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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의 도전 과제들은 매번 경신되어가고 이런 상황에서도 이 모든 것을 수행해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올 정도다. 드럼 비트 하나로 시작한 날갯짓은 하프 연주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하프를 연습하는 것 자체가 대단할 수는 없다. 누구라도 연습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단순히 연습이 아니라 공연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유재석이 선 곳은 다른 곳도 아닌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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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클래식 공연장에 올라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하프 연주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원들과 합을 맞춰 공연을 해낸 유재석은 그래서 대단할 수밖에 없다. 한 곡을 연주해서 쉽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저 시간 투자해 연습하고 올라서 간단하게 연주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발언이 얼마나 허망한지 그런 말을 한 이도 느낄 것이다. 작은 단이 있는 곳이라도 모두가 주목하는 상황에서 나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떨리는 일인지 경험을 해보지 않아도 충분히 느껴지는 긴장감이니 말이다.

 

유재석이 의외로 음악적 소질이 존재하는 듯하다. 드럼도 단순한 비트에서 시작했지만, 그렇게 곧잘 리듬을 따라가는 것을 보면 최소한 소질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로트의 신성으로 존재감을 보인 그가 널 뛰기를 하듯 이번에는 정통 클래식에 도전했다.

 

평생 처음 접해보는 하프를 보며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온갖 생각들을 했을 것이다. 그 자리에 가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을 것이다. 일이니 어쩔 수 없이 향한 그곳에서 화도 낼 수 없이 전문가인 교수님에게 직접 하프를 배우는 유재석의 모습은 측은함도 들었다. 

 

카메라 앞에 세워진 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과제를 묵묵하게 수행해야 하는 유재석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상황이었다. 주어진 일에는 최선을 다한다. 그게 자의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선생님이 연습용을 건넨 작은 하프를 가지고 매순간 연습을 하는 유재석은 그렇게 연미복을 입고 거대한 무대에 섰다. 누구나 설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유재석이 그 무대에 서는지도 몰랐다. 정기적으로 하는 대중들을 위한 클래식이라는 점에서 유재석의 참여는 더욱 큰 가치가 부여되었다. 

 

보다 많은 이들이 클래식에 가까워지도록 '11시 콘서트'를 개최한다. 그리고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유재석을 객원 단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준비된 윤혜순 교수의 지도를 받은 유재석은 무대에 섰다. 홀로 연미복을 입었지만, 깜짝 등장한 유재석을 보며 관객들이 환호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얼굴은 침착했지만 떨리는 손은 어찌하지 못했다. 심하게 떨리는 손가락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상황에서 연주는 시작되었다. 수많은 단원들과 함께 하는 협연이다. 그리고 이를 듣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그 자리에 왔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라도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끔찍할 정도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유재석은 연습으로 모든 것을 만회했다. 그저 단순히 만화처럼 손가락으로 더듬으면 되는 것은 아니다. 음을 내기 위해 아래 여섯 개의 페달을 움직여야 하는 상황도 만만치 않다. 

 

수많은 전문가들 사이 홀로 앉아 거대한 하프를 통해 아름다운 음을 내는 유재석의 모습에 이질감은 없었다. 비록 마지막 한음이 문제였지만, 관객들은 화통하게 웃으며 하프 연주자 유재석에게 환호했다. 클래식을 보다 대중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그렇게 유재석으로 인해 화룡점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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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을 그 자리에 서게 만든 윤혜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하피스트와 멋진 지위를 보여준 여자경 지휘자는 이번 도전의 일등공신이었다. 유재석이 흠뻑 빠진 여자경 지휘자의 모습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여전히 낯설고 높아 보이기만 하는 클래식이지만, 유재석의 도전을 통해 한 뼘은 대중들과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였다. 유재석의 하프 도전기를 함께 하기 위해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의 도전 과제들은 매번 경신되어가고 이런 상황에서도 이 모든 것을 수행해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올 정도다. 드럼 비트 하나로 시작한 날갯짓은 하프 연주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클래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둘이라는 점에서 프로그램 취지와는 정확하게 맞았다. 그리고 유재석의 제안으로 시작된 연주는 시청자들까지 매료시켰다. 김광민의 익숙한 멜로디는 차분하고 흐뭇함을 전해주었고, 손열음의 '터키행진곡' 변주는 피아노 연주란 무엇인지 다시 깨닫게 하는 장면이었다.

 

클래식으로 물들인 주말. 유재석의 도전은 다시 한 번 그 가치를 빛냈다. 현실에 안주해도 누릴 것이 많은 유재석의 무모해 보이는 무한도전은 그 자체로 큰 가치로 다가온다. 도전하기 싫어하는 시대, 끊임없는 도전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유재석은 그래서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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