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할 수밖에 없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남과 북이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같은 민족이지만 전쟁 후 적대시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변화는 찾아오고 있다.
북한도 설은 있다;
다른 듯 닮은 남과 북의 삶, 한반도 평화는 곧 우리 미래 자산이다
북한은 우리와 달리 1월 1일을 정식 설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음력 설도 설로 인정하고 있지만, 그들은 공식적으로 1월 1일이 설이다. 우리의 설은 국민들의 대이동으로 대표 된다. 물론 중국의 대이동과 차이가 있지만,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이동하는 설은 여전히 대단한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떡국을 먹고 세배를 하며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추억하고 기억하는 설이라는 이미지다. 그럼 과연 북한은 어떤 설을 보내게 되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인간이 살지 않는 것처럼 묘사되었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더욱 궁금해진다.
북한이 우리와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대한민국은 완전한 선진국이라 부르기는 어렵지만 잘 사는 나라다. 현재의 남한과 북한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북한의 경우 평양에 모든 것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장마당이 일상이 되며 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어지며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화고 있다. 그리고 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도 개최되었다. 아직은 더디게 움직이고 있지만 2월 27일~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에서 가지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는 결국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함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전쟁 없는 한반도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는 사실 만으로도 특별하다. 이런 시점에 평양의 설 모습은 어떨지 확인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평양에서도 설에는 떡국을 먹는다. 다만 끓이는 방식이 다르다. 소를 베이스로 하는 우리와 달리, 북한은 돼지 국물을 우려내 맑은 떡국을 끓인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는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삶의 방식과 경제적인 문제로 구분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다양한 수입소와 한우로 손쉽게 소를 접할 수 있는 우리와 달리, 북한의 경제는 소를 우리처럼 소비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 식문화의 다름은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다. 타조 고기가 유행인 북한의 모습 역시 그런 현실적인 문제가 만든 결과물이니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부산을 대표하는 돼지국밥의 근원이 북한이라는 점이다. 과거부터 돼지를 이용한 요리가 많았다는 북한. 전쟁 피난민들이 모여들었던 부산에서 북한이 고향인 분들은 그렇게 돼지국밥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갔다. 서울의 피난민들이 냉면을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완전 배급제에서 거래로 바뀌고 있는 평양의 모습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미 다양한 영상을 통해 평양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대폰을 사용하고 서울인지 평양인지 혼란스럽게 하는 의상을 입은 모습도 발견하기도 했었다.
장마당이 활성화되며 개인의 자유가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 변화는 김일성 광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형 무대가 만들어지고 평양시민 10만 여명이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모인 장면은 압권이었다. 북한은 독재국가다. 독재자 외에는 누구도 찬양할 수 없는 문화 속에서 공개적으로 북한의 유명 배우들을 향해 환호를 하는 모습은 색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독재 국가인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우리 고유의 놀이 문화가 여전히 살아 있는 평양에서 설은 그런 문화들을 즐기는 날이기도 하다. 외국인과 편하게 다가서는 평양의 아이들 모습을 보면 그곳이 정말 독재국가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할 정도였다.
새해 손자들의 세배를 받고 제자들의 방문을 받는 모습. 가까운 동물원 등지로 가족 나들이를 하는 장면들도 큰 이질감이 없다. 가족끼리 식당 나들이를 하고 즐겁게 설을 보내는 모습에서 편안함마저 느끼게 해준다. 이질감이 아닌 동질감이 크게 다가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JTBC에서 특집으로 다뤘던 <두 도시 이야기>와 비슷한 측면도 많았다. 지난해 방송된 서울과 평양에 이어 이번 설에는 속초와 원산 편을 통해 남과 북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KBS 스페셜-2019 설 평양 이야기>는 설이라는 특별한 날 평양의 일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세밀한 관찰이 가능했다.
우리에게는 잊혀져 가는 문화인 서커스가 북한에서는 대중적 인기다. 우리에게는 서커스가 일반적인 용어이지만 북한에서는 교예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런 글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일부 언론은 교회와 교예를 인지하지 못하고 북한을 비판하던 시절도 있었다.
세계적 수준이라는 북한의 교예는 방송에서 잠깐 나왔지만 환상적이다. 공중에서 세계 최초로 5회전을 하는 이의 모습은 장관이다. 이제는 추억 속에 갇혀 버린 듯한 기억들이 평양에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급격한 변화로 인해 잊혀지고 있던 과거의 우리를 평양이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린 한민족이다.
<KBS스페셜-2019 설 평양 이야기>는 시의적절했다. 우리 고유의 설과 평양의 설은 얼마나 닮았고 다른지 직접 확인해본다는 것은 중요하다. 서로를 조금씩 더 알아간다는 것은 긴장과 불안을 제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편성은 반갑기까지 했다.
여전히 과거의 냉전 시대의 프레임을 끌어안고 있는 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시대는 변화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과거의 기억이 아닌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가 곧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밖에 없는 북한. 그 한반도의 미래는 서로를 조금씩 더 아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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