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래스 화제
배터리 수명.스피커 단점
최근 스마트워치나 스마트안경 등 이른바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ing device)가 차세대 스마트기기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이 야심차게 내놓은 스마트안경 '구글 글래스'는 당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만 판매했으나 최근 일반인을 상대로 한 체험행사가 진행중이다.
지원자 10만명 중에 선발된 1만여명이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교사, 의사, 치과의사, 헤어디자이너, 건축가, 운동선수 등이 포함됐다.
AP통신은 이 행사 참가자들을 인터뷰해 구글 글래스가 일반인들에게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취재해 28일 소개했다,
TV방송 진행자 출신으로 현재 참전용사 지원단체에서 일하는 새라 힐(42)은 지난 5월 구글 뉴욕지사에서 구글 글래스를 제공받아 사용하기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이 기기의 전도사가 됐다.
힐은 "눈 안에 인터넷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며 "게다가 생각했던 것처럼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힐은 구글 글래스의 장점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구글의 화상통화서비스 '행아웃'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며 "택시가 공항에 도착한 이후에도 양손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짐을 들고 공항내부로 들어가면서도 통화를 끊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힐은 식당이나 쇼핑센터, 모임 등에서 구글 글래스를 쓰고 있는 모습을 기이하게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도 곧바로 익숙해졌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주로 힐에게 자신들도 체험해 보고 싶다고 했으며, 실제 사용한 이후에는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노쇠하거나 병상에 있어 워싱턴DC에 있는 세계2차대전 기념관을 직접 방문할 수 없는 참전용사들을 위해 투어영상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실제 업무에도 활용하고 있다.
전업주부인 데보라 리(34)는 구글 글래스로 9개월된 딸 매지와 공유하는 소중한 순간을 사진 등으로 담아내고 있다.
리는 딸 매지를 어르거나 간지럼을 태우는 등 함께 놀면서 환하게 웃는 딸의 매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는 것.
리는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함께 놀면서 사진을 찍는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리는 구글 글래스를 이용하면 자신의 부모와도 딸이 고형식 식사를 시작하는 모습을 마치 직접 보는 것처럼 공유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고 "딸과 함께 간직하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모두 담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험자들은 그러나 구글 글래스의 단점으로 짧은 배터리 수명과 골전도(bone conduction)기술을 이용한 스피커를 꼽았다.
배터리 수명은 한번 충전으로 하루 정도 사용할 수 있다는 구글의 주장에도 불구, 동영상을 찍을 경우 길어야 2시간 이상 사용할 수 없고, 스피커는 주변 소음이 거의 없는 조용한 공간이 아니면 이용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
이들은 그러나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우려했던 사생활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글 글래스가 스마트폰처럼 손을 이용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사용해본 결과, 스마트폰보다 심각한 프라이버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안젤라 맥린타이어는 내년 초 일반인을 상대로 구글 글래스가 출시되면서 현재 개발자들에게 1천500달러(약 167만원)로 판매되고 있는 가격이 최대 200달러 선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또다른 '입는 컴퓨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마트워치'가 구글 글래스보다 일반인들의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