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여직원 2명 "임신 이유로 부당해고 당해"
"한국인 매니저가 임산부 고용 거부, 고함" 주장
모비스 측 "우리와 아무런 관련없는 사건" 해명

조지아주 한국계 지상사가 미국인 여직원들에게 성차별을 이유로 소송당했다.

5일 연방법원 북부지원에 따르면, 미국인 여직원 사만다 로페즈와 켈리 로다스 씨는 지난 4월 30일 현대 모비스 조지아와 인력업체인 익스프레스 고용 서비스 등 3개 업체가 성차별 금지법, 고용차별 금지법, 임산부 휴가보장법을 위반했다며 고소했다. 

본지가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이들 여직원은 "현대 모비스 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임신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인 로페즈는 "임신한 후 회사측에 업무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회사측은 오히려 나의 직종을 바꾸고, 위험한 업무에 투입하는 등 부당한 처우를 했다"고 주장했다.

여직원들은 또 이같은 처우는 "현대 모비스의 품질관리 담당 한국인 김모 매니저가 회사측 고위 간부들에게 이같이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매니저 김모 씨는 하청업체에 "더 이상 임신한 여직원을 채용하지 말라. 법적 문제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여직원들은 또 김씨에게 "임신했다는 것이 잘못이냐"라고 묻자, 매니저 김씨는 "당장 나가지 않으면 경비원을 부르겠다"며 큰 소리를 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급 업체인 현대 모비스와 2개 회사는 연방법으로 규정된 임산부 보호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별을 이유로 차별해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현대 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이다. 현대 모비스 조지아는 기아자동차 웨스트포인트 공장 인근에 위치하면서 현대·기아차 공장에 핵심 부품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다.

이에 대해 현대 모비스측을 대리하는 버&포먼 법률그룹의 황인구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대 모비스 조지아는 이번 소송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매니저 김모 씨는 이번 사건과는 별도의 이유로 이미 사직했으며, 모비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소송은 미국사회에서 얼마나 소송이 남발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법을 위반하지 않은 한국기업들이 소송 때문에 원고측과 합의를 하는 행태가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조지아주 진출 한국기업들이 노동자에게 소송당하는 사례가 계속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LA 소재노동법 전문 양성련 변호사는 "조지아 주 뿐 아니라 LA에서도 근무시간 초과, 성추행, 근로시간 등으로 기업들이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피소를 당하는 기업 대다수는 한국계"라고 말했다. 

이들 협력업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파악하고 있으나,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적 조치는 취하기 어려워서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며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에서 이같은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