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 비자 발급은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면접을 거쳐야 했고, 재산, 결혼 등의 일정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거부되기 일쑤였으며 한 번 거부되면 이후로도 힘들어졌다.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다. 미국 대사관 앞에는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131달러였던 발급 비용도 부담이 됐다. 그러나 비자 면제 프로그램 실행으로 이 같은 복잡한 절차는 옛날이야기가 됐다. 미국 여행 준비는 한결 간단해졌다. 비자 면제 프로그램 이용시 꼭 알아야할 몇 가지를 알아본다.
Q 미국 비자 면제 어떻게 받나?
먼 저 전자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전자여권이란 이름, 여권번호, 얼굴 모습 등의 정보를 전자 칩에 담은 기계 판독식 여권이다. 정부는 지난 8월 말부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전자여권을 발급하고 있다. 전자여권은 대리인이 아닌, 반드시 본인이 신청해야 한다.
입 국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인터넷(esta.cbp.dhs.gov/esta)에 접속한 뒤 자신의 개인정보 즉 성명과 생년월일, 국적, 여권번호 등 17가지 필수정보와 비행편명, 출발도시, 미국 내 체류주소 선택항목 4가지를 입력한다. 아직 한국어 서비스는 되지 않으니 어렵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곧바로 미국 정부로부터 입국 가능 여부를 통보받게 되고, 허가증이나 마찬가지인 신청번호를 출력해서 여행시 지참하면 된다. 비용은 없다. 한 번 신청으로 2년간 유효하고, 최소 출발 72시간 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Q 누구나 받을 수 있나?
비자 면제 프로그램은 90일 이하의 관광을 목적으로 할 경우에만 해당된다. 그 이상의 기간동안 체류하거나 유학이나 취업, 공연, 투자, 취재 등 다른 목적을 가진 경우에는 예전과 같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또 예전에 비자 발급이 거절됐거나 입국 거부나 추방을 당한 경우에는 신청할 수 없다.
Q 기존에 받은 미국 비자는 어떻게 되는가?
이미 받은 미국 비자는 종전처럼 미국 여행시 사용할 수 있다.
Q 무비자로 입국 후 유학이나 취업, 이민 비자로 전환할 수 있나?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했다면 비자가 필요한 유학, 체류 등으로 비자 신분(Visa Status)을 전환할 수 없다. 비자 신분 전환을 하려면 한국으로 돌아와 현지 미국 대사관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Q 무비자로 미국 입국 후 캐나다, 멕시코 및 인접국으로 여행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재입국할 수 있나?
일 반적으로 캐나다, 멕시코 및 인접국 여행 후 미국에 재입국할 경우 최소 미국 입국시 허용받은 90일 중에서 이미 사용한 일수를 제외한 잔여일만큼 체류할 수 있다. 미국 출입국 관리소는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 인접국 여행 후 미국에 재입국하는 여행객에게 다시 90일을 부여하는 재량을 발휘했으나, 미국 체류 기간 연장을 위해 인접국에 여행 갔다가 미국으로 재입국하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예외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Q 미국 공항에 도착했을 때 달라진 점은?
비 자 소지 입국자와 같이 ‘Visitor’ 라인에 줄을 서 입국심사를 받는다. 단 입국심사를 할 때 준비해야 할 입국허가서는 녹색 용지인 I―94/w를 사용해야 한다. 미국 비자를 가진 사람이라면 현행처럼 흰색 용지인 I―94 서류를 작성하면 된다. 대부분 기내에서 승무원이 안내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국심사 때 적절한 입국허가서를 사용하지 않으면 심사 창구에서 다시 기재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비자 유무에 맞는 입국허가서를 선택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