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김은희 작가의 신작 <킹덤>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시즌 1 전편이 하루에 공개되며 정주행을 하게 되며 최소 240분 이상을 몰아봐야 하는 부작용이 존재하기는 했다. 좀비가 새로울 수는 없지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좀비는 섬뜩함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감으로 다가왔다.
김은희의 킹덤;
조선시대 좀비와 싸우는 세자와 백성들, 좀비 사극의 서사는 시작되었다
권력에 대한 탐욕만 가득한 혜원 조씨의 수장인 영의정 조학수에 의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조선을 이 씨가 아닌 조 씨가 지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영의정의 힘은 막강했다. 세자 창을 몰아내고 자신의 딸인 중전을 앞세워 조선을 차지하려는 조학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두창으로 힘들어 한다는 왕. 하지만 왕은 죽었다. 아니 죽었지만 살아있다. 궁궐에 떠도는 섬뜩하기만 한 소문들은 그저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한양에 '왕은 죽었다'는 글이 붙기 시작했다. 조학수는 자신의 딸을 왕의 부인으로 만들었다.
딸이 중전이 되었고 왕의 후손을 낳으면 세자를 내치고 손자가 왕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왕이 죽어서는 안 된다. 중전이 아들을 낳은 후에야 왕이 죽어야만 한다. 하지만 왕은 죽었다. 그 죽음이 감춰질 수도 없고 부정될 수도 없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조학수는 해냈다.
어의 출신이었던 이승희 의원을 부른 조학수는 금단의 선을 넘어섰다. 약초를 사용해 죽은 왕을 살려냈다. 물론 인간이 아닌 좀비로 말이다. 그렇게 살아난 왕은 살아있는 인간을 탐하는 괴물이 되었다. 이승희 의원을 따라간 단이는 왕에게 끌려 들어가 잔인하게 살해 당했다.
단이를 관에 넣은 채 동래 지율헌으로 돌아온 이승희.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왕의 거처는 철저하게 통제되어 있다. 세자 조차도 왕을 알현할 수가 없다. 왕을 볼 수 있는 이는 영의정과 중전 외에는 없다. 괴물이 되어버린 왕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영의정은 그렇게 세상을 차지하려 했다.
영의정에게는 한 달이 필요했다. 중전이 아들을 낳을 수 있는 그 기간 동안 왕은 살아있어야만 한다. 왕이 죽는 순간 그 자리는 세자 창의 몫이 된다. 그렇게 되면 영의정의 탐욕은 채울 수 없다. 그렇게 괴물이 되어버린 왕은 매일 신선한 인간을 탐하게 된다.
그렇게 죽은 이들은 궁전 연못에 수장 되어 있다. 유생들을 탄압하고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서는 세자를 제거해야만 한다. 하지만 갑자기 세자가 사라졌다. 세자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기괴한 상황의 답을 찾고 싶었다. 그 답을 채워줄 수 있는 이는 이 의원이다.
그가 거주하고 있는 동래에 가서 확인하면 모든 것은 풀릴 것이라 확신했다. 영의정에 의해 완전히 막힌 궁. 왕이 생존해 있는지 조차 확인할 수 없는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을 찾아 동래로 향하는 동안 영의정은 자신의 아들을 보낸다.
세자를 제거하기 위한 모든 것은 끝났다. 자신을 반대하는 자들을 임금과 대면하게 했다. 괴물이 되어버린 임금.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 살아있는 임금을 보며 임금이 죽었다고 할 수 없는 이 기괴한 상황은 모든 것을 영의정의 뜻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전란과 해원 조씨 일가로 인해 참혹해진 조선. 백성들의 삶은 피폐함 그 자체였다. 먹을 것이 없어 인육을 먹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최악이었다. 병든 자들마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해 더욱 고통스러워지는 상황에서 갑자기 고기를 먹는 모습은 생경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호랑이 잡는 부대에 있었던 영신은 시체를 사슴으로 속여 사람들에게 먹였다. 하지만 그게 모든 재앙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임금에 의해 전염된 사체를 먹은 환자들은 이내 사망했다. 국 속에 잘린 손가락을 보고 놀란 의녀 서비가 영신에게 따지는 순간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죽은 사람들이 살아나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다른 의녀들을 물어 뜯는 괴물들. 그렇게 왕을 살린 저주는 가장 먼 동래에서 백성들에게 퍼지게 되었다. 동래 지율헌에 있는 이 의원만 찾으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라 확신하고 어렵게 그곳에 도착한 세자와 호위무사 무영은 기괴한 상황과 마주해야 했다.
환자들을 치료하는 지율헌은 뭔가를 방어하기 위한 하나의 거대한 장벽처럼 보였다. 안에 들어선 이들은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루 밑에 가득한 시체를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이는 없기 때문이다. 시체들을 모아 관아로 옮기고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지만 그게 곧 재앙의 확대가 되었다.
인육을 먹고 좀비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잘 알고 있던 서비와 영신은 지율헌을 하나의 감옥처럼 꾸며서 나올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 의원은 알고 있는 치료제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절대 열려서는 안 되는 문이 열리며 재앙은 그렇게 확대되었다.
왕에서 시작해 동래 지율헌 환자, 그리고 관아에 몰려든 백성들로 확대된 좀비. 그렇게 모든 것은 잔인하게 조선 전체를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좀비들에 쫓기며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들이 가해지지만 원인과 방법도 모르는 적과 싸우는 것은 쉽지 않다.
좀비들이 한양으로 옮기지 않도록 막기 위해 영의정은 한양으로 이어지는 성문들을 모두 닫았다. 완전히 고립된 채 좀비와 사투를 벌여야 하는 세자와 백성들. 그리고 세자의 스승이었던 안현대감의 출현은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좀비가 등장하자마자 안현대감은 맞춤형 부대를 동원해 일거에 제거해 버렸다.
3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영의정은 당시 어의였던 이 의원을 통해 좀비 만들기에 성공했었다. 안현대감은 그 당시 이미 좀비를 경험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시 등장한 좀비. 하지만 당시와 달리 거대한 좀비들로 인해 죽음 직전까지 몰린 그들의 운명은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되었다.
좀비가 밤에만 활동한다고 생각했지만, 낮에도 돌아다니는 종들이 등장했다. 실제 그들은 밤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온도에 특화된 존재들이었다. 온도만 맞으면 낮에도 활동하는 좀비떼들로 인해 세자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막힌 공간에서 좀비와 사투를 벌여 살아나야 하는 세자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시즌 2는 시즌 1이 방송되기 전에 이미 결정되었다. 아니 이미 시즌 2까지 찍었을지도 모른다.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철저하게 시즌제를 준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방송에서는 담아낼 수 없는 잔인함이 가득하다. 그리고 김은희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와 서스펜스가 함께 한다.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상황들을 흥미롭게 잘 담아냈다는 점에서 <킹덤>은 충분히 흥미롭다. 권력을 탐하는 자들과 좀비의 세상을 연결해 매력적으로 풀어낸 이 드라마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김은희 작가의 성장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도 걸작이 아닐 수 없다.
300분짜리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킹덤>은 넥플릭스가 얼마나 공격적인 집단인지 잘 알 수 있게 한다. 회당 20억의 제작비를 들여 월드 와이드 릴리즈를 하는 그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한국의 특성을 담았지만 보편적인 좀비라는 소재를 더해 세계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시즌제로 준비된 작품인 만큼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올 수 있지만 그건 개인적인 차이일 수도 있다. 자세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요소들을 밑밥으로 잔뜩 깔아 놓은 <킹덤>은 최소 시즌 3, 4까지는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간만큼 잘 뛰는 좀비. 인육을 섭취한다기 보다 전염을 시키는데 주력하는 좀비는 전염병의 새로운 대상이자 주체다. 못된 권력이 만들어낸 타락이 만든 필연적 결과는 그렇게 모두를 지옥으로 이끌었다. 한국 드라마의 세계화 가능성을 높인 <킹덤>의 다음 이야기는 그래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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