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때 미 이민온 1.5세 3년전 남편과 헤어진 후
아이들 한국 가르치려 LA한국교육원 문 두드려
"언젠가 엄마의 나라인 한국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LA한국교육원에서 진행 중인 뿌리교육 프로그램에 푸른 눈을 가진 7명의 형제가 등장했다.
주인공들은 베벌리힐스에 살고 있는 진희, 리자, 미나, 주보, 루비, 제라, 제이큰.
한인 김재희(49·컨설턴트)씨와 백인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8남매 중 이들 7명은 지난 주말부터 뿌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국악 등 한국문화와 간단한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은 원래 워싱턴주 밴쿠버 출신으로 LA를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한 이유는 바로 한국문화를 더 알고 싶어서라고 소개했다.
14세에 유학 와 대학 졸업 후 결혼도 하고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며 나름 자리를 잡고 살던 어머니 김씨는 어느날 자신의 뿌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백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나 한인들과 생김새는 조금 달라도 저 아이들은 엄연한 한인입니다. 뿌리의 50%는 한국이죠. 그런데 제가 죽으면 누가 저들에게 한국을 알려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3년전 남편과 이혼한 김씨는 지난해 결국 한인 사회가 가장 크게 형성돼 있는 LA로의 이주를 결심했고 지난달 장남(주다·20)을 빼고 모든 자녀들이 LA로 내려오면서 가족들이 다시 뭉쳤다.
자녀들에게 한국문화를 가르쳐주고 싶어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적당한 교육기관을 찾지 못하다 최근 한국 정부기관인 LA교육원과 LA문화원을 알게 되면서 제대로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이들을 한인으로 키우고 싶어서 사업체를 정리하고 LA로 내려오게 됐어요. 다행히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아 너무 행복해요."
아이들 역시 LA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리자는 "부채춤이나 가야금 등 한국의 전통문화가 너무 아름답다"며 "특히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배워야하는 한국의 전통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빅뱅과 2NE1을 좋아한다는 루비, 너무 예뻐서 김태희가 좋다는 제라, 막내 제이큰은 사내아이답게 수퍼주니어와 샤이니를 좋아한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드라마를 즐겨본다는 큰딸 진희(28)는 "우리는 모두 한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며 "언젠가 엄마의 나라로 돌아가 어떤 일이 됐든 한국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항상 한국의 문화에 대해 가르쳐 주고 어른을 공경하도록 교육을 시켰다"며 "언젠가 북한으로 들어가 굶주린 어린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 나를 포함해 아이들의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