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행은 많은 이들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다. 쉽지 않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그곳에서 보내는 일상의 행복은 많은 여행자들에게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될 수밖에 없었다. 류준열과 이제훈이 2주 동안 쿠바 여행 과정을 담은 <트래블러>는 첫 회부터 기대감을 극대화 시켰다.
유사하지만 다른;
혼자 그리고 둘이 함께 하는 쿠바 여행, 아름다운 여정의 시작
여행 예능은 너무 많다. 이제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 <트래블러>가 등장했다. 당연히 다양한 예능들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류준열이 출연한다는 것과 친구들과의 여행이라는 점에서 <꽃보다 청춘>과 유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트래블러>는 <꽃보다 청춘>의 새로운 버전인가? 첫 방송을 통해 본 <트래블러>는 전혀 다른 형태의 여행 예능이다. 굳이 비슷한 것을 찾자면 여행 전문 다큐멘터리들과 유사함을 가지고 있다. 이는 여행지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중이 여행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아닌 여행지에 무게 중심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이제훈이 국내 일정으로 인해 뒤늦게 합류하며 류준열 혼자 하는 쿠바 여행이 되었다. 공항에 도착해 목적지인 숙소로 향하는 과정 부터가 난제가 될 수도 있었다. 우리와 달리 요금을 협상해야 하는 시스템에서 모르면 큰 돈을 소비할 수도 있는 문화니 말이다.
철저한 준비 만이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음을 류준열은 잘 보여주었다. 철저하게 준비한 후 부자가 함께 하는 택시에 탄 류준열에게 쿠바의 첫 느낌을 설렘과 즐거움이었다. 부자가 번갈아 택시를 모는 기묘한 형태가 이상하게 다가올 수도 있었지만 그것 자체가 흥미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쿠바라는 나라를 알려주는 하나의 모습이 바로 택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까사'라는 스페인어인 집은 쿠바에서는 민박집과 비슷한 개념이다. 숙소를 잡기 위해서는 '까사'라는 단어가 붙은 집을 찾아 일일이 협상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여행의 또 다른 재미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다.
예약을 하고 찾아간 그 집은 수동식 엘리베이터가 운영된다. 정해진 호수를 눌러 오르내리는 것은 일상적이다. 하지만 쿠바에서는 그게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 이가 따로 있다. 알아서 멈출 수 없는 엘리베이터를 정확하게 원하는 층에 멈추는 것도 신기함으로 다가온다.
쿠바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쿠바는 낮에 더욱 뜨겁다. 쿠바의 수도 하바나의 밤은 너무 조용했다. 경제 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은 그곳에서 화려한 밤의 야경을 보기는 어려울 테니 말이다. 활기찬 쿠바의 낮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올드 카로 대변되는 쿠바 특유의 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쿠바하면 생각나는 열정적인 색감과 올드 카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빼놓기에 충분해 보였다. 여기에 노래까지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한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길거리 연주가 끝나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이 함정일 뿐이다.
우연하게 들어간 총기 박물관에서 역사의 흔적들을 확인하는 재미도 솔솔해 보였다. 쿠바 혁명의 주역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흔적들을 확인하는 자리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혁명의 흔적들은 도시 전체에 여전히 남겨져 있다는 점에서도 쿠바라는 나라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미국의 일방적인 경제 제재로 인해 모든 것은 중단되고, 새로운 차를 살 수 없어 올드 카를 수리해 타고 다녀야 했던 쿠바인들은 그렇게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쿠바의 상징이 된 그 올드 카는 그렇게 역사를 품고 있었다. 세계 어느 곳보다 올드 카가 많은 나라 쿠바는 그래서 더 흥미롭다.
쿠바를 누구보다 사랑했던 헤밍웨이가 자주 다녔던 술집. 그곳에 놓은 흉상 옆에서 술 한잔과 쿠바의 노래와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은 여행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대단할 것도 없어 보이는 그 일상의 공간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남미를 접수한 한류 바람은 쿠바도 빗겨가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가 쿠바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젊은 이들에게는 케이팝이 유행이다. 콜럼비아 여행객과는 축구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손흥민 친구라며 자랑하는 류준열, 엑소 쿠바 지부장이라는 쿠바 청년과 만남에서는 수호와 친구라며 남다른 인맥으로 쿠바에서 소통하는 그의 모습도 흥미로웠다.
쿠바라는 낯선 공간에서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짧지만 한국말을 하는 쿠바인들과 만난다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어느 한 지점에서 성장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현재가 존재하나는 그 기괴해서 더욱 매혹적인 쿠바 여행은 이제 시작되려 한다.
경제적인 낙후로 인해 여러 가지가 부족한 현실. 현대인들에게 가장 힘겨운 일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와이파이 카드를 사서 해당 지역에 들어가 접속해야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쿠바의 현실은 우리에게 너무 낯설기만 하다. 그리고 그들의 줄서기 문화에서도 익숙한 지루함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혼자지만 흥미롭게 쿠바 여행을 시작한 류준열. 여행을 좋아하는 그 답게 다양한 여행지를 다닌 경험치는 쿠바에서도 큰 의미로 다가오는 듯하다. 낯선 도시에 주눅 들지 않고 쉽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그 친화력은 여행객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미덕이니 말이다. 아름답지만 낯선 쿠바. 그 여행은 마법처럼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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