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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철, 제주토박이가 얘기하는 고사리 백과사전 


“고사리를 꺾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고사리의 모든 것”


고사리의 계절입니다. 제주도의 들판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제주고사리는 청정지역이라 그런지 품질이 우수해서 고사리철만 되면 육지에서 고사리꾼들이 몰려들기도 합니다. 고사리는 같은 지역에서 한철에 아홉 번까지 꺾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봄철 내내 계속해서 날짜 간격을 두고 싹을 틔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번 갔던 지역을 며칠 있다고 또 가는 것입니다.  

제주도의 들판이라 해도 꺾는 시기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대략 지금쯤이면 전 지역이 고사리 풍년이겠지만 처음 솟아나는 시기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성산포 방향인 동쪽이 조금 빠르게 나타납니다. 약 일주일 정도의 차이를 두고 서쪽은 늦게 솟아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사리를 채취하다 보면 신기한 부분도 많습니다. 방금 봤는데도 한눈을 팔았다가 다시 찾아보면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들풀의 색과 비슷하여 착각을 해서 그런 것입니다. 유독 고사리를 잘 찾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무엇보다 남의 꽁무니를 따라 다니면서 꺾는 사람이 진짜 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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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여기서 고사리에 대한 기본 상식 몇 가지...!!

4월에 찾아오는 짧은 장마, 제주에서는 고사리장마라고 합니다.
이 즈음에 고사리들이 쑥쑥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고사리는 비가 내린 다음날 많이 올라옵니다.
고사리는 손으로 꺾기 때문에 꺾는다고 표현을 합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일 년 동안 가정의 대소사에 쓰일 고사리를 이 계절만 되면 채취를 하여 잘 건조 시킨 후 정성스럽게 보관하곤 합니다. 제주사람들이 손수 고사리를 채취하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울 집에서도 어린 시절부터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나물인 고사리를 해마다 직접 꺾어 오곤 합니다. 너무 귀한 식재료라서 비교적 많이 꺾어온 해에는 쓸 만큼만 남겨두고 시장에 내다 파는 집도 허다합니다. 

간혹 블로그를 통해 고사리 관련 포스팅을 하는데 어디를 가야 고사리를 꺾을 수 있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프라인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처음 겪는 분들이라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제주도 들판에 나가면 온통 고사리 천지입니다. 많고 적음의 차이는 조금 있지만, 중산간 도로를 달리다 보면 유독 차들이 많이 세워진 곳이 있는데 고사리가 많은 지역이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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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를 꺾기 위해서는 준비해야할 필수품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고 비옷 준비여부를 판단해야합니다.
-마실 물은 반드시 준비합니다.
-비상연락에 필요한 휴대폰은 충분히 충전하고 휴대합니다.
-햇볕에 노출되기 때문에 선크림과 챙 있는 모자 꼭 챙깁니다.
-장갑은 안쪽 코팅이 되어 있는 장갑이 좋습니다.
-튼튼한 등산화도 좋지만 목이 긴 장화가 더욱 좋습니다.
-길을 잃었을 때를 대비해서 호루라기가 있으면 좋습니다.
-비교적 넉넉한 배낭과 손부직포가방을 따로 준비합니다.

(오일장에서 파는 고사리용 앞치마를 쓰시는분 많은데, 이건 양이 많아지면 허리 굽힐 때 무게가 앞으로 쏠려서 허리가 많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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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를 꺾기 위해서는 명심해야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아침기온은 춥기 때문에 따뜻하게 입고 나가야합니다.
-고사리는 가시덤불에 많이 있습니다. 다치지 않게 조심합니다.
-뱀이나 진드기 등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길을 잃지 않도록 자신의 위치를 자주 스캔합니다.
-동료가 있으면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위치 파악을 합니다.
-소지품은 반드시 배낭에 넣고 지퍼로 단단히 잠급니다.
-산소 주변의 고사리는 꺾지 않습니다. 
 
고사리를 꺾을 때에는 계속해서 허리를 구부려야 하기 때문에 자칫 허리에 무리가 갈수 있으니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고요, 비교적 넉넉한 크기의 낡은 배낭과 함께 손에 들고 다니면서 꺾어 넣을 부직포 가방을 따로 챙기면 좋습니다. 마실 물과 휴대폰 등은 뒷짐 진 배낭에 챙겨 넣고요, 주머니에는 가능한 중요한 물건을 두지 않습니다. 잃어버리면 거의 못 찾는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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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은 고사리는 이렇게 임시 보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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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차면 이렇게 배낭에 넣습니다>

제주도의 들판 전역에 고사리가 많지만 유독 많이 몰려 있는 곳이 있기에 자기들만 기억해 놓고 있다가 해마다 가는 곳이 각자 정해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30분 가야 만날 수 있는 들판에 갔었지만, 최근 몇 년은 새별오름 앞 들판, 그리고 올해는 제주시 근교 들판에서 생각보다 많은 양을 꺾었습니다. 이처럼 어디를 막론하고 제주도 들판은 고사리 천지입니다.


이 계절에 한적한 도로가에 차들이 세워져 있는것을 제주도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데, 거의 고사리 채취 차량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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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야 할 고사리, 꺾지 말아야 할 고사리?"

고사리를 채취 할 때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잎이 나오지 않고 줄기가 여러 갈래로 뻗지 않은 연한 고사리를 꺾어야 하는데 한눈에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행여 구분이 안 되시면 손으로 꺾어 보면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부드럽고 쉽게 꺾여서 잘려 나가면 연한 고사리입니다. 이미 시기를 놓친 고사리는 잘려 나가지 않고 질기게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사리를 꺾는 이들에게는 불문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산소(무덤)에 자란 고사리는 꺾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산소에는 고사리가 유별나게 많이 자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의 산소에 불쑥불쑥 들어가서 채취하는 것을 금기시 하고 있습니다. 제사상에 정성스럽게 쓰일 음식재료인데 남의 산소에 있는 고사를 쓸 수는 없잖습니까? 하지만 이러한 금기에 아랑곳 않고 마구잡이로 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집에서 쓸 고사리가 아니고 시장에 내다 팔 목적으로 채취를 하는 사람들이 그들이죠. 정성이나 질 보다는 양을 우선 시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고사리들은 질에서도 차이가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정에 정성스럽게 쓰일 고사리는 직접 채취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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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로 착각하기 쉬운 고비>

간혹 이파리가 많이 나온 고사리, 그리고 윗부분 줄기가 여러 갈래로 뻗은 고사리, 그리고 너무 밑 둥으로 꺾은 고사리는 양에서는 많을지 모르지만 질로 따지면 형편없는 고사리입니다. 간혹 이런 고사리를 꺾고 자랑하시는 분도 있던데, 잘못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고사리와 비슷하게 생긴 고비를 고사리로 착각하고 꺾으시는 분들도 있던데, 사전에 고사리를 눈으로 작 익혀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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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온 고사리입니다. 삶으려고 풀어 놓았더니 꽤 많은 양이군요. 허리를 굽혔다폈다를 반복하고 등에는 이미 채취한 고사리를 배낭에 짊어 메고 다니다 보니 다리와 허리의 근육이 많이 뻐근합니다. 하루 두세 시간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예년에는 고사리를 삶을 때 줄기만 놔두고 이파리 부분은 털어내 버렸는데, 요즘은 이파리 부분까지도 있는 채로 삶습니다. 고사리를 대야에 놓고 흐르는 물로 먼지만 털어낸다는 생각으로 대충 씻어줍니다. 그리고 삶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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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솥에 고사리를 삶는 모습인데요, 삶는 내내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고사리 특유의 향이 아주 좋습니다. 그날 채취한 고사리는 이처럼 바로 삶아 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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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한번 끓으면 한번 뒤집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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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익은 정도는 어느 정도 삶은 다음  손으로 으깨 보면 물컹하고 익혔다고 느껴지실 겁니다. 그럼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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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아낸 고사리를 찬물에 살짝 식힌 다음 햇볕에 건조 시킵니다. 얇게 펴서 건조시키면서 들어있는 이물질을 걸러냅니다. 절대로 비를 맞히면 안 되구요, 날씨가 안 좋으면 그늘에서 말려야 합니다. 햇볕이 좋은 맑은 날씨에는 약 이틀 정도면 바싹 마릅니다. 마른 고사리는 검게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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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어떤 효능이?

우리는 육개장에 들어 있는 고사리를 자주 보게 됩니다. 탕 종류도 좋지만 고사리는 무침이 제맛이지요. 고사리는 양치류(fern)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너무 춥거나 더운 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퍼져 있습니다. 삶아서 나물 또는 국거리로 쓰기도 하고, 뿌리줄기에서 녹말을 채취해 빵을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뿌리줄기는 기생충에 효과가 있으며, 인디언들은 기관지염을 치료하기 위하여 뿌리줄기를 날로 먹었다고 합니다. 
 
위험하기도 합니다. 고사리를 식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일본에서 위암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하고, 익히지 않은 고사리에는 티아미나아제(thiaminase)가 들어 있어 비타민 B1을 분해해 각기병(비타민B1결핍증)에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비빔밥에 빼놓지 않고 들어가는 단골재료인 고사리나물은 고사리의 어린순으로 만든 것입니다. 또한 잎과 뿌리줄기 모두 맥주를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간단하게 고사리 무침을 만드는 법도 소개합니다.

1.말린 고사리를 준비해서 약24시간정도 찬물에 담가놓아 불립니다.
2.고사리가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약20분 삶습니다.
3.삶은 고사리를 다시 찬물에 넣고 한두 시간 불리고 난 후 물기를 없앱니다.
4.고사리에 간장, 다진마늘, 다진파, 소금을 알맞게 넣어 양념을 하고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볶습니다.
5.볶으면서 물을 넣고 양념이 스며들 때까지 끓인 후 참기름을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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