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보기 힘든 보리굴비 맛집
"제주 유수암리 꿈낭밥집"
제주토박이인 저는 처음에 보리굴비가 뭔지 잘 몰랐습니다. 굴비는 많이 들어봤지만 보리굴비는 또 무엇일까? 사실 제주도에서는 조기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굴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옥돔으로 유명하고 고등어에 자리돔 정도라면 제주도에서 흔해 빠졌지만, 굴비, 더욱이 보리굴비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마련입니다.
보리굴비는 굴비와 마찬가지로 전라도와 영광 쪽에는 잘 알려진 음식이기도 하지요. 참조기를 건조해서 먹는 일반 굴비와는 다르게 한번 해풍에 말린 참조기를 다시 항아리에 보리와 함께 넣어 숙성을 시킨 것이 보리굴비라고 합니다. 이렇게 일 년 이상 보관하면 보리의 쌀겨 성분이 굴비에 스며들어 비린내가 사라지고 맛도 한결 좋아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성이 잔뜩 들어간 보리굴비 요리를 제주도에서 맛있게 한다는 집이 있어서 서너 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살고 있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도 좋은 점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애월읍에 있는 유수암리인데요, 일제강점기 때 금덕리라고 불렀던 마을인데, 옛날의 명칭을 되찾아 다시 유수암리라고 부르는 아주 조용하고 예쁜 마을입니다.
이곳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꿈낭밥집, 마을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원형 로터리 근처에 있는 음식점인데요, 보리굴비 외에도 다양한 요리들을 맛있게 만들어서 물어물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제는 끼니때에 가면 웨이팅을 해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보리굴비 말고도 먹어보고 싶은 요리들이 많지만 보리굴비의 임팩트가 너무나 강력해서 저는 이집에 오면 다른 것은 쳐다보고 싶지도 않더라고요, 비록 참조기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이곳에서 정성스럽게 숙성을 시키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가격도 가득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그 보리굴비를 소개해드릴게요.
천정과 벽체에는 커피가 들어있던 포대를 마감제로 사용하여 운치를 더했고, 벽돌의 거칠은 질감을 그대로 두어 빈티지풍의 인테리어 유행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정감이 갑니다.
밑반찬으로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요, 대부분 이집에서 직접 만드는 건지 정성이 많이 들어가 보이고 맛도 좋습니다.
보리쌀이 듬뿍 들어가 있는 동치미도 없던 입맛을 끄집어 내줍니다.
주문한 보리굴비가 나오는데요, 테이블에 놓기 전에 직원들이 직접 먹기 좋게 손질을 해줍니다.
보리굴비 속살입니다. 숙성은 물론 감이 짙게 배어 있는 느낌이 드는데요, 왜 이런 종류의 음식을 보면 입안에 침이 먼저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게요 그냥 먹으면 진짜 부담스럽게 짭쪼롬해서요 따로 먹는 방법이 있답니다.
2인분을 주문하면 일인당 한 마리씩 이렇게 나오고요..
보리굴비 접시에는 이렇게 색감이 예쁜 명란젓도 딸려 나옵니다.
또한 레몬즙도 짜 넣어 주면 생선에 남아있는 비릿함을 완전히 잡아줍니다.
보리굴비 정식에는 이렇게 돌솥 밥이 기본으로 나오는데요, 지금부터 보리굴비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 드릴 테니 가실 분들은 따라해 보세요.
사진에는 없지만 주전자에 따로 녹차물이 나옵니다. 이 녹차 물 쓰임새가 요긴한데요, 우선은 돌솥 밥을 그릇에 덜어냅니다. 빈 돌솥에는 그냥 온수를 따라 넣고요, 이건 나중에 누룽지로 먹으면 됩니다.
밥을 덜어낸 그릇에는 녹차 물을 부어줍니다. 밥을 녹차 물에 말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수저로 밥 한 그릇을 뜨고 그 위에 보리굴비를 얹어서 먹으면 참 독특한 맛이 나고 짭쪼롬했던 맛이 감소되어 아주 맛있습니다.
저는 명란젓을 같이 먹어도 아주 좋더라고요.
보리굴비는 다 드시지 말고 조금 남겨두셨다가 누룽지 드실 때 같이 드셔도 아주 좋습니다.
주차시설은 넉넉하지 못합니다. 주변에 알아서 세우시고요,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하고 첫째 셋째 수요일은 휴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