보다 불안하다. 잠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중전의 마음은 간절함이 들 정도였다.
딸꾹질을 하는 왕에게 생강차를 끓여 온 중전. 중전을 보내고 하선은 조 내관에게 생강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 어렸을 때 몰래 생강을 훔쳐 먹고 채한 후 자신은 먹을 수 없다고 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은 탐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 내관은 단순히 생강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선은 중전을 탐해서는 안 된다.
자신은 마실 수 없지만 중전의 그 마음을 생각해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조 내관에게 마시라고 권하는 하선의 마음도 사랑이다. 중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마음이 바로 하선의 현재 심정이다. 중전이 피접을 나간 후 하선 역시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도승지는 이런 상황에 피습을 당했다. 거지 아이들에게 돈을 주다 사주를 받은 그 아이들의 칼에 찔린 것이다. 누가 사주를 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경고라는 점에서 신치수 아니면 진평군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방식으로든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두 사람에게 공공의 적은 도승지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권력을 쥔 신치수와 대비를 등에 업고 왕이 되고자 하는 진평군은 호시탐탐 하나의 자리를 탐내고 있다. 진평군은 사병들을 모으고 훈련을 시키는 등 조용하지만 강력한 힘을 키우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진평군은 자신이 노리는 왕의 자리를 위해서는 대비도 제거할 수 있는 존재다.
도도하기만 했던 신치수가 굴욕을 당하고, 도승지가 기습 공격을 받는 등 상황은 복잡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선과 중전의 사랑은 정점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동생 달래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홀로 잠행에 나선 하선은 기루 앞에서 무관 장무영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신체를 알지 못하는 장무영에게 달래를 만나기 위함이라 말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하선은 백성들을 보기 위해 잠행을 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왕을 보고 싶어 3일 만에 다시 궁으로 향하던 중전은 본방나인인 애영의 부탁으로 중양절을 잠시 즐기기로 했다.
운명처럼 하선과 중전은 중양절이 한참인 다리 위에서 조우하게 되었다. 우연과 같은 필연 같은 이들의 사랑은 그렇게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궁으로 함께 가자는 왕에게 잠시 중양절을 즐기고 싶다고 청하는 중전. 그렇게 광대들의 공연을 보던 중전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조롱하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광대 시절 하선도 했던 공연을 중전이 직접 보고 있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중전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한 하선은 이게 꿈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사람들로 가득한 저잣거리에서 "오빠"라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기 때문이다.
충격으로 목소리를 잃었던 달래는 오빠라고 생각한 왕 이헌을 부르기 위해 노력하다 목소리가 트였다. 같은 공간에 있던 하선과 이헌은 그 목소리에 반응했다. 이 결정적 순간은 그래서 서글프게 다가온다. 망가지는 상황 속에서도 이헌은 중전 소운을 사랑한다.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과 얼굴이 같은 광대의 손을 잡고 있다. 이헌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광기 서린 이헌을 오빠로 생각하고 절에 갇힌 그를 풀어준 달래. 그렇게 시작된 이헌의 광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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