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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가 증거 한다"라는 말을 되뇌는 태을은 '이상도 살인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기 때문이다. 평행 세계를 이야기하는 이상한 남자를 만난 후 태을의 상황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다시 훌쩍 떠나버린 그 남자가 생각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대한제국으로 돌아간 곤은 첫 날부터 바쁘다. 오랜 시간 궁을 비우며 온갖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 총리는 사전 통보도 없이 궁을 찾았다. 황제를 뵙겠다고 밀어붙이며 들어온 구 총리를 노 상궁이 막지만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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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들어선 집무실에는 곤이 조영과 함께 있었다. 노 상궁도 놀랄 이 상황으로 인해 구 총리의 행태는 당혹스러운 상황으로 종결되었다. 황제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 구 총리를 향한 황제의 선 긋기는 명확했다. 

 

해사 군무 당시 함장의 아버지 장례식을 찾은 황제. 이를 통해 부재를 무의미하게 만든 황제의 행보는 그렇게 대한제국의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평행 세계를 경험한 곤에게 모든 것은 평범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상도 살인사건'에 집착하는 태을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하다. 도박에 미쳐 집까지 날린 자가 도박을 3개월 동안 끊었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이버 머니까지 두둑하게 있는 상황에서 도박꾼들의 행동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다.

 

어렵게 반장에게 시간을 벌어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막히기만 할 뿐이다. 신재의 어머니 역시 도박에 깊숙하게 빠져있다. 가방에 가득 든 현금을 보고 신재는 어머니와 함께 도박장을 찾았다. 그곳에서 신재 어머니에게 돈을 잃어 준 자가 자신에게 뇌물을 주려한 조폭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어머니까지 도박 혐의로 체포를 시킨 신재는 악의 고리를 끊어내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신재 어머니는 대한제국에서는 책방을 하고 있다. 이림의 수하인 유경무와 꼭 닮은 인물은 대한민국에서 동일한 책방을 하고 있다. 

 

이 미묘한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책방 앞에서 서 있던 어린 아이가 태을 앞에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신분증을 잃어버리는 이유를 만든 그 아이는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충돌을 했으니 말이다.

 

곤이 25년 전 손에 쥐었던 문제의 신분증의 재발급 날짜는 11월 11일이었다. 그리고 실제 태을은 그날 신분증을 받았다. 신분증을 잃어버린 것도 당혹스럽지만, 10월 말 재발급되기로 한 것이 곤이 말한 날짜에 나왔다는 사실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곤은 당숙인 부영군 이종인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없냐고 했다. 그러면서 건넨 것은 25년 전 부영군이 발급한 이림의 사망진단서였다. 당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적시된 이 사망진단서는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림이 다음 대상으로 부영군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진실을 숨기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고, 자신의 편에 서서 반란에 도모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황제만이 가질 수 있는 사인검은 이림과 마지막 결투를 위한 이곤의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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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은 대한제국에서 다시 시간이 멈추는 것을 경험했다. 이는 이림이 공간의 틈을 오갔다는 의미다. 이게 가능한 이들에게는 동일하게 잠시 시간이 멈추는 것을 감지한다. 그 순간 공간의 문이 열리며 시간이 잠시 멈추기 때문이다.

 

태을이 확보한 이상도의 휴대폰에 녹음된 내용은 평범한 뉴스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언급하는 내용들은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제국이었다. 이는 이림을 따라 이상도가 대한제국에 갔었다는 의미다. 3개월 동안 도박도 하지 않은 이유는 그곳에 있었다. 

 

곤이 남긴 지폐도 은행에서 발급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증이 재발급된 날짜가 2019년 11월 11일이라는 사실도 맞았다. 이 황당한 상황에 정신이 없는 태을에게 곤이 전화를 걸었다. 다시 돌아온 곤의 초대로 대한제국으로 간 태을.

 

대나무 숲에서 곤과 태을을 맞이한 것은 조영과 근위대원들이었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태을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간의 문을 건넌 태을은 과연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까? 김은숙 작가의 서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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