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와 파업이 미국 60개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주최측은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노조 설립을 위해 작업 중이다.
29일(목) 벌어진 시위의 규모와 영향력을 측정하기는 어렵다. 시위 주최측 대변인은 패스트푸드 점포 1,000개와 백화점 등 기타 소매점포 여러 곳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파업으로 몇몇 식당이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맥도널드와 웬디스는 시위가 체인점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며 점포가 문을 닫은 경우도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목요일 정오 시위 도시 중 하나였던 시카고 중심의 맥도널드와 웬디스 체인점 여러 곳은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사람들이 시카고의 어느 맥도널드 바깥에서 약 45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맥도널드의 한 직원은 전화를 통해 이 시위대 중 직원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버거킹은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패스트푸드 체인점 바깥을 행진하며 시간당 15달러로 임금을 올리고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정당한 절차”를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패스트푸드점 시급은 미국 최저 임금인 시간당 7.25달러까지 내려간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시간당 15달러로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9일(목) 로스앤젤레스의 한 버거킹 앞 시위대의 모습.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임금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위대가 요구하는 인상안을 받아들이면 점주들이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파업은 뉴욕, 시애틀 등 십여 개 도시에 위치한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파업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높은 이직률로 노동자들이 조직을 이루기 어려운 업계에서 이 정도로 시위가 퍼져나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주최측과 최근 몇 달 간 노동부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이번 일련의 시위는 국제서비스노동조합(SEIU)이 지역 단체와 함께 패스트푸드 파업을 조직한 최소 여섯 개 도시에서 새로운 노조 설립을 지원하면서 이루어졌다. 여섯 개 도시에는 뉴욕,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등이 포함된다. SEIU 관계자들과 비노조 지역 단체 회원들이 이들 조합의 관리자로 등록돼 있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노조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들의 노조 설립을 도울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지난 2월 노동부에 제출한 서류에 뉴욕 패스트푸드노동자위원회의 대표로 등록돼 있는 켄달 펠스가 말했다.
SEIU가 노동부에 제출한 재정 정보에 따르면 펠스는 지난해 SEIU 도시 코디네이터로서 11만1,000달러를 벌었다. 그는 새로운 노조가 기존의 어떤 노조와도 관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이 조직을 키우고 어떻게 구조를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동안만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리틀 시저스 피자 체인점에서 시급 7.5달러를 받는 테런스 켈론(40)은 노조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임금을 올릴 수 있도록 모두가 노조에 가입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노동 전문가들은 광범위 패스트푸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노력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한다.
개리 채이슨 클라크대학 노사관계 교수는 “협상을 위한 광범위한 조직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많지 않은 수의 노조들만이 노동자들을 끌어들이고 최저 생활 임금 조례와 여러 정책들을 변화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번 파업이 부분적으로는 SEIU가 “정치적으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길거리 공연”이라고 표현했다.
새로운 노조는 SEIU와 여러 도시의 지역 단체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SEIU는 이번 시위를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주최자들이 패스트푸드 노동자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새 노조에서 SEIU 관리들은 지역 비영리단체 회원들과 함께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패스트푸드노동자위원회의 부대표로 등록된 조너선 웨스틴은 뉴욕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지난 11월 처음으로 일일 파업을 했을 때 이 조직의 창립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 노조는 웨스틴이 이끄는 ‘변화를 위한 뉴욕 공동체(NYCC)’와 뉴욕 브루클린에 함께 위치해 있다. NYCC는 파업을 이끌어온 비영리 단체이며 지난해 SEIU로부터 250만 달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