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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검사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이 사실을 통해 왜 검찰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지 <PD수첩>은 '검사 범죄'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탐사보도 매체인 '뉴스타파'와 함께 들여다본 검사 비리 현장은 참혹할 정도다.

 

모든 권력이 집중된 검찰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존재할 수 없는 '검찰 공화국'은 그렇게 부패한 권력을 양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검사는 비리를 저질러도 변호사 개업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번다. 전관예우가 일상인 현실 속에서 검사라는 타이틀은 좋은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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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3년 전 사건인 김형준 검사 사건을 다뤘다. 수많은 비위 사건들 중 이 사건을 다룬 이유는 검사 비리의 종합판과 같기 때문이다. 고교동창이 스폰서가 되어 온갖 비리를 저질렀지만,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다. 힘들게 수사를 하고 형을 받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일반인들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검사라는 이유로 가능한 세상은 비정상일 수밖에 없다. 역으로 검사가 이런 비위를 저지르면 더 엄중하게 처벌을 받는 것이 정상이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알고 이를 집행하는 자가 비리를 저질렀다면 일반인보다 더 중죄로 다스려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김형준 검사 사건을 보면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를 어떻게 하는지 잘 드러난다. 검사가 비리를 저질러도 절대 처벌받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처벌을 해야만 하는 사안이 나온다면 아무 끈도 없는 힘없는 검사들이 그 표적이 된다. 권력을 가진 소위 잘 나가는 검사는 비리를 저질러도 감찰도 하지 않는 것이 검찰 문화라는 사실이 섬뜩하다.

 

스폰서가 된 고교동창 김 씨는 수감 생활 중 김 검사 사무실로 불려 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등 편의를 봤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출소 후 본격적인 스폰서 관계가 만들어졌다.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서 성접대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김 검사는 술집 접대부와 내연 관계까지 발전한다.

 

내연녀가 살 오피스텔 비용도 스폰서 김 씨가 책임졌다. 이들 관계가 틀어지게 된 것은 스폰서 김 씨가 동업하던 한 씨에게 고소를 당한 후다. 김 검사는 박수종 변호사를 붙여줬고, 동기들이 많은 고양지청으로 사건을 옮긴다며 4천만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뤄지지 못했다.

 

거액을 들였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자 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스폰서 김 씨는 김형준 검사 비리 사실을 흘리기 시작했고, 김 검사는 스폰서 김 씨 수사에 집중하라는 압력을 넣었다. 스폰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들은 차고 넘쳤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자 서부지검은 압수수색을 반려하고 자신들에게 사건을 넘기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모든 권력을 가진 검찰이 요구하면 경찰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스폰서 김 씨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대검찰청은 4개월 동안 침묵하기만 했다. 

 

스폰서 김 씨가 사법기관에서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자 한겨레 신문에 제보를 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손영배 검사가 개입한 정황들이 드러났다. 스폰서 김 씨 변호인인 박수종 변호사와 긴밀하게 연락하고, 한겨레 기자에게 전화까지 해 압력을 넣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수많은 증거들이 쏟아진 상황에서도 손 검사는 자신은 사건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커진 후 손 검사는 김 검사와 박 변호사 반복적으로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존재하지만 부정하기에 바쁘다. 박수종 변호사는 변호인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까지 했다.

 

차명폰으로 스폰서 김 씨와 연락을 주고받던 박 변호사는 검찰에 그 번호를 넘겨 체포되도록 했다. 변호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셈이다. 손 검사와 검사 시절을 함께 했고, 연세대 동문이기도 한 이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그 많은 통화를 했던 것일까?

 

언론에 공개되며 사건은 외부에 드러났고, 이를 더는 감출 수 없는 검찰 조직은 특검까지 꾸려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모두가 아닌 그것이다. 성접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피의자의 주장을 받아 성접대는 없었다고 단정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절대 하지 않는 일을 제식구들에게는 그렇게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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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감찰단이라는 것이 검찰 조직에 존재하지만 이는 무용지물과 같다. 형식적으로 외부에 보여주기 위함이지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검찰 출신들의 증언으로 확인되었다. 힘없는 검사가 비리를 저지르면 감찰단은 움직이지만, 소위 잘 나가가는 검사들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김종민 의원실에 따르면 5년 동안 신고‧접수된 검사 범죄만 1만 1천여 건이다. 검사 범죄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그 좁은 검찰 조직에서 이렇게 많은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다.

 

문제는 1만 1천여 건의 범죄 중 검사가 기소된 것은 단 14건이다. 비율로 환산하면 0.13%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말 그대로 검사 범죄는 운이 나쁘지 않으면 기소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기소된 비율이 40%인 것에 비하면 낮아도 너무 낮은 수치가 아닐 수 없다. 

 

<PD수첩-검사범죄> 2부작은 왜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자들을 제어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개혁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이 이번에도 무산된다면 '검찰 공화국'의 권력 집중은 정치권력까지 집어삼킬 수밖에 없다. 견제 없는 권력은 괴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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