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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은행을 월가 사모펀드에 팔아 치우려는 허재의 음모를 이헌과 혜준은 알아챘다. BIS 비율을 조작해서 은행을 해외에 매각하려는 금융위원장의 행태에 이들은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언론에 문제의 문건을 유출했다. 국내 매각만으로도 충분한 은행을 해외에 헐값으로 팔아치워서는 안 되는 일이니 말이다.

 

이 상황에서 허재 금융위원장은 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했다.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은 허재는 자신의 행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문건 유출을 한 혜준을 공격했다. 그리고 자신이 바하마와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헌 역시 눈엣가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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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 직전의 혜준을 구한 이헌은 자신이 기자에게 해당 문건을 유출했다고 밝혔다. 지독하게 힘든 시간을 거쳐 힘겹게 기재부 사무관이 된 혜준을 구하고 싶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학자를 아버지로 두었던 이헌은 뒤늦게 알기 시작한 그 가치를 이미 알고 있었던 혜준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었다. 

 

문건 유출자를 자처한 이헌으로 인해 혜준은 징계에서 멀어질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로인해 이헌이 해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를 간단히 받으면 되는 상황에서 이헌은 긴급체포가 되었다. 허재가 손을 써서 이헌을 압박한 것이다.

 

문제는 정인은행 서양우 본부장을 만나기로 했다는 점이다. BIS 비율을 조작한 당사자가 바로 서 본부장이었다. 그에게 실체를 밝혀 더는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헌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허재에 의해 경찰서에 갇힌 이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헌을 대신해 서 본부장을 만난 것은 혜준이었다. 자신들이 왜 문제의 문건을 세상에 공개했는지 이해를 도모했지만 서 본부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로서도 사명감은 존재했기 때문이다. 허재 금융위원장과 함께 매수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혜준의 말이 들어 올리는 없었다.

 

서 본부장은 혜준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혜준이 언급했던 바하마가 매수자로 나섰고, 상황은 투자가 아닌 경영권 확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외이사 참여를 통해 경영권을 가지려는 야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바하마와 중재가 아닌 바하마 사람처럼 행동하는 허재의 모든 것이 이해할 수 없었다.

 

정인은행장에 연임하기 위해 바하마와 허재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은행장의 행태마저 그 자리는 국가가 절반의 지분을 가진 은행을 헐값이 월가 사모펀드에 팔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상황이었다. 매국노들이 숫자놀음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태를 직접 목격한 서 본부장이 결단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마지막 양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재부는 '정의가 승리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헌은 그 정의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조희봉 과장은 혜준에게 이헌처럼 살지 말라고 했다. 그저 상황에 순응하며 버티라는 그의 말속에는 기재부 등 경제부처의 분위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힘들게 5급 사무관이 된 혜준은 어쩌면 그렇게 존버가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혜준이 다른 부처가 아닌 기재부를 선택한 것은 이헌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대중은 우매하다"며 자신의 모든 행위를 합리화하기에 여념이 없는 금융위원장과는 달리 말이다. 

 

경제 관료들의 잘못으로 국가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지난 시간. 혜준의 아버지는 직격탄을 맞고 사망했다. 그 모든 것을 목격한 혜준에게 기재부는 바꿔야 하는 공간이자 목표였다. 그런 곳에 들어와 이헌을 만났고, 혜준은 헐값에 해외 사모펀드에 은행을 팔아 치우려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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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는 현장을 목격한 서 본부장은 혜준에게 연락해 만나기를 청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바로잡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서 본부장의 집으로 향하던 혜준은 추락한 그를 목격했다. 아련한 눈빛으로 혜준을 바라보는 서 본부장은 자의적 선택이 아님은 명확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자들이다. 허재 금융위원장은 국익을 앞세워 자신을 합리화하는 자다. 바하마는 오직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집단이다. 이들이 뭉쳐서 은행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막으려는 이헌과 혜준은 하나의 팀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경제는 한 방이라며 한탕주의에 정신없는 혜준의 고모부는 자신이 감당할 수도 없는 일을 벌였다. 혜준이 기재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악용해 시장 사람들의 돈을 모아 주식 투자에 나선 고모부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온다. 혜준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잔인한 돈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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