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Views 114 Votes 0 Comment 0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대중문화 대국이라 자처하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를 가졌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 이변이 벌어졌다.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그들이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이 아닌, 한국 영화에 4관왕을 안긴 것은 이변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이는 절대적인 가치가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아카데미 시상식의 꿈의 무대다. 미국의 대중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중요한 상들을 휩쓴 한국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 안 된다.

img.jpg

한국 영화역사 101년 만의 기적은 그렇게 봉준호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전 세계 공통의 문제를 담고 있는 <기생충>은 칸 영화제 역사상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 역시도 기적이었다. 한국 영화로서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였으니 말이다.

 

칸을 시작으로 수상 로드는 전 세계로 이어졌다. 전 세계 수많은 영화제에서 <기생충>은 싹쓸이를 하듯 수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 물결은 도도하지만 거침없이 미국까지 이어졌다. 전 세계 대중문화를 진두지휘한다고 확신하는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자 권위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로컬 영화제라는 봉준호 감독의 도발은 미국에서도 큰 화제였다. 철저하게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식은 깊은 전통만큼이나 비난도 거센 시상식이기도 하다. 백인 외에는 상을 받기 어려운 그곳은 많은 변화도 있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시상식이었다.

 

아카데미보다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골든 글로브에서도 <기생충>은 그들의 원칙으로 인해 작품상 후보에도 오를 수 없었다. 비록 외국어영화상은 받았지만, 그만큼 대중문화의 전부라 자부하는 그들의 보수성은 강력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큰 변화를 스스로 알렸다. <기생충>이 시상식장에서 울린 첫 번째는 바로 '각본상'이었다. 외국어영화에게 다른 것도 아닌 각본상을 수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자막있는 영화는 보지 않은 미국에서 외국어로 쓰여진 영화에게 각본상을, 그것도 가장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서 수여했다는 것은 변화의 시작이었다.

 

외국어 영화상에서 올 해부터 '국제장편영화상'으로 명칭을 바꾼 이 부분 수상자 역시 <기생충>이었다. 다른 멋진 작품들도 존재했지만, 이번 시상식 시즌은 <기생충>으로 인해 묻힐 수밖에 없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까지 모두가 최소한 '국제장편영화상'은 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맞았다.

img.jpg

2관왕에 오른 <기생충>이 다시 불린 것은 '감독상'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단상에 올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함께 경쟁을 한 쟁쟁한 다른 감독들에 경이를 표했다. 핵심적인 본상에 대한 평가는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이었다. 전통적으로 아카데미가 전쟁 영화를 사랑한다는 점에서 기대치는 더 컸다.

 

골든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등에서 이미 <1917>은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샘 멘데스에게 주면서 아카데미 시상식 역시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들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식은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대변화를 알렸다.

 

"어렸을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는 이 말은 함께 후보에 오른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가 한 말이다"

 

수상 소감을 말하며 봉준호 감독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 그의 영화를 보면서 영화 공부를 한 자신이 이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표했다. 봉준호 감독의 이 경의는 기립박수로 마스터피스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모두가 경의를 표하는 시간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오랜 시간 봉준호 영화를 사랑하고 찬양했던 퀜틴 타란티노 감독에게 "형님"이라는 표현을 하며 감사를 표하는 봉 감독. 그는 아카데미가 허락만 해준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등분을 해서 나눠 가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영화광다운 소감으로 좌중을 웃게 만드는 봉준호 감독은 소감으로도 모두를 사로 잡았다.

 

그렇게 설마했던 시상식은 마지막 대상인 작품상 수상자로 <기생충>을 호명하는 순간 절정에 올랐다. 설마 작품상까지 수상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높고 높은 벽을 넘어서 작품상까지 받은 <기생충>은 진정한 승자였다.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역사상 두 번째 작품이 되었다.

 

1956년 <마티> 이후에 처음이다. 미국 영화라는 점에서 한국 영화의 이 기록과는 사뭇다르다. 바른손 대표의 소감이 끝나자 막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장의 관객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하라며 생방송 연장을 요청했고, CJ 이미경 부회장의 소감까지 하게 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img.jpg

아시아권 감독으로는 이안에 이은 두 번째 감독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안 감독은 할리우드 작품으로 받았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로 받은 봉준호 감독과는 또 다르다. 6개 후보에 올라 4개의 핵심적인 상을 받은 <기생충>은 세계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여전히 배우들이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 역시 도전을 통해 깨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가장 유력했던 <1917>은 기술적인 분야인 촬영, 음향효과, 시각효과만 수상한 채 물러나야 했다. 마틴 스콜세지가 무관에 그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위대한 역사로 남겨질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었다.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부모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리고 현장에서 희생된 모든 아이들의 펼침막도 준비되었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그 참사 속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그들의 모습은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깊은 울림으로 남겨졌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그날의 기록은 이제 남겨진 모든 이들의 몫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

미국생활 - 요리, 맛집, 문화생활

맛집,TV 등 사소한 일상 얘기

  1. No Image

    고즈넉한 분위기가 압권, 제주의 숨은 명소 ‘수산한못’

            고즈넉한 분위기가 압권, 제주의 숨은 명소 ‘수산한못’ 제주 동부지역은 제주도에서도 오름 군락이 가장 발달되어 있는 곳이라 하겠습니다. 성산읍 수산리 인근이 그 끄트머리라 생각하면 되는데요, 한라산과의 사이에는 백약이, 아부, 동검은이,용눈...
    Date2020.02.16
    Read More
  2. No Image

    머니게임 10회-드림팀 위협하는 내부공모자는 누구인가?

    국고 손실과 국가 기밀 유출이 걸린 바하마 건은 중요한 사건이다. 허 총리가 부실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강수를 뒀다. 바하마를 칼로 사용해 부실기업들을 정리하는 것이 곧 한국 경제를 위한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년 동안 바하마가 정인은행을 ...
    Date2020.02.13
    Read More
  3. No Image

    방법 2회-조민수 광기 정지소 턱밑까지 다가왔다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진종현 회장에 대한 복수를 하려던 소진은 조력자를 얻었다. 그를 얻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했다. 진희에게 자신을 믿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증명해야 했다. 그래서 소진은 자신의 능력인 방법이 정말 가능하다는 사실을 ...
    Date2020.02.11
    Read More
  4. No Image

    봉준호 기생충 작품상 포함 4관왕 새 역사를 썼다

    대중문화 대국이라 자처하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를 가졌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 이변이 벌어졌다.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그들이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이 아닌, 한국 영화에 4관왕을 안긴 것은 이변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이는 절대적인 가치...
    Date2020.02.10
    Read More
  5. No Image

    이효리 단골이라는 제주맛집, 옛날팥죽

            이효리 단골이라는 제주맛집, 옛날팥죽 이름 하나만으로도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효리는 제주도에 이주해 살면서 지역사회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얼마 전에는 살고 있던 자택을 팔고 제주도 어딘가(?)에 새로운 ...
    Date2020.02.09
    Read More
  6. No Image

    블랙독 최종화-서현진을 통해 보여준 선생님이 된다는 것

    참 아름답고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학교 드라마가 자주 만들어지지만 항상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전부였다. 교사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는 보기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블랙독>은 큰 가치로 다가왔다. 선생. 아니 선생님이 되기 위한...
    Date2020.02.04
    Read More
  7. No Image

    블랙독 15화-서현진 믿어주지 못해 미안해에 담은 가치

    마지막 한 회를 남긴 <블랙독>은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15화에서는 세 팀이 나뉘어 각자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건 마지막을 위한 정리 수준의 만남이었다. 서로에게 떠나가는 이들이 마지막 만찬을 즐기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떻게 ...
    Date2020.02.03
    Read More
  8. No Image

    하루 1500명만 만날 수 있는 눈의 왕국, 한라산 탐방 예약제

            하루 1500명만 만날 수 있는 눈의 왕국, 한라산 탐방 예약제 "탐방예약제 시범운영 첫날, 217명 노쇼" "한라산 탐방예약하는 요령" 올해는 제주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지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면서 생물권보전지역...
    Date2020.02.02
    Read More
  9. No Image

    스토브리그 12회-남궁민 오정세 정면 충돌, 떠오른 약물 게이트

    큰 관심과 달리, 결방이 많았던 <스토브리그>가 돌아왔다. 전지훈련을 해외로 가지 못했던 드림즈와 바이킹즈는 두 번의 시범 경기를 갖게 되었다. 트레이드 되었던 강두기와 임동규가 정규 시즌 경기가 아니지만 첫 대결을 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시...
    Date2020.01.31
    Read More
  10. No Image

    머니게임 5화-심은경 품은 고수, 이성민과 전면전 시작한다

    정인은행을 월가 사모펀드에 팔아 치우려는 허재의 음모를 이헌과 혜준은 알아챘다. BIS 비율을 조작해서 은행을 해외에 매각하려는 금융위원장의 행태에 이들은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언론에 문제의 문건을 유출했다. 국내 매각만으로도 충분한 은행을 해외...
    Date2020.01.29
    Read More
List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 71 Next
/ 71

INFORMATION

CONTACT US

이메일 : info@miju24.com

업무시간 : AM 08:00 ~ PM 18:00

www.miju24.com

Copyright 2009~ Miju24.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